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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류와 강등, 플레이오프의 운명이 단 한 경기로 갈린다. 시즌 막판 극한의 벼랑 끝에 선 제주와 대구가 ‘단두대 매치’로 마주한다.
제주와 대구는 23일 오후 2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1 2025' 37라운드에서 만난다. 현재 제주는 9승 8무 19패(승점 35)로 11위, 대구는 7승 11무 18패(승점 32)로 12위에 위치해 있다.
승리는 생존을, 패배는 추락을 의미하는 만큼 두 팀 모두 물러설 수 없다. 시즌 전체를 흔든 불안과 반등, 변수들까지 뒤엉킨 가운데, 마지막 기적을 쓸 주인공은 과연 누구일까.
# 승리하면 확정, 패하면 추락... 제주의 운명은?

제주는 9월 김학범 감독의 자진 사퇴 이후 김정수 감독 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감독 대행 체제에서 1승 1무 4패로 아쉬운 성적을 거뒀지만, 이전과 달리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며 경기 운영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다만 최근 4경기 연속 퇴장을 기록한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중요한 시기인 만큼 팀이 조금 더 안정적인 구조와 경기 집중력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큰 악재도 있다. 주장 이창민이 경고 누적으로 이번 경기 출전이 불가능하다. 중원과 팀 정신력을 모두 책임지는 핵심 자원이 빠지는 만큼 공백이 우려된다. 그러나 최근 몇 경기에서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던 만큼, 오히려 이번 경기는 그가 재정비할 시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또 다른 과제로는 김승섭을 팀에 어떻게 녹여낼지가 꼽힌다. 김천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김승섭은 제주 복귀 후 아직 완전히 어우러지지 못한 모습이다. 김정수 감독 대행이 그에게 어떤 역할과 전술적 임무를 부여할지 관심이 모인다.
그래도 희망 요소도 분명하다. 유리 조나탄은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득점 감각이 살아나며, 현재 12골로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 중이다. 또한 부상에서 복귀한 이탈로는 제주 중원의 핵심 카드로, 이번 경기에서 경기 장악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희비는 이번 경기에 걸려있다. 제주는 이번 경기에서 승점 3점을 따내면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다. 반대로 패할 경우 다득점 원칙에 따라 최하위인 12위까지 떨어진다. 무승부라면 마지막 울산전에서 반드시 승점을 추가해야 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다.
# 상승세의 대구, 제주 원정에서 기적을 쓸까

대구의 상황은 더욱 절박하다. 제주전에서 패할 경우 다이렉트 강등이 확정된다. 반대로 승리하면 다득점 우위를 바탕으로 11위까지 도약할 수 있다. 무승부일 경우 마지막 안양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며, 동시에 제주가 울산전에서 패해야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능하다.
다행스럽게도 대구는 최근 6경기 무패(2승 4무)를 기록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공격에서도 꾸준히 득점을 이어가며 플레이오프로 향한 동력을 확보하는 중이다.
다만 이번 경기에서도 카이오는 광주전에 이어 출전 정지로 결장한다. 김강산과 우주성이 비교적 높이가 낮아 다소 불리하다는 점은 우려 요소다. 그럼에도 김천에서 복귀한 김강산이 카이오의 공백을 상당 부분 메우며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잔류를 향한 절박함이 통한 탓일까, 희망의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았다. 특히 지난 광주전은 상징적인 의미가 컸다. 대구의 중심이자 ‘대구의 왕’ 세징야 없이도 거둔 승리였기 때문이다. 세징야는 이날 관중석에서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모습이 포착됐고, 후반 추가시간 김현준의 극적인 골이 터지자 누구보다 크게 포효하며 팀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제주행 비행기는 꼭 타고 싶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몸 상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선발 출전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대구는 최근 리그에서 ‘흐름이 좋은 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상승세를 제주 원정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작년에도 플레이오프 끝에 극적으로 잔류에 성공했던 대구가, 올 시즌 역시 2년 연속 기적 같은 생존 드라마를 써낼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 제주를 향한 모든 팬들의 시선
잔류와 플레이오프가 걸린 이번 경기는 그 자체로 부담이 큰 승부다. 양 팀 모두 실수 한 번이 시즌 전체의 명암을 갈라놓을 수 있어 경기 내내 팽팽한 긴장감이 흐를 것으로 보인다
보통 이렇게 중요한 경기에서는 양 팀이 신중해지면서 골이 잘 나오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제주와 대구의 맞대결만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두 팀은 이번 시즌 맞대결에서 무려 11골을 합작할 만큼 ‘다득점 경기’의 공식을 이어왔다. 이번 경기 또한 얼마나 많은 골이 나올지가 큰 관심사다.
게다가 해당 시간대에 열리는 K리그1 경기는 이 한 경기뿐이다. 자연스레 모든 K리그 팬들의 시선이 제주 월드컵경기장으로 쏠리고 있다. 특히 수원삼성 팬들은 경기를 지켜보며 승강 PO의 길목에서 ‘제주행 비행기 티켓을 끊어야 할지, 대구행 기차표를 잡아야 할지’ 설레는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글= ‘IF 기자단’ 6기 양미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