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김아인]

후벵 아모림 감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에게도 에버턴처럼 서로 싸울 수 있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맨유는 25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5-26시즌 프리미어리그(PL) 12라운드에서 에버턴에 0-1로 패배했다. 맨유는 5경기 무패 행진이 종료됐고, 리그 10위에 머물렀다.

맨유에 굴욕적인 경기였다. 전반 13분 만에 이드리사 게예가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수적 우위를 점한 맨유였지만, 전반 29분 키어런 듀스버리-홀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맨유는 7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25차례나 슈팅을 시도했지만 조던 픽포드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한 골도 만들지 못했다. 결국 에버턴에 0-1로 허무하게 무너졌다.

무엇보다도 아쉬운 건, 에버턴이 경기 시작 13분 만에 스스로 한 명이 퇴장당해 10명으로 싸웠음에도 불구하고 맨유가 패했다는 점이다. 에버턴은 전반 10분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위협적인 슈팅이 빗나간 직후, 게예와 마이클 킨이 서로 언쟁을 벌였다. 축구에서는 경기 중에도 동료끼리 의견 충돌이나 말다툼이 일어날 수 있다. 수비 실수나 위치 문제 때문에 감정이 올라오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킨이 게예를 두 번 밀어내자, 게예가 손바닥으로 킨의 얼굴을 가격했다. 축구 규정에서 폭행은 상대 선수뿐 아니라, 동료·코칭스태프·심판 등 '누구에게든' 손이나 팔로 얼굴이나 머리를 때리면 즉시 퇴장이다. 주심은 VAR 온필드 리뷰(직접 화면 확인)를 거친 뒤, 게예에게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줬다. 

에버턴의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은 그런 에버턴 선수들을 칭찬했다. 경기 후 그는 영국 'BBC'를 통해 "사실 난 선수들이 싸우는 걸 꽤 좋아한다. 그게 강한 팀의 모습이라고 본다. 누군가 제대로 하지 않으면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상대를 이기는 팀이 되려면 그런 강인함과 회복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게예가 직접 사과했다고 알리면서 “스스로 실수를 인정할 만큼 충분히 성숙했다. 나도 받아들였고, 모두 지나간 일이다”고 덧붙였다.

상대 팀 동료들끼리 충돌했고, 이른 시간부터 한 명이 빠졌음에도 맨유는 한 골도 못 넣고 졌다.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올드 트래포드에서 상대가 퇴장당한 후 첫 패배라는 불명예 기록을 만들었다.

아모림 감독은 맨유 선수들 역시 이런 싸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모예스 감독의 말을 전해들은 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싸운다는 건 나쁜 게 아니다. 서로 싫어해서 싸우는 게 아니다. ‘저 공 잃으면 우리 실점한다’는 마음으로 싸우는 거다. 우리 선수들도 그런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투지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