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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25시즌 리버풀은 구단 통산 20번째 리그 우승을 완성했다. 이번 우승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함께 잉글랜드 프로축구 1부리그 최다 우승팀 공동 1위에 올라 섰다. 아르네 슬롯 감독의 부임 첫 시즌이었지만 4경기를 남겨두고 우승을 확정 지었을 정도로 압도적인 시즌을 보냈다.

시즌 전만 하더라도 우려가 더 컸다. 9년간 팀을 이끌었던 위르겐 클롭 감독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감독직에서 사임했다. 리버풀은 고민 끝에 후임 감독으로 페예노르트를 지휘하던 슬롯 감독을 선택했지만 어쩌면 걱정은 당연했다. 9년간 메이저 트로피 7개를 들어올린 상징적 인물의 후임이 유럽 5대리그 경험이 ‘전무’한 감독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슬롯의 리버풀은 단단했다. 시즌 초반부터 치고 나가더니 좀처럼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결국 첫 시즌부터 우승을 차지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 횟수에서 클롭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한 슬롯 감독. 이제는 더 많은 트로피를 노린다.

# 지난 시즌 결산 : ‘압도적 우승팀’ 리버풀을 만든 3가지 요소

2024-25시즌 리그에서의 리버풀은 ‘압도적’이었다. 우승을 조기에 확정했으며 2위와의 승점차는 10점이었다. 최다 득점 1위, 최소 실점 2위로 공수 밸런스도 완벽했다. 어찌 보면 리버풀은 ‘우승할 수 밖에 없는 팀’이었다. 불과 한 시즌 전만 해도 1위와 9점차 3위였던 리버풀이 ‘압도적 우승팀’이 될 수 있었던 요소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리버풀이 압도적일 수 밖에 없었던 첫번째 요소는 슬롯 감독의 ‘전술적 역량’이다. 슬롯 감독은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지원을 받지 못했다. 사실상 클롭 감독의 스쿼드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하지만 그는 큰 폭의 변화 없이 클롭 감독의 전술색채를 유지한 체 본인만의 빌드업 패턴을 이식하며 보강 없이도 전력을 강화해 냈다.

기본적으로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하는 슬롯 감독이지만, 경기 내에서 유연하게 대형을 바꿔가며 전술적 역량을 보여줬다. 후방 빌드업 시 아놀드의 위치에 따라 4백과 변형 3백 형태를 오가며 상대의 압박 체계에 혼란을 줬다. 여기에 ‘클롭식 전방압박 및 역습’은 유지하며 팀의 본래 강점은 살렸다. 매경기를 지배하려고 하기 보다는 리그 26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전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 파리 생제르망전처럼 실리적인 전략을 통해 승리하기도 했다.

하지만 감독의 전술적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결국 실행은 선수들의 몫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주목할 다음 요소는 ‘코어라인의 맹활약’이다. 맹활약했던 코어라인 선수들 중에서도 모하메드 살라는 특별했다. 살라는 리그 38경기 29골 18도움을 기록하며 득점왕과 도움왕을 동시 수상했다. ‘20-20’ 기록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프리미어리그 단일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47개) 타이 기록을 세웠고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선수상’도 수상했다. 그야말로 지난 시즌 리그를 지배했다.

‘캡틴’ 반 다이크와 ‘수문장’ 알리송의 활약 역시 뛰어났다. 축구통계업체 ‘풋몹’에 따르면 반 다이크는 리그 37경기에 출전하여 경기당 4.68회의 볼 경합 성공과 1.51개의 가로채기를 기록했다. 알리송은 리그 28경기에서 29실점만을 허용하며 9번의 클린시트를 완성했다. 팀 리그 최소실점 2위 기록에도 이 두 선수의 기여도가 컸다.

이렇게 공격과 수비 라인도 좋았지만 마지막 요소인 ‘리그 최고의 미드필더진’도 빼놓을 수 없다. 이번 시즌 리버풀의 ‘히트 상품’ 중 하나는 흐라벤베르흐의 3선 기용이었다. 슬롯 감독은 줄곧 2선에서 뛰어왔던 그를 3선 미드필더로 개조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흐라벤베르흐는 3선 지역에서 특유의 전진성과 함께 수준급의 가로채기 능력을 보여주며 기량이 만개했고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영 플레이어상’으까지 수상했다.

여기에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는 안정감 있는 패싱 및 경기 조율 능력을 바탕으로 리그 5골 5도움의 좋은 활약을 보였다. 또한 도미니크 소보슬라이도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팀에 기여했고 6골 6도움으로 준수한 공격포인트 생산 능력도 보여줬다. 이처럼 리버풀은 공격, 중원, 수비진의 좋은 활약에 감독의 전술까지 모든 부분이 맞아 떨어지며 압도적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었다.

 

# 여름 이적시장 중간 점검 : 아놀드의 이탈, 그러나 설움을 달래는 폭풍 영입

시즌 내내 흐름이 좋았던 리버풀이었지만 3월만큼은 ‘악몽’이었다. 챔피언스리그와 카라바오컵(EFL컵)에서 연달아 탈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보다 충격적이었던 것은 ‘성골 유스’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의 이적설이었다. 이와 관련하여 많은 소문이 있었지만 결국 아놀드는 지난 30일(한국시간) 자유계약(FA)로 레알 마드리드 선수가 됐다.

