[포포투=김아인(성남)]

동점골을 만든 김정환은 아기가 태어난 뒤 책임감을 더 갖게 됐다고 고백했다.

성남FC은 23일 오후 2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39라운드에서부산 아이파크에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성남은 승점 64점으로 5위에 올랐고,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됐다. 같은 시간 전남 드래곤즈가 충남아산FC에 패하면서 6위에 머물렀고, 서울 이랜드가 안산 그리너스를 격파하면서 4위를 확정했다.

성남은 기적의 드라마를 쓰면서 플레이오프행을 확정했다. 전반 6분 만에 최기윤이 양한빈 골키퍼의 빈틈을 놓치지 않으면서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3분 만에 김정환의 동점골을 만들면서 승부에 균형을 맞췄다. 성남은 전반 42분 사비에르가 다이렉트 퇴장을 당하면서 수적 우위를 점했다. 맹공을 퍼부어도 좀처럼 추가골을 만들지 못하다가 후반 35분 행운의 자책골이 터지면서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후 동점골의 주인공 김정환이 수훈 선수로 선정됐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정환은 "당연히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나뿐 아니라 선수들 모두가 부담감이 좀 있었을 거다. 승리로 잘 마무리할 수 있어서 좋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남겼다.

지난 시즌 성남에 오기 직전 한 시즌간 뛰었던 친정팀 부산을 울린 동점골이었다. 김정환은 "(친정팀이라고 해서)딱히 (특별하다거나) 그런 생각은 안했다. 플레이오프 나가냐 마느냐에 사활이 걸려 있었다. 그런 생각은 안했다. 우리가 잘 진출할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었다"고 대답했다.

중요한 운명이 걸린 최종전에 임한 마음가짐에 대해서는 "우리보다는 전남이나 서울 이랜드가 위에서 쫓기는 입장이라 힘들었을 거다. 우리는 맘 편히 우리 것만 잘하면 두 팀 중 한 팀이 무너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마침 또 한 팀이 무너지는 결과가 나와서 우리가 플레이오프 올라갈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경기 도중 전남과 서울 이랜드의 결과를 알았는지에 대해 묻자 "아니다. 몰랐다. 이미 1-1이어서 무조건 이겨야 했다. 나오고 나서 매니저 통해 누가 이기고 있는지 알게 됐다. 이기기만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자책골이 나오면서 우리가 이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준플레이오프 상대 또한 김정환의 친정팀 서울 이랜드다. 김정환은 "아무래도 에울레르라는 좋은 선수가 있다. 그쪽을 잘 공략해야 할 거 같다. 후반전에 변경준이 들어오면 위협적일 거 같다. 감독님이 알아서 하시겠지만 내가 뛰게 된다면 그런 생각 하면서 뛸 거 같다"고 상대를 분석했다. 또한 "개인이 해야 할 것들 잘 하다 보면 오늘 경기처럼 오늘 내가 득점하긴 했지만 다음 경기 땐 다른 선수 쪽에서 득점하면서 플레이오프까지 잘 가서 꼭 승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짐했다.

김정환은 지난 10월 첫째 아이가 태어나는 경사가 있었다. 아이의 태명은 마치 이날 성남에 따라준 행운을 떠올리게 하는 '럭키'다. 김정환은 "우리 집 경사인 거 같다. 아기가 태어나서 책임감이 더 생겼다. 경기장에서도 좀 더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는 거 같다"고 웃어 보였다.

김정환은 올 시즌 다사다난했다. 시즌 전반기에는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지만, 후반기에는 점점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고 출전 시간도 늘어났다. 이날도 공수를 오가며 위협적인 모습을 여러 번 만들어냈다. 전경준 감독이 어떤 점을 강조했는지 묻자, "이번 경기에서는 밑에서 수비하기 보다는 중앙 안쪽으로 좀 더 들어가서 짧은 역습을 노리게 하셨다. 그게 유효하게 먹혀서 공격 찬스도 많이 나온거 같고 골도 나왔다"고 자신이 받은 역할을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전반기 때는 부상 때문에 많은 경기 출전하지 못했다. 후반기 땐 감독님이 기회 많이 주셔서 출전하다 보니 자신감도 올라가고 몸도 컨디션을 많이 찾은 거 같다. 마지막 경기 골도 넣으면서 잘 마무리한 거 같다"고 시즌을 되돌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