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포투=정지훈(상암)]
김승규, 조현우의 다음을 이을 차세대 국가대표 수문장임을 증명했다. K리그 최고의 골키퍼 송범근이 약 3년 4개월 만에 선발로 나서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여줬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11월 A매치 친선경기에서 가나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인 한국은 ‘포트2’를 사실상 확정하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추첨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지난 볼리비아전에서 2-0 완승을 거둔 한국은 포트2 확정을 위해 이번 가나전 승리가 중요했다. 이 중요한 경기에 선발로 나선 골키퍼는 ‘넘버 3’ 송범근. 그동안 대표팀의 주전 골키퍼는 조현우와 김승규였다. 2018년 월드컵에서는 조현우가, 2022 월드컵에서는 김승규가 선발로 나섰다. 이 기간 동안 수많은 골키퍼들이 두 선수의 아성에 도전했지만, 아무도 넘지 못했다.
송범근도 마찬가지. 2018년 전북 현대에서 프로 데뷔한 후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대표팀에서는 ‘넘버 3’에 만족해야 했다. 꾸준하게 대표팀에는 발탁됐지만, 경기를 뛴 것은 2022년 7월 24일, EAFF E-1 챔피언십 홍콩전이 유일했다. 이런 이유로 이번 가나전도 볼리비아전에 나서지 않은 조현우가 뛸 것으로 예상됐지만, 홍명보 감독의 선택은 송범근이었다.
이유는 분명했다. 송범근이 이번 시즌 전북으로 복귀해 인상적인 선방 능력을 보여줬고, 전북이 K리그1에서 최소 실점과 최다 클린 시트로 우승을 확정하는데 크게 기여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조현우와 김승규의 다음 세대를 준비해야 하는 한국이었기 때문에, 송범근의 성장세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했다.
약 3년 4개월 만에 선발 출전. 그 사이에 많은 경험을 쌓은 송범근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상대에게 결정적인 찬스를 주지 않은 상황에서 ‘슈퍼 세이브’는 없었지만, 좋은 타이밍에 공을 잡아내고, 공중볼 경합에서 안정감 있는 처리를 통해 실점을 내주지 않았다. 결국 무실점 승리. 송범근은 자신이 왜 K리그 최고의 골키퍼로 평가받는지, 이번 가나전 선발 출전으로 자신의 가치를 보여줬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송범근은 “홈에서 경기를 하면서 긴장도 많이 했지만, 무실점으로 끝낼 수 있어서 기쁘다. 도와준 팀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면서 “이기고 있는 상황을 최대한 유지하고 싶었다. 열심히 앞에서 뛰어준 선수들이 있었고, 저도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간절하게 막으려고 했다. 골을 먹지 않아서 만족스럽지만,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다. 더 발전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안주하지 않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소감을 밝혔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 대표팀 골키퍼 송범근 인터뷰]
-경기 소감
홈에서 경기를 하면서 긴장도 많이 했지만, 무실점으로 끝낼 수 있어서 기쁘다. 도와준 팀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3년 4개월 만에 선발 출전 경기에서 클린 시트
이기고 있는 상황을 최대한 유지하고 싶었다. 열심히 앞에서 뛰어준 선수들이 있었고, 저도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간절하게 막으려고 했다. 골을 먹지 않아서 만족스럽지만,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다. 더 발전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안주하지 않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선발 출전 소식은 언제 들었는가?
어제 감독님이 말씀해주셨다. 듣는 순간부터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홍명보 감독의 칭찬
감독님께서도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대표팀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라고 말씀해주셨다. 감독님께서 믿어주셨기 때문에 힘이 됐고, 기회를 주셨기 때문에 경기장에서 잘하자는 마음으로 뛰었다.
-조현우, 김승규의 조언
저를 도와준 형들이 정말 많다. 재성이형, 흥민이형, 현우형, 승규형이 많이 도와주셨다. 민재형도 도와주려고 애를 많이 써주셨다. 오늘 제가 선발로 뛴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형들이 도와줘야 한다고 말을 해주셨다. 특히 승규형, 현우형이 즐기라는 조언을 해줬고,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도움이 됐다.
-오랜 시간 ‘넘버3’ 위치였다. 그때의 마음은?
처음에는 힘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받아들이면서 부족한 부분을 발전하려고 노력했다. 언젠가는 넘어서야 하는 산이라고 생각을 가지고 묵묵히 하니까 기회가 온 것 같다. 사실 저는 아시안게임 등 대표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이미지를 바꾸는 시간이었다.
-소속팀 전북의 우승, 자신감은?
전북에서 승리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올라온 것 같다. 일본을 갔다오면서 배운 것도 많다. 소속팀에서 요구하는 부분을 하려고 노력했다.
-2025년에 우승도 하고, 대표팀에서 선발로 뛰었다. 돌아보면?
경기를 들어가기 전에도 뭉클한 마음이 들었다. 오랜 시간을 기다려 왔다. 가족들도 오랜 시간 기다리면서 힘들었을 것이기 때문에 그런 감정이 오락가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