이렇게 핵심 선수가 팀을 떠났지만 ‘콥(Kop)’들은 우울할 틈이 없었다. 곧바로 ‘폭풍 영입’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우선 아놀드의 대체자로 레버쿠젠으로부터 제레미 프림퐁을 영입했다. 2023-24시즌 레버쿠젠 무패 우승의 주역으로 기량을 검증 받았기 때문에 아놀드의 빈자리를 메워줄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리버풀의 ‘광폭 행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듯 보인다. 본머스의 레프트백 밀로스 케르케즈와 레버쿠젠의 ‘신성’ 플로리안 비르츠와도 강하게 연결되고 있다. 여기에 스트라이커 영입까지 노리고 있다는 보도들도 나온다. 이처럼 리버풀은 ‘폭풍 영입’을 통해 지난 여름의 지지부진했던 영입에 대한 팬들의 아쉬움을 만회하고자 하고 있다.

# 다음 시즌 예측 : 스쿼드 대폭 변화, 전술적 변화는?

리버풀은 이번 여름 거대한 변화를 겪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양 측면 풀백 교체’다. 지난 수년간 팀 전술에 큰 비중을 차지했던 아놀드가 떠났고 앤디 로버트슨도 기량이 떨어지면서 프림퐁과 케르케즈 동시 영입을 통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프림퐁은 아놀드보다 직선적인 유형의 풀백이다. 즉 빌드업 및 공격 전개 체계에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프림퐁 활용 방식에 대한 힌트는 슬롯 감독의 코너 브래들리 활용으로부터 얻을 수 있다. 중앙 지역을 선호하는 아놀드가 주전이었던 지난 시즌에 비해 다음 시즌에는 프림퐁이 측면에서 살라와 호흡을 맞추는 장면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신 미드필더들이 중원 숫자싸움에 직접 가담하는 빈도가 늘어날 확률이 높다.

리버풀 합류가 유력한 케르케즈의 역할은 반대편 프림퐁의 움직임에 따라 수시로 변화할 것이다. 전체적으로 후방의 밸런스를 맞춰주면서 상황에 따라 빠르게 공격에 가담하는 로버트슨의 역할을 그대로 수행할 확률이 크다.

리버풀 이적이 유력한 비르츠는 강력한 무기가 될 전망이다. 지난 시즌 소보슬라이가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준수한 활약을 했지만 온더볼 상황에서의 아쉬움이 있었다. 비르츠는 이러한 아쉬움을 채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10골 12도움을 기록했던 만큼 살라와 함께 팀 공격포인트 생산에 기여할 것이다.

여기에 9번 스트라이커 영입 가능성도 존재한다. 지난 시즌 스트라이커들의 부진 및 부상으로 윙어인 루이스 디아즈가 9번 자리에 자주 출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문 스트라이커가 영입된다면 살라에게 집중됐던 득점 루트가 다양해질 수 있다. 이처럼 슬롯 감독은 많은 영입생들에게 최적의 역할을 부여하기 위한 전략 수정을 통해 ‘업그레이드된 리버풀’을 선보일 전망이다.

# 화끈한 지원 받은 ‘우승 감독’, 더 많은 트로피를 향해!

리버풀은 지난 시즌 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유지가 아닌 변화를 택했다. 아놀드의 이탈이라는 ‘위기’를 ‘기회’ 삼아 스쿼드 강화에 힘쓰고 있다. 큰 이변이 없다면 리버풀은 다음 시즌 역시 아스널, 맨시티와 리그 우승을 두고 경쟁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아스널은 ‘3연속 준우승’의 아픔을 씻으려는 의지가 강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굵직한 보강 소식이 없다. 마르틴 수비멘디, 벤자민 세슈코 등의 선수들과 연결되고 있지만 이적 확정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우승을 위해서는 영입을 통해 후반기 마르틴 외데고르의 폼 하락과 득점자원 부재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맨시티는 현재 대규모 스쿼드 개편 중에 있다. 지난 시즌 중원진의 노쇠화 문제로 부진을 겪었기에 큰 폭의 세대교체를 단행하고 있고 이로 인해 조직력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또한 6월 14일부터 ‘2025 피파 클럽월드컵’에 나선다. 확실한 휴식기와 프리시즌을 갖지 못한 체 다음 시즌에 임한다는 점도 맨시티에게는 걱정거리다.

이렇듯 리버풀은 적재적소의 스쿼드 강화, 정상적인 휴식기 확보 및 프리시즌 소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경쟁팀들보다 유리한 위치에 서있다. ‘리그 2연패’도 가능하다. 지난 시즌을 통해 선수단 장악과 전술적 역량 면에서 합격점을 받은 슬롯 감독. 이적시장에서의 지원까지 받은 다음 시즌, 리그 2연패를 넘어 더 많은 트로피를 원하고 있다.

# 인터뷰 : 우승에 대한 슬롯 감독의 만족감, 그리고 ‘주장’ 반 다이크의 자부심

아르네 슬롯 리버풀 감독 : 리버풀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클럽이다. 시즌을 시작할 때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한 톱4만 들어도 모두가 만족했겠지만, 사실 그건 우리 선수들에게 공정한 기대치는 아니었다. 그들은 뛰어난 실력을 지녔고, 이번 시즌 내내 그걸 증명했다. 이 선수들은 항상 다시 일어나고, 항상 승리할 방법을 찾아낸다. 이 팀의 문화, 근면성, 그리고 뛰어난 퀄리티는 이미 모두가 알고 있던 사실이었다.

리버풀 주장 버질 반 다이크 : 정말 특별한 순간이다. 우리는 이 순간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다. 정말 놀랍다. 우리는 진정 자격 있는 잉글랜드 챔피언이다.

 

글=‘IF 기자단’ 5기 김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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