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포투=김아인]
산전수전을 겪던 나이지리아의 2026 월드컵 도전이 좌절됐다. 경기 후 나이지리아 감독이 상대를 향해 '부두술'을 썼다는 주장까지 제기했다.
나이지리아는 17일 오전 4시(한국시간) 모로코 라바트에 위치한 프린스 물레이 압델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프리카 지역 예선 플레이오프 결승전에서 콩고민주공화국과 승부차기 접전 끝에 3-4로 석패했다. 이로써 나이지리아는 2회 연속 월드컵 진출이 무산됐다.
나이지리아는 통한의 패배를 당했다. 이날 경기는 전반 3분 프랭크 오니에카의 선제골로 나이지리아가 먼저 앞섰지만, 전반 32분 메셰크 엘리아의 동점골이 나오면서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연장전까지 이어졌지만 추가골은 나오지 않았고, 승부차기로 접어들면서 경기는 3-4로 나이지리아가 패배했다. 이로써 콩고민주공화국이 2026년 3월 열리는 대륙 간 플레이오프로 진출했고, 나이지리아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2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한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강호다. 빅터 오시멘, 알렉스 이워비, 윌프레드 은디디, 아데몰로 루크먼, 사무엘 추쿠에제 등 쟁쟁한 선수단을 보유하고 있고, 2006 독일 월드컵 이후 한동안 꾸준히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다가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명예 회복을 위해 8년 만의 본선행을 다짐했지만,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 많은 고비가 있었다.

지난 달 A매치 기간에는 비행기 창문이 깨지는 아찔한 사고를 겪었다. 당시 베냉전을 앞둔 나이지리아는 직전 레소토를 2-1로 꺾은 경기를 마친 뒤 귀국하던 도중 선수단이 탑승 중이던 전세기의 앞유리 균열로 인해 긴급 착륙을 해야 했다. 나이지리아축구협회(NFF)는 “루안다(앙골라)에서 급유를 마치고 이륙한 지 약 25분 만에 항공기 전면 유리에 큰 균열이 생겼다”고 공식 발표했고, 다행히 선수단에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여기에 최근엔 임금 미지급 사태까지 수면 위로 올라왔다. 가봉전이 열리기 전 영국 'BBC'는 지난 13일 "나이지리아 대표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2026년 FIFA 월드컵 플레이오프를 이틀 앞두고 훈련을 보이콧했다. 이번 보이콧에 대한 이유로는 체불된 수당과 경기 보너스 문제와 관련돼 있다. 선수단은 이번 아프리카 지역 플레이오프에 대해 별도의 보너스를 지급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대표팀 선수들이 받지 못한 금액에는 2025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예선과 현재 진행 중인 2026 월드컵 예선 관련 수당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지리아축구협회는 그동안 지급 지연 문제로 자주 논란이 되어 왔으며, 결국 선수들이 직접 훈련 불참을 선언하며 해결을 촉구했다.
콩고와의 경기 후에는 에릭 셀레 감독이 콩고 코치진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글로벌 매체 '디 애슬레틱'은 셀레 감독이 “콩고 선수들이 승부차기 동안 ‘부두(주술)’를 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기자회견 말미 기자들에게 왜 그 장면을 묻지 않느냐고 따진 셀레 감독은 믹스드존에서도 “승부차기 내내 DR콩고 선수들이 부두를 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콩고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즉각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