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박진우]

체코 국가대표팀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체코는 18일 오전 4시 45분(한국시간) 체코 올로모우츠에 위치한 안드루프 스타디온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L조 10차전에서 지브롤터에 6-0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체코는 조 2위로 본선행 티켓을 놓고 싸우는 플레이오프(PO)에 참여한다.

체코는 상황이 좋지 않았다. 월드컵 예선에서 부진했기 때문. 체코의 실질적인 경쟁 상대는 크로아티아였다. 다만 지난 6월 크로아티아에 1-6으로 대패했고, 10월 열린 예선전에서도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심지어 약체로 평가 받는 페로 제도에 1-2 충격패를 당하기도 했다.

결국 칼을 든 체코축구협회였다. 이반 하셰크 감독을 경질, 그의 코치였던 야로슬라프 쾨스틀에게 임시로 지휘봉을 맡겼다. 쾨스틀 임시 감독 체제에서 맞이한 11월 A매치. 산 마리노와의 친선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지브롤터와의 마지막 예선전에서는 다소 동기부여가 없었다. 이미 2위를 확정하며 PO 진출권을 따냈고, 크로아티아가 조 1위로 본선행을 확정했기 때문. 체코는 그간의 부진을 씻어내기 위해, 팬들 앞에서 최선의 경기력을 보여야 했다.

경기력은 좋았다. 전반 5분 데이비드 도우데라, 전반 18분 토마시 초리, 전반 32분 블라디미르 쿠팔, 전반 39분 아담 카라벡, 전반 44분 토마시 소우체크의 연속골로 무려 5-0으로 리드하며 전반을 마무리했다. 후반에도 이변은 없었다. 후반 6분 로빈 흐라낙의 추가골로 6-0 대승으로 경기를 매듭 지었다.

문제는 경기가 끝난 뒤 발생했다. 선수들이 경기가 끝난 뒤, 자국 팬들을 무시하며 인사도 하지 않은 것. 체코 홈에서 열린 경기였고, 그간 체코 팬들의 분노가 쌓여있던 터라 논란은 순식간에 확산됐다. 결국 체코축구협회는 성명을 냈다.

협회는 “팬들은 최근 실망스러운 경기력에 대해 불만을 표할 정당한 권리가 있다. 그러나 선수들의 반응은 정반대였어야 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응원한 팬들에게 감사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매체 ‘ESPN’은 “체코축구협회는 지브롤터전 이후 발생한 사건을 문제 삼았다. 소우체크의 주장 완장을 박탈하고 대표팀 선수들에게 지급될 보너스도 모두 삭감했다”고 전했다.

한편 내년 여름 예정된 PO를 앞두고, 협회는 감독 찾기에 열중이다. 파벨 네드베드 회장은 한국 대표팀에서 논란을 쌓았던 위르겐 클린스만 선임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체코 언론들은 한국 감독 시절 저질렀던 만행을 나열하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주장 완장 박탈 당한 토마시 소우체크
주장 완장 박탈 당한 토마시 소우체크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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