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포투=김아인]
앤디 로버트슨이 월드컵 본선 진출 후 가장 먼저 절친이었던 디오고 조타를 떠올렸다.
스코틀랜드는 19일 오전 4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 위치한 햄던 파크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조별리그 C조 6차전에서 덴마크를 4-2로 격파했다. 이로써 스코틀랜드는 1998년 이후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월드컵 본선 티켓이 걸려있던 만큼 치열한 경기가 펼쳐졌다. 전반 3분 스콧 맥토미니의 환상적인 바이시클킥으로 리드를 잡았지만, 라스무스 호일룬이 후반 12분 동점골을 넣고 따라붙었다. 라스무스 크리스텐센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후반 33분엔 로렌스 샹클랜드가 추가골을 넣었지만 4분 만에 패트릭 도르구가 추격골을 넣으며 2-2로 팽팽한 상황이 됐다.
마지막에 웃은 쪽은 스코틀랜드였다. 후반 추가시간 3분 키어런 티어니의 환상적인 감아차기 슈팅이 그대로 골망으로 빨려들어갔고, 후반 추가시간 8분에는 케니 맥클린이 슈마이켈 골키퍼가 비워 둔 골문으로 그대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해 쐐기를 박았다.

이로써 스코틀랜드는 덴마크를 4-2로 꺾고 유럽지역 C조 1위로 월드컵 본선에 직행했다. 스코틀랜드는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티켓을 얻었다. 종료 직전 확정한 승리와 오랜만에 월드컵 본선에 나가게 되면서 스코틀랜드 선수단과 관중들은 경기장에서 환호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흥분과 환호로 뒤덮인 경기장이었지만, 경기 후 스코틀랜드 주장 로버트슨이 가슴 아픈 인터뷰를 남겼다. 그는 스코틀랜드 'BBC'를 통해 “사실 오늘 많이 무너졌다. 숨기고 있었을 뿐이다. 내 나이와 여러 상황을 보면, 이번 월드컵이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오늘 하루 종일 머릿속에서 조타가 떠나질 않았다. 우린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나가지 못했을 때도 서로 많이 얘기했다. 그는 부상(종아리) 때문에 못 갔고,나는 스코틀랜드가 못 나가서 못 갔다”고 조타의 이야기를 꺼냈다.
로버트슨과 리버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조타는 지난 7월 3일 스페인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향년 28세에 목숨을 잃었다. 조타는 시즌을 마친 뒤 포르투에서 오랜 연인 루트 카르도소와 결혼식을 올렸다. 스페인에서 짧은 휴식기를 보내다가 동생 안드레와 함께 교통 사고로 숨졌다. 포르투갈과 리버풀 현지는 큰 슬픔에 빠지면서 조타를 추모했고, 전 세계 축구계에서도 조타를 애도했다.
절친 로버트슨과 다음 월드컵에서 만나자고 했지만, 조타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 로버트슨은 “우리는 늘 ‘다음 월드컵에는 어떻게든 같이 가자’고 얘기했다. 오늘 그는 분명 어딘가에서 날 보며 웃고 있을 거라 믿는다. 오늘 내내 그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고, 솔직히 방에 혼자 있을 때 좀 힘들었다. 그래도 팀 동료들에겐 최대한 표시를 안 하려고 했고, 이렇게 좋은 결과로 끝나서 정말 다행이다”고 동료를 그리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