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포투=박진우]
카세미루는 스스로 가치를 입증했다.
지난 시즌 초반까지 카세미루는 방출이 유력했다. 잦은 실수, 저하된 경기력을 보였기 때문. 후벵 아모림 감독 부임 직전까지도 갈피를 잡지 못했고,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방출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나 중앙 미드필더의 활동량을 요구하는 아모림 감독의 스리백 체제에 맞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었다.
그러나 시즌 중반부터 부활의 기미를 보였다. 과체중에서 벗어나 전성기 시절 날렵했던 몸매를 회복했고,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중원 전 지역을 커버했다. 특히 장점이었던 터프한 수비력에, 예리한 전진 패스까지 보여주며 순식간에 주전으로 올라섰다. 마누엘 우가르테는 공개 석상에서 “카세미루에게 경기 내외적으로 정말 많이 배우고 있다”며 찬사까지 보낼 정도.
여전히 맨유의 살림꾼 역할을 하고 있다. 카세미루는 브루노 페르난데스와 함께 맨유의 중원을 책임지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 시절 중원 장악력을 발휘하며 굳은 일을 도맡았고, 결국 맨유 상승세의 주역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한 순간에 방출 후보에서 아모림 감독의 원픽으로 거듭난 카세미루다.
아모림 감독 또한 대만족했다. 그는 “카세미루는 싸웠고, 노력했고, 지금은 다시 브라질 국가대표팀에도 복귀했다. 그는 팀에 엄청난 경험치를 더해주는 선수이자, 모두에게 본보기가 되는 존재다. 우리에게 정말 중요하다. 정말 많이 뛰고, 압박하고 다시 돌아오는 일을 반복한다. 다른 선수들도 카세미루를 보고 배워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굳건한 신뢰를 보였다.
글로벌 매체 ‘ESPN’은 카세미루의 달라진 입지를 조명했다. 매체는 14일(한국시간)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카세미루의 정상급 커리어는 사실상 끝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제는 그가 오히려 맨유를 다시 숨 쉬게 만드는 핵심이 되고 있다”며 찬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카세미루는 지금 아모림 감독이 가장 믿고 맡길 수 있는 ‘전장의 버팀목’이다. 그가 있을 때와 없을 때, 팀이 굴러가는 방식이 눈에 띄게 달라질 정도로 영향력이 커졌다”며 현재 맨유에 카세미루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 집중 조명했다.
다만 내년 여름 계약이 종료되는 상황, 동행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맨유는 고연봉자 카세미루의 급여를 줄이고 싶어하고, 계약 연장의 조건으로 이를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아모림 감독은 카세미루와 함께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카세미루가 급여 삭감에 동의해야 동행이 연장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