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포투] 축구의 전성시대다. 손흥민, 김민재, 황희찬, 이강인 등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고, 한국 축구는 황금시대를 맞이했다. 자연스레 축구를 직접 즐기는 동호인들도 많이 늘어났다. 11대11 실제 축구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적은 인원으로 축구를 즐길 수 있는 풋살도 많이 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칼럼을 준비했다. 축구는 발로하는 스포츠 인만큼 ‘발 건강’이 매우 중요한데, 오랜 시간 ‘발’에 대해 연구하며 ‘논슬립 양말’ 시장을 개척한 ‘위풋 테크놀로지’의 김태효 기술이사에게 여러 궁금한 점을 물어봤다. [편집자주]
운동을 할 때 ‘양면 논슬립’ 양말이 얼마나 도움이 될까? 이 생각에서 시작했다. 일단 논슬립 양말이 없던 시절, 우리는 운동할 때 신발을 어떻게 했나. 필자의 경우에는 축구나 운동을 할 때 발이 안에서 따로 노니까, 치고 달리며, 방향 전환을 할 때, 발안이 미끄러져 불안했다. 그래서 경기 전에 운동화나 축구화 끈을 최대한 꽉 조여 맸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안에서 발이 미끄러지는 경우가 많았다. 한 마디로 불편했고, 신경이 쓰였다.
프로 축구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국가대표 출신 이영표 선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현역 시절 축구화 안의 발 밀림을 해결하기 위해 신발과 양말 안쪽에서 ‘3M’ 임시고정용 본드를 발라서 발의 밀림을 방지하려고 했었다는 이야기를 전해주기도 했다. 요즘같이 양면 논슬립 양말이 없다 보니, 반창고를 칭칭 매는 경우도 있었고, 신발 바깥쪽에다 고무 밴드를 두르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 왜 축구 선수들은 축구화 안의 발 미끄러짐을 잡으려 했을까?

논슬립 양말은 이미 유럽에서 대중화됐다. 국내에서도 10년 전 쯤부터 양말 바깥쪽에 실리콘 패드가 붙은 양말이 나오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프로 선수들과 일부 축구 동호인 층에서 수요가 일어났다.
그렇다면 왜 축구 선수들은 이런 수고를 하면서까지 축구화 안의 발 밀림을 잡으려 했을까? 답은 간단하다. 스프린트, 순간 턴 동작, 드리블, 슈팅 등을 자주하는 선수들의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고, 부상 예방에도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축구는 본인의 실력도 좋아야 하지만, 기본적으로 끊임없는 연습과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평소에 얼마나 열심히 훈련을 하는지가 중요하고, 이때 발 부상을 예방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축구를 부상 없이 오래 즐기려면, 근육과 근막을 잘 알아야 한다. 일단 사전적인 정의를 살펴보자. 근막은 근육을 지지하고 안정화하는 역할을 하며, 근육들이 서로 충돌하거나 찢어지는 것을 방지한다. 또한 근막은 신체의 모든 부분을 연결하여 유기적인 움직임이 가능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여기서 근막이 딱딱해지거나 유연성을 잃으면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것을 ‘트리거 포인트’라고 하는데, 특정 근육이나 근막 부위에 발생하는 작은 결절(혹은 뭉침)을 말한다. 또한, 근막의 ‘트리거 포인트’는 근육과 근막에 반복적인 스트레스나 손상이 가해지면서 생긴다.
이 부분을 누르면 통증이 발생하거나 다른 부위로 퍼지는 방사통이 느껴지기도 한다. 근육이 뭉치고 근막이 짧아지는 이유는 다양한 원인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근육과 근막이 지속적인 긴장 상태에 놓이거나 유연성을 잃기 때문이다. 이는 혈액 순환을 방해하고 통증을 유발하며, 장기적으로 신체 움직임과 자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근육과 근막의 건강은 일상생활의 피로도와 신체 움직임의 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이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전반적인 건강유지와 스포츠 퍼포먼스 향상에 매우 중요하다.
특히, 축구라는 운동은 반복적으로 근육과 근막에 스트레스를 주게 되어있다. 이것은 근육을 뭉치게 하고 근막을 짧게 하여 ‘트리거 포인트’를 만들어 심하거나 누적이 지속되면 족저근막염, 햄스트링 부상 등을 겪게 된다.

