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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없는 코리안 더비였다. 내년 월드컵을 앞두고 ‘국가대표’ 김민재와 정우영은 팀 내 좁아진 입지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과 우니온 베를린은 8일 오후 11시 30분(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슈타디온 안 데어 알텐 푀르스테라이에서 열리는 2025-2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0라운드에서 2-2 무승부를 거두었다. 이날 무승부로 뮌헨은 시즌 개막 후 연승 신기록을 16연승에서 마감했고, 우니온 베를린은 리그 2경기 연속 무승부를 이어갔다.
이번 경기 관전 포인트는 단연 ‘코리안 더비’였다. 바이에른 뮌헨과 우니온 베를린에는 각각 지난 월드컵 16강을 이끈 김민재와 정우영이 소속되어있다. 다만 두 선수 모두 시즌 초반 팀 내 입지가 불안했기 때문에 이번 경기 선발 출전 여부가 불확실했다.
우려대로 두 선수는 모두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김민재는 지난 8R 묀헨글라트바흐전부터 리그 2경기 연속 선발로 나섰지만, 이번에는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우영은 이번 경기에서도 선발에서 제외되며, 컵 대회 포함 5경기 연속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민재의 선발 제외는 예상외 소식이었다. 김민재는 지난 리그 2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무실점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8R 묀헨글라트바흐전에는 축구 통계 매체 ‘풋몹’ 기준 7.8점으로 수비수 최고 평점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지난 5일 PSG와의 주중 유럽 챔피언스리그(UCL) 경기에서 교체 명단으로 경기를 시작했기 때문에 이번 경기 선발이 유력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콤파니는 김민재를 제외하고 이번 경기 타-우파메카노의 중앙 수비수 라인을 선택했다.
뮌헨의 고전 속에 김민재는 결국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경기 초반부터 우니온 베를린이 강한 압박을 이어가며 뮌헨의 수비진을 흔들었고, 세트피스 상황에서 다닐료 두키가 멀티골을 기록하며 경기의 리드를 가져갔다. 동점을 위해 공격진 보강이 필요했던 뮌헨은 공격진 위주로 교체 카드를 활용하였고, 김민재는 이번 경기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정우영은 후반 33분 버크와 교체되며 경기장을 밟았다. 특유의 스피드와 활동량으로 경기 후반 우니온 베를린의 공격에 활력을 줄 것을 기대했지만, 정우영의 활약은 눈에 띄지 않았다. 12분의 출전 시간 동안 볼 터치는 4회에 불과했고, 단 한 차례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동점을 위한 뮌헨의 맹공 속에서 정우영의 공격 기회는 없었다.

최근 정우영의 상황은 좋지 않다. 정우영은 이번 시즌 우니온 베를린으로 완전 이적한 후 출전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경기 포함 리그 8경기에서 선발 출장은 단 1경기(10/5, 6R 레버쿠젠전)에 불과하다. 경기당 평균 출장 시간도 약 16.1분에 그치며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린 모습이다.
정우영의 좁아진 입지는 전술적인 이유가 크다. 바움가르트 감독은 지난 시즌 부임 이후 줄곧 3-4-2-1 포메이션 위주의 전술을 펼치고 있다. 이 포메이션에서 정우영이 뛸 수 있는 포지션은 측면 미드필더 혹은 2선 공격수이다.
그러나 정우영은 두 포지션에서 모두 애매한 자원이다. 스리백 전술에서 측면 자원은 강한 수비력이 요구되지만, 정우영의 수비 능력은 이에 미치지 않는다. 결국 정우영은 수비 능력에서 한계를 보이며 측면 수비수 데리크 쾬과 톰 로테에게 측면 자리를 양보하고 있다.
2선 공격수로 기용하기엔 골 결정력에 기복이 있다. 정우영은 공격 상황에서 빠른 스피드와 공간 활용 능력이 장점이지만, 마무리 능력이 단점으로 꼽힌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지난 시즌 정우영의 슈팅 정확도는 24%로, 팀 동료인 슈카르케(45%), 일리치(43%) 대비 확연히 낮은 수치였다. 따라서 결정력이 필요한 공격수 자리에서 정우영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계륵’이 된 정우영은 스리백 전술에 반드시 적응해야 한다. 대한민국 대표팀 홍명보 감독도 스리백 전술을 구사하기 때문이다. 정우영도 이를 의식하듯 “분데스리가 롱런과 대표팀 재발탁을 위해 2023-24시즌부터 조금씩 윙백 변신을 준비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스리백 전술에서 그의 활약은 미진하다.
코리안 리거의 부재 속에 경기는 박진감 넘치게 흘러갔다. 우니온 베를린이 전반 27분 코너킥 상황에서 두키의 선취골로 리드를 가져갔지만, 전반 38분 디아스의 환상적인 득점으로 경기는 곧바로 원점이 되었다. 이후 후반 38분 프리킥 상황에서 두키가 박스 안 왼발 슈팅으로 멀티골을 기록하며 다시 리드를 가져갔으나, 후반 추가시간 3분 케인이 극적인 헤더 동점골을 집어넣으며 경기는 2-2 무승부로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국내 팬들에게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내년 월드컵을 앞두고 김민재와 정우영은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 그들이 팀 내 입지를 넓히고 출전 시간을 확보해야만 카타르에 이어 북중미에서도 월드컵 영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글=‘IF 기자단’ 6기 손준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