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포투=Ed McCambridge] 과거 첼시를 이끌었던 글렌 호들이 네덜란드 축구의 ‘전설’ 루드 굴리트를 스위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1990년대부터 세계 축구의 거물급 선수들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특히 첼시는 이들의 영입에 앞장서며 중흥기를 맞았다. 1992년 EPL이 정식 출범한 이후 10년 동안 지안프랑코 졸라, 지안루카 비알리, 프랑크 르뵈프, 마르셀 드사이 등 스타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그 가운데 굴리트의 존재감은 단연 돋보였다. 그는 1995년 자유계약(FA)으로 삼프도리아를 떠나 첼시에 입성했다. 이후 3시즌 동안 선수 겸 감독으로 활약한 뒤 은퇴했다. EPL의 그 어느 팀도 굴리트만큼 위대하고 존경받는 선수를 영입하지 못했다.
포포투는 호들 감독과의 ‘플레이어 라운지’ 시리즈 독점 인터뷰를 통해 그가 굴리트의 포지션을 스위퍼로 변경하고 싶어 했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스위퍼는 최후방에서 경기를 조율하고 후방으로 흐르는 공을 커버한다. 주로 3백 상황에서 공간 수비를 맡는 포지션이다. 실제로 호들 감독은 자신의 선수 생활 말기에 아르센 벵거 감독이 이끌던 AS모나코에서 스위퍼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호들 감독은 첼시에서도 1993년부터 1995년까지 선수 겸 감독 생활을 이어갔다. 그는 “나는 스윈든 타운에서 스위퍼로 뛰었던 것처럼 첼시에서도 스위퍼로 뛰고 싶었다. 그러나 항상 두 번째 시즌에 부상을 당했다”라며 “그래서 굴리트가 첼시로 오길 바랐다. 굴리트라면 스위퍼 포지션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우리가 굴리트를 영입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그를 데리고 오려면 많은 설득이 필요할 것 같았다. 하지만 막상 대화하고 나니 가장 쉬운 거래가 성사됐다. 굴리트는 스위퍼로 뛰는 것을 제법 좋아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호들 감독의 계획은 부상으로 끝내 물거품이 됐다. 그는 “수비수가 두 명이나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3백을 가동할 수 없었다. 결국, 굴리트를 올려 써야 했고 더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프리롤을 부여해야 했다. 어쨌든 그는 경기를 즐겼고 첼시에서의 시간을 사랑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1987년 발롱도르 수상자인 굴리트는 첼시에서 54경기에 출전해 6골을 기록했다. 그는 1996-97시즌 잉글랜드 FA컵 우승 주역이었으나 1997-98시즌 도중 구단주와의 불화 끝에 팀을 떠났다.
번역=유다현 에디터
사진=포포투 U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