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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레미 도쿠가 펩 과르디올라가 지휘한 1000번째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도쿠는 경기 내내 폭발적인 돌파로 경기를 지배했고, 환상적인 득점까지 터뜨리며 맨시티를 승리로 이끌었다.
맨체스터 시티는 10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11라운드에서 리버풀을 3-0으로 제압했다. 맨시티는 이날 승리로 승점 22점(7승 1무 3패)으로 첼시(승점 20점)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고, 동시에 선두 아스널(승점 26점)을 4점차로 추격했다.
맨시티는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 공격수로홀란드가 출격했고, 2선에 도쿠, 포든, 셰르키가 위치했다. 3선에는 곤잘레스, 실바가 중원을 담당했고, 오라일리, 그바르디올, 디아스, 누네스가 4백을 구성했다. 골문은 돈나룸마가 지켰다.
전반 초반부터 맨시티가 경기를 주도했다. 체계적인 빌드업을 기반으로 볼 점유율을 장악했고, 2선에 있는 선수들이 자유자재로 스위칭 하면서 리버풀을 혼란스럽게 했다. 특히 좌측 윙어 도쿠는 엄청난 드리블 능력으로 1대1 돌파를 성공시키며 리버풀의 수비진을 흔들었다. 전반 10분 박스 안 돌파 상황에서 도쿠가 마마르다 슈빌리와 충돌해 VAR 판독 결과 페널티킥이 선언됐지만, 홀란드가 이를 실축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맨시티는 흐름을 잃지 않았다. 전반 26분 홀란드의 헤더로 선취 득점을 만든 뒤, 전반 추가시간 3분에는 곤잘레스가 추가골을 기록하며 2-0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후반에도 도쿠의 영향력은 계속됐다. 후반 18분 곤살레스가 전환 패스를 오라일리에게 연결했고, 오라일리는 곧바로 도쿠에게 공을 내줬다. 도쿠는 수비를 앞에 두고 오른발로 각도를 좁히는 듯 하다가 곧바로 반대편 골대 쪽으로 감아 찼고, 공은 그림 같은 궤적을 그리며 골망을 갈랐다. 올 시즌 도쿠의 첫 PL 득점이자 사실상 승부를 결정짓는 쐐기골이었다. 도쿠는 후반 27분 마르무시와 교체되며 경기를 마쳤다. 경기는 3-0 맨시티의 승리로 끝났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도쿠는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드리블 돌파(7회)를 성공시켰고, 성공률은 88%(7회/8회)에 달했다. 이외에도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번의 유효슈팅, 상대편 박스 내 터치 11회, 리커버리 5회, 지상 볼경합 성공 11회/14회(79%)로 맨시티의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도쿠는 평점 9.0으로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맨시티에 공격수는 홀란드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 도쿠였다.
도쿠는 지난 시즌 중반부터 다양한 공격 패턴과 드리블을 갖추는데 더해 패스와 연계, 마무리 능력이 발전하며 맨시티의 주전급 윙어로 성장했다. 그리고 이번 경기에서 완성형 윙어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줬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도쿠는 골만이 아니라 리버풀 수비를 파괴시켰다. 코나테를 안쪽으로 파고들며 제치는 그 판단력은 놀라웠다. 도쿠가 없었으면 아마 2-0 정도로 끝났을 것이다. 믿기 어려울 정도로 성장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의 해설자로 활동하고 있는 리버풀의 레전드 제이미 캐러거 역시 “도쿠는 미쳤다. 코나테를 그냥 학생 수준으로 만들어버렸다. 슬롯은 이런 타입의 윙어를 어떻게 막는지 배워야 한다. 시즌 최고의 골 후보 중에 하나다”라고 평가했다.
이번 승리로 맨시티는 지난 시즌 리버풀에게 당했던 ‘리그 더블’의 악몽을 지우는 데도 성공했다. 또한 ‘홀란드 의존증’이라 불리던 공격 구조에서 벗어나 도쿠를 중심으로 한 공격 전술 다양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한 경기였다. 맨시티는 A매치 휴식기 이후 뉴캐슬 원정을 떠난다. ‘완성형 크랙’으로 성장 중인 도쿠가 활약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글=‘IF 기자단’ 6기 민준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