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포투=정지훈]
축구는 실수의 스포츠다. 22명 모두가 완벽한 플레이를 펼친다면 득점이 나올 수 없다. 특히 축구에서는 90분 내내 최고의 활약을 펼치던 선수가 결정적인 승부차기에서 실수를 범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리버풀과 토트넘전도 그랬다. 리버풀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앤드류 로버트슨과 알리송 베커가 치명적인 실수로 고개를 숙였다.
코로나19로 변수가 많은 경기였다. 토트넘 내에는 1군 선수 8명 등 13명 이상이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가 최근 들어 손흥민, 루카스 모우라 등 핵심 선수들이 복귀했고, 리버풀에서는 버질 반 다이크, 파비뉴, 티아고 알칸타라 등이 코로나 양성 반응으로 인해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토트넘은 창이 무뎌졌고, 리버풀은 방패가 녹슬었다. 그러나 두 팀 모두 100%의 전력이 아니라서 경기는 더 재밌어졌다. 두 팀 모두 완벽한 스쿼드가 아닌 상황에서 공격적으로 나섰고, 실수가 자주 나오면서 역습에 재역습을 거듭했다. 자연스레 경기 속도가 빨라질 수밖에 없었고, 치고받는 양상이었다.
두 팀의 색깔은 확실했다. 토트넘은 반 다이크가 없는 수비 뒤공간을 노리기 위해 케인과 손흥민을 배치해 빠른 역습을 시도했고, 리버풀은 강력한 압박을 통해 상대의 실수를 유발했다. 전체적인 주도권과 볼 점유율은 리버풀이 높았지만 선제골은 토트넘이 만들었다. 콘테 감독의 전술이 통했다. 전반 13분 은돔벨레가 중원에서 연결한 스루패스를 침투하던 케인이 감각적인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토트넘이 공세를 퍼부었다. 전반 17분 손흥민이 일대일 기회를 잡았지만 제대로 슈팅을 날리지 못했고 알리송이 공을 잡아냈다. 알리송의 선방쇼가 나왔다. 전반 29분 손흥민이 뒤 공간을 파고든 후 반대편을 보고 모험적인 패스를 연결했고, 알리가 슈팅으로 가져갔지만 알리송이 ‘핑거 세이브’로 막아냈다.
위기를 넘긴 리버풀이 반격해 승부를 뒤집었다. 2골 모두 로버트슨이 만들었다. 전반 35분 로버트슨의 핀포인트 크로스를 조타가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고, 후반 24분 살라 헤더 슈팅을 요리스가 막았으나 세컨드볼을 아놀드가 중앙으로 보냈고 로버트슨이 머리에 맞춰 골망을 흔들었다.
리버풀의 승리로 끝나는 것처럼 보였다. 특히 알리송과 로버트슨을 평점 10점을 부여해도 아깝지 않을 활약이었다. 그러나 축구는 실수의 스포츠다. 두 선수 모두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인간 같지 않았던 알리송이 인간미 넘치는 실수를 했고, 후반 28분 손흥민이 집념을 발휘하며 동점골을 넣었다. 이후 후반 30분에는 로버트슨이 에메르송에게 거친 파울을 범하면서 VAR 끝에 퇴장을 당했고, 수적 열세에 놓였다.
기세를 탄 토트넘은 추가골을 위해 공세를 펼쳤고, 리버풀은 원정 경기에서 숫자까지 모자랐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경기를 이끌었다. 결국 두 팀의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이 났고, 축구가 왜 실수의 스포츠라 불리는지 보여준 경기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