좀 더 쉽게 설명해보겠다. 무게가 나가고 표면이 매끈한 책을 미끄러지지 않게 엄지와 집게손가락으로 잡고 1분 정도 들고 있으면, 손 근육과 팔뚝근육이 뻣뻣해 지고, 조금 더 하면 어깨 근육까지도 뻣뻣해 지고 통증이 오기 시작한다.
발의 근육도 마찬가지다. 축구 할 때 발이 안에서 노니까, 방향전환과 스프린트를 할 때 발 안이 밀리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이때 본인은 인지하지 못할 수 있지만, 본능적으로 발안이 덜 밀리게 하려고 우리의 발 근육은 오므리게 된다. 이런 상태를 경기 내내 지속적으로 반복하고, 스트레스를 근육과 근막에 주다 보면 앞서 설명했듯이 근육은 쉽게 뭉치고 근막은 짧아져서 ‘트리거 포인트’가 생기게 된다. 결과적으로 발바닥과 아킬레스가 아프고, 종아리 근육이 뭉치고, 허벅지 햄스트링은 엄청 뻣뻣해 진다. 이것을 잘 관리 하지 않으면 축구를 즐겁게 오래 할 수 없게 된다.
# 축구 선수들의 발 부상을 줄이려면? 발과 양말이 따로 놀면 안 된다!

축구 선수들의 발 부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축구화 안쪽에서 발바닥이 밀리지 않아야 한다. 발바닥이 밀리면 본능적으로 안 밀리려고 발을 오므리게 되기 때문인데, 발이 안 밀리려면 신발과 발바닥이 같이 움직여줘야 하는 게 정답이다. 그래야만 근육과 근막의 특정 부위에 생기는 스트레스를 분산 시키고 완화 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신발과 발바닥이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민첩성 등 경기력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그러나 일반 스포츠 양말을 신으면 여지없이 밀린다. 또한, 뜨거운 여름에 인조잔디구장에서 축구할 때 마찰열로 인해 부상을 입기도 한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필자는 ‘양면 논슬립’ 양말을 고안했다. 일반 논슬립 양말은 신발 깔창과 양말 바깥쪽은 안 밀리는데, 정작 가장 중요한 발바닥의 밀림은 여전히 심하다. 그래서 그나마 덜 밀리게 하려고 양말 자체를 엄청 짱짱하게 만들어 발바닥 밀림을 잡아 보려고 했는데 이것도 한계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양면 비대칭 논슬립’으로 양말을 제작하니, 문제가 해결됐다. ‘양면 비대칭 논슬립’ 양말은 안과 밖의 패드가 서로 엇갈리게 붙어져 있기 때문에, 발바닥 전 면적을 지지해주고, 가장 효율적인 미끄럼 방지를 가능하게 한다. 설령 미끄러진다고 해도, 속도를 줄여 주기 때문에 부상의 정도를 줄여 주는 효과가 있다. 프로 선수의 경우, 부상의 정도에 따라 복귀 시기가 정해지기 때문에 중요하다. 스프린트, 점프, 방향 전환 등을 할 때 미세한 흔들림으로 미끄러지거나, 넘어진다면 속도에 따른 부상 정도의 차이는 작지 않다고 생각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발, 양말, 신발은 따로 놀면 안 된다. 그래서 양말 하나가 이렇게 중요하다. 발바닥을 잡아주고, 신발과 같은 움직임을 가지는 양말의 바깥쪽과 안쪽을 모두 미끄럼 방지 처리가 돼야 신발과 발의 움직임이 하나 되는 것이다. 그래야 부상을 방지할 수 있고, 좀 더 오래 운동을 즐길 수 있다.

글=김태효(위풋 테크놀로지 기술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