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김아인(성남)]

성남의 준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되기까지, 탄천에 모인 성남 팬들은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성남FC은 23일 오후 2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39라운드에서 부산 아이파크에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성남은 승점 64점으로 5위에 올랐고,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됐다. 같은 시간 전남 드래곤즈가 충남아산FC에 패하면서 6위에 머물렀고, 서울 이랜드 FC가 안산 그리너스를 격파하면서 4위를 확정했다.

그야말로 기적의 드라마였다. 이 경기 전까지 6위에 놓여 있던 성남은 4위 전남과 5위 서울 이랜드에 비해 불리한 위치에 있었다. 다득점에서도 전남과 서울 이랜드에 밀리면서 일단 승리를 챙긴 뒤 두 팀 결과를 지켜봐야 했다.

상대 팀 결과까지 신경 써야 하다 보니 성남 팬들은 경기 내내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을 경험했다. 전반 6분 만에 최기윤의 선제골이 나오면서 탄천은 얼어붙었다. 3분 만에 김정환의 동점골이 나오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비슷한 시각 전남과 서울 이랜드도 각각 선제골을 터뜨리며 성남에는 다시 불리한 흐름이 이어졌다.

이대로면 성남이 그대로 6위로 시즌을 마무리하게 되는 상황. 전반전에 나온 사비에르의 퇴장으로 분위기가 조금씩 성남에 기울기 시작했고, 같은 시간 전남은 충남아산 은고이의 동점골로 흔들렸다. 서울 이랜드가 전반에만 3골을 넣고 일찍 승리를 굳혀갔고, 전남과 성남 경기는 모두 팽팽한 흐름이 계속됐다.

후반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탄천의 분위기가 점점 고조됐다. 충남아산 은고이가 후반 40분 전남 상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오후 3시 40분, 전남이 패한다면 성남에 유리하기에 관중석에서 “와~”하는 탄성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잠시 후, 은고이의 득점은 비디오 판독(VAR) 온필드 리뷰 후 이학민의 오프사이드가 확인되면서 취소됐다. 동시에 성남 서포터들도 여기저기서 “아~”하는 탄식을 내뱉었다.

3분 후 성남 팬들이 다시 함성을 내질렀다. 후반 35분 정승용이 올린 크로스가 부산 수비수 머리 맞고 행운의 자책골로 이어지며 2-1로 앞서갔다. 이대로면 성남이 전남을 밀어내고 5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승점 1점만이 차이나는 상황에서 전남이 한 골을 더 넣으면 성남은 역전승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오프 진출이 불가했기에 긴장감이 탄천을 감쌌다.

오후 3시 53분, 성남 팬들의 바람이 현실이 됐다. 충남아산이 페널티킥을 얻었고, 데니손이 이를 침착하게 마무리해 전남이 1-2로 뒤처졌다. 서울 이랜드는 6-0 대승을 거두며 가장 먼저 경기를 마쳤고, 탄천에서는 전남의 패배 소식이 전해지며 열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성남 경기에 후반 추가시간 7분이 주어지며 팬들의 긴장감은 더욱 길어졌지만, 끝내 성남은 2-1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극적으로 준플레이오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날 공식 관중 수는 3,730명으로, 원정팬 비중이 큰 인천 유나이티드·수원 삼성전을 제외하면 올 시즌 홈 최다 관중이었다. 종료 휘슬과 동시에 탄천은 축제장이 됐다.

성남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경기가 끝나고서야 플레이오프 진출을 알게 됐다. 동점골 주역 김정환은 "(상대 팀들 결과) 몰랐다. 교체된 후에야 매니저 통해 누가 이기고 있는지 알게 됐다. 이기기만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자책골이 나오면서 우리가 이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재원 역시 “경기 끝나고서야 나머지 결과를 알게 됐다. 감독님과 코칭 스태프들이 펄쩍펄쩍 뛰고 있었다. 그때 '아, 올라갔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알게 됐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