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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라운드가 종료된 ‘2025 하나은행 K리그1’은 어느덧 반환점에 가까워졌다. 하지만 ‘리그 최저득점’이라는 오명을 안은 서울의 득점력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고민은 깊어져 간다. 김기동 감독이 써내려 가는 이번 시즌의 서울은 ‘해피엔딩’일 수 있을까?
# 발단: 더 높은 곳을 바라보던 ‘우승 후보’ 서울
지난 시즌 4위라는 성적과 함께 리그 3위에 해당하는 득점 수치인 55골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첫 시즌을 보낸 김기동 감독과 서울, 그중 14득점을 기록하며 팀 내 최다 득점자였던 일류첸코가 팀을 떠났다.
하지만 문선민, 정승원, 김진수 등을 영입하고 린가드, 야잔, 김주성 등 핵심 선수들이 잔류하며 ‘완성형 스쿼드’라는 평가와 함께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최전방은 팀의 ‘마지막 퍼즐’이 되었고, 여러 선수들과 연결되었으나 끝내 시즌 시작까지 영입하지 못하며 팬들의 많은 사랑과 기대를 등에 업고 있었던 조영욱이 그 빈 자리를 채웠다.
개막 전 ‘우승 후보’ 중 하나로 평가받으면서도 최전방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지만, 지난 시즌에서 이어지는 기대가 더욱 컸다. 부침을 겪더라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다른 선수들이 있다는 믿음이 앞섰다.

# 전개: 득점력 부족?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무패 행진
개막전 제주 원정에서 패배하며 시작했지만 2라운드 안양을 상대로 홈 개막전에서 역전승으로 분위기를 회복하며 ‘7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했다.
3월이 시작되기 전 서울은 외국인 공격수 둑스 영입에 성공했고, 조영욱과 경쟁하며 최전방에 대한 우려와 걱정을 끝낼 수 있기를 기대했다.
7경기 무패 중에도 3경기 0득점을 비롯해 ‘득점력 부족’에 대한 우려는 계속해서 서울의 꼬리표로 따라다녔고,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할 조영욱은 첫 골은 기록했으나 슈팅 수와 기대득점(xG) 등 공격 면에서 아쉬움이 많았다.
둑스는 떨어져 있던 실전 감각과 작은 부상들이 겹치며 출전 기회 자체를 잡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린가드와 문선민, 정승원이 주위에서 득점들을 터트리며 선전하고, ‘리그 최저실점’을 이끌던 수비진의 활약 속에서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꾸준히 승점을 쌓아갔다.
# 위기: 끝나지 않는 ‘스트라이커’의 부진, 길어지는 ‘최저득점’

이후 부상 악재가 겹치며 무패 행진이 막을 내렸고, 가파른 내리막길을 타기 시작했다. 슈팅 능력과 움직임이 강점이던 조영욱은 박스 내에서 전혀 위협적이지 못했고, 슈팅 시도 자체가 줄어든 모습이었다.
뛰어난 피지컬로 공중볼과 연계 능력이 강점인 둑스는 점점 폼이 올라오며 ‘반등의 신호탄’이 되길 기대했으나 골문 앞에서 공중볼을 활용할 기회 자체가 적어 아쉬움을 남겼다.
히트맵에서도 조영욱은 우측 하프스페이스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렇다 할 생산성을 보여주지 못했고, 둑스도 연계를 위해 하프스페이스로 내려오는 모습을 보여줬으나 좋은 마무리로 이어지지 못했다.

서로 다른 플레이 스타일의 선수들이지만 각자의 부진도 길어지고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상황도 자주 나오지 않으며 전술과 경기력에 대한 비판도 나오기 시작했다.
어느덧 ‘최저실점’이던 팀은 ‘최저득점’으로 바뀌었고 슈팅, 점유율, 패스 등의 공격 관련 지표가 리그 1,2위를 다투지만, 득점만은 최하위인 아이러니한 상황이 지속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들도 누적되는 피로와 부담감이 보이기 시작했고, 부담감이 현실이 된 걸까? 답답한 흐름 속, 안방에서의 이해하기 힘든 실책으로 분위기가 급격히 기울며, 다잡았던 승리마저 놓쳤다. 홈에서의 마지막 승리는 어느덧 두 달을 넘겼다. 팬들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랐고, 곳곳에서 야유가 터져 나왔다.
# 절정: 새롭게 영입한 클리말라, 김기동의 ‘페르소나’가 될 수 있을까?

지난 2일, 여름 이적시장이 열리자마자 서울은 시드니 FC의 주전 스트라이커, 패트릭 클리말라 영입을 발표했다.
클리말라는 지난 3월 치러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2(ACL2) 8강에서 시드니 FC 소속으로 전북을 상대로 1,2차전 합계 3골을 터트리며 국내 축구 팬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바로 직전 호주 A-리그에서 21경기 11골 2도움으로 득점 5위, ACL2에서 10경기 6골 2도움으로 득점 4위로 활약하며 ‘마지막 퍼즐’을 고대하는 서울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게 되었다.
그렇다면 클리말라는 김기동 감독의 ‘페르소나’가 될 수 있을까? 그의 활약상을 분석해보자.
183cm의 키로 공중볼에 특화된 선수는 아니지만 최전방에서 수비 라인을 깨는 움직임으로 골문을 노리는 포처 유형의 공격수다.
시드니에서 4-2-3-1 포메이션의 최전방 공격수로 높은 지역에서 내려와 받아주는 것보다 동료의 침투 패스에 맞춰 들어가는 움직임을 주로 보였고, 오른발잡이지만 왼발 각도가 나오면 지체 없이 슈팅으로 연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전북전은 그의 오프더볼 움직임과 양발 슈팅 능력을 확실히 증명해 보인 경기였다.
현재 서울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박스 내에서의 존재감과 득점력, 수비 뒷공간으로 들어가는 오프더볼 움직임 등을 해결해줄 수 있다는 기대감을 주면서, 김기동 감독의 전술에서 최전방 공격수에 요구하는 높은 전방 압박과 연계 능력을 얼마나 수행해줄지는 우려되는 부분이다.
김기동 감독 하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던 일류첸코, 제카와 같은 ‘완성형 포워드’와는 다른 유형이기에 전술에 맞춰 선수의 스타일을 변화시킬지, 김기동 감독이 클리말라의 장점을 살리는 전술을 택할지도 주목해볼 수 있다.
# 결말: 김기동의 서울엔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까

지난 시즌 5년 만의 파이널A 진출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무대로의 복귀를 확정 지으며 상승가도를 이어갈 것 같았던 서울은 예상과 달리 위기에 빠졌다. 득점력 개선과 반등이 절실한 상황에서 클리말라가 ‘마지막 퍼즐’이 되기 위해 상암에 입성했다.
클리말라는 과연 김기동 감독의 ‘페르소나’가 될 것인가, 아니면 잠깐의 기대를 안기고 사라질 ‘맥거핀’에 불과할까? 발단에서 절정까지 치닫은 김기동 감독의 서울, 그 결말은 어떻게 쓰일까?
그 결말은 아직 쓰이지 않았다. 서울의 이야기는 계속되고 있다.
글=‘IF 기자단’ 5기 이병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