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포포투=박진우]

‘레전드’ 이안 라이트가 주드 벨링엄을 감쌌다.

명실상부 ‘슈퍼스타’ 벨링엄은 최근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서의 입지가 위태롭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전술상 해리 케인, 벨링엄, 필 포든은 함께 뛸 수 없다”고 선언했고, 케인을 중심으로 팀을 운영하고 있다. 스타 플레이어들 또한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고 강하게 어필한 투헬 감독이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벨링엄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17일 열린 알바니아전에서 선발 출전했는데, 후반 교체 상황에서 불만을 표한 것. 벨링엄은 교체보드를 본 직후, 불만이 있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다만 이후 별다른 반기 없이 투헬 감독과 악수하고 팬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그라운드를 빠져 나왔다.

벨링엄은 곧바로 표적이 됐다. 투헬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해당 상황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다시 영상을 봐야겠지만, 그가 만족하지 않았다는 건 확인했다. 지금 상황을 더 키우고 싶지는 않다. 누가 팔을 휘두른다고 해서 우리의 결정이 바뀌지 않는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라이트는 벨링엄을 감쌌다. 그는 “벨링엄 같은 선수들이 교체되어 빠져 나와야 할 때 절대 좋아할 리 없다. 그래도 그 결정은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라이트는 벨링엄이 영국 언론의 표적이 된 상황이 ‘인종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라이트는 “나는 벨링엄이 걱정된다. 미디어가 통제할 수 없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나는 여기 있다. 나는 흑인이다. 나는 자랑스럽다. 그리고 준비되어 있다’는 걸 세상에 보여주고 있다”며 “일부 영국 언론은 아직 흑인 슈퍼스타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은골로 캉테 이야기를 꺼냈다. 라이트는 “모두가 캉테를 사랑한다. 겸손한 흑인 선수이고, 묵묵히 자기 일을 한다. 하지만 폴 포그바나 벨링엄처럼 에너지 넘치는 흑인 선수가 나오면, 그걸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벨링엄 같은 선수는, 그의 능력과 그가 줄 수 있는 영감 때문에 사람들을 겁먹게 만드는 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아스널에서 레전드로 활약했던 라이트 역시 흑인이다. 라이트는 “흑인 남성으로서 배워온 게 있다. 밖에 나가면 최대한 잘하려 하고, 고개 숙이고 조용히 지내려 한다는 것이다. 딱히 더 좋은 표현이 없어서 그냥 말하자면 ‘겸손한 노예’처럼 보이라는 식으로 배우게 된다. 만약 당신이 거리낌 없이 목소리를 내고, 흑인이고, 그 수준의 퍼포먼스를 내면서도 개의치 않는 사람이라면, 그건 어떤 이들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 그리고 벨링엄에게 벌어지는 일이 바로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함께 방송에 출연한 게리 네빌 역시 지난 2016년 라힘 스털링과 나눴던 대화를 회상하며 “스털링은 자신이 박해받고 있다고 느꼈다. 불공평했고, 그건 축구와도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저작권자 © 포포투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