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포투] 'IF'의 사전적인 의미는 '만약에 ~라면'이다. <IF기자단>은 '만약에 내가 축구 기자가 된다면'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누구나 축구 전문 기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됐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수를 발행하고 있는 'No.1' 축구 전문지 '포포투'와 함께 하는 <IF기자단>은 K리그부터 PL, 라리가 등 다양한 축구 소식을 함께 한다. 기대해주시라! [편집자주]
엘리트 축구 선수였던 방상호 대표는 이른 나이에 은퇴를 선택했지만, 끊임없는 도전으로 축구 산업 속에서 자신만의 활로를 개척해 왔다. 유소년 축구 지도자와 에이전트의 길을 거쳐 지금은 지스포츠 에이전시의 대표이자 ‘iTOP21닷컴’의 축구 해설위원으로 활약 중이다. ‘하면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끊임없이 도전해 온 방상호 지스포츠 에이전시의 대표를 만났다.
1편에서는 방상호 대표의 ‘Goal’이었던 그의 인생과 여러 도전기에 대해 들어봤다. 이제 2편에서는 축구계의 ‘올라운더‘인 그가 그의 수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축구 산업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Assist’를 건넨다. 축구 산업에 뛰어들기 위해 갖춰야 될 것들과 그의 시선으로 보는 축구계의 전망을 담아냈다. 그가 건네는 이야기가 여러분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라며 2편을 시작한다.
-축구 산업에 종사하면서 가장 큰 보람을 느꼈던 순간, 혹은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가장 행복했던 기억은 해설위원이 된 순간이에요. 나이가 조금씩 들어가는 과정에서 꾸었던 꿈이 바로 해설위원이었거든요. 그 꿈을 포기하지 않고 준비하다 보니까 결국에는 성취를 맛봤어요. ‘끝까지 노력하면 대가를 얻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힘들었던 순간은 너무나도 많죠(웃음). 포괄적으로 보면, 일생을 살면서 가장 어려운 게 인간관계라고 하잖아요? 축구 산업에 종사하면서도 사람을 대하는 게 가장 어렵고 힘들었던 것 같아요. 결국, 스포츠도 사람과 사람의 사이에서 이뤄지는 무언가이기 때문에 참 어려워요. 대화 방식, 사람 간의 관계를 비롯해 여러 가지를 고려하고 판단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타인이 ‘방상호’라는 사람을 봤을 때, 신뢰감을 가질 수 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렇다면, 신뢰를 쌓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우선 뱉은 말은 무조건 지키기 위해서 노력했어요. 또한, 반대로 지키지 못할 약속은 빈말로라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거짓말을 안 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낮은 자세’를 유지하려고 했습니다. 상대가 저에게 무언가 불만이 있다면, 저는 사과부터 드려요. 그렇게 상대의 마음을 누그러트린 후 대화를 나누면 결과는 언제나 긍정적으로 나오더라고요. 저는 이러한 방식으로 저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어 갔습니다.
-오랫동안 축구 산업의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셨는데요. 향후 축구 산업을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축구 산업만큼은 AI가 침범할 수 없다고 봐요. 애초에 축구는 사람으로 이뤄진 팀끼리 경쟁하는 스포츠이고, 앞서 말씀드렸듯이 축구 산업은 인간관계로 이뤄지는 거니까요.
그리고 축구에서 파생되는 직업군은 너무나도 다양하다고 생각해요. 미디어로 한정 지어 봐도 기자, 해설위원, 캐스터, 카메라 감독 등이 있고, 행정 분야에서도 구단 프런트 직원, 협회 직원, 에이전트 등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어요. 또한, 아직 한국에서는 축구 산업의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기에 길은 더욱 넓어질 것 같아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고 표현해도 무방하죠.
# From. 그라운드 밖 ‘올라운더’, To. 축구 산업 종사 희망자들

방상호 대표는 축구 선수를 시작으로, 해설위원까지 축구 산업 속의 다양한 직군에서 활약을 이어왔다. 그동안 그는 다양한 경험들을 쌓아왔고, 언젠간 그 경험을 축구 산업에 종사를 희망하는 이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었다고 한다. 인터뷰의 막바지, 방상호 대표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미래의 ‘축구 산업 종사자’들을 위한 팁들을 아낌없이 공유해 주었다.
-먼저 원론적인 질문부터 드려볼게요. 자신의 장점이 무엇인지 몰라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대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누구나 장점은 있고, 또 누구나 자신의 장점을 알고 있을 거예요. 다만 활용하는 방법을 모르고 있는 것일 뿐이죠. 예를 들어 저는 키가 큽니다. 그래서 큰 키를 활용해 세트피스나 공중볼 경합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어요. 이런 것도 있어요. 저는 제 자존심 지키려 지는 모습을 숨기지 않아요. 그러다 보니 ‘낮은 자세’로 사람들을 대하면서 신뢰를 얻을 수 있었죠. 그러니까 넓게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분명 숨겨져 있는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도 정말 모르겠다 싶으실 때는 주변에 물어보시는 것도 답이 될 거예요. 축구에서도 지도자가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에요. 윤정환 감독이 황문기 선수를 풀백으로 기용해 국가대표까지 될 수 있게 만든 것처럼 말이죠. 누군가는 분명 숨겨진 장점을 찾아줄 수 있을 거예요.
-그렇다면,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의 괴리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는 어떤 조언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축구 선수로 시작해서 축구 교실을 운영했고, 에이전트로, 에이전시 대표로 역할을 하다가 결국 해설위원이라는 꿈을 이뤘어요. 불혹의 나이에 말이죠. 물론 좋아하는 것을 잘하는 것만큼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건 없겠죠. 그러나 그렇게 되지 못하더라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다 보면 결실은 있을 거예요. 저처럼 돌아가는 것도 방법이에요. 관련된 다른 일을 열심히 하면서 경험을 축적해 가면 좋아하는 것을 잘하게 될 수도 있죠.
-본격적으로 질문 드려볼게요. 축구를 그만두고,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선수 출신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어떤 말씀을 하시고 싶으신가요?
인생은 순리대로 되지 않더라고요. 저도 탄탄대로를 걸었으면 좋은 선수가 되었을 텐데, 과정에서 암초들이 많았고 또 무너질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까 제가 해주고 싶은 말은 “무조건 도전해라”예요. 시작은 축구 선수, 갑자기 모델을 하다가 축구 교실을 운영했어요. 그러면서 유소년 대회를 주최하는 에이전시 운영도 하고, ‘인터풋볼’에 칼럼도 썼죠. 여러 단계를 거치고 나서 축구 해설위원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길을 걸어 보니까, 뭐라도 하면 되더라고요.
선수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님께도 요즘 이렇게 말씀드려요. “축구 선수로 성공은 못하더라도 축구로 할 수 있는 직업은 많다”라고요. 제가 해왔던 직업들뿐만 아니라, 기자가 될 수도 있고 축구 행정가로서 협회에 들어갈 수도 있겠죠. 결국 무엇이든 해보려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그게 분명한 자양분이 될 겁니다.

-축구 산업에 종사를 희망하는 이들이 준비해야 할 것들은 어떤 게 있을까요?
우선 목표를 정하는 게 중요해요. 축구 선수는 프로 진출, 나아가 국가대표를 목표로 삼고 운동을 하잖아요. 그것처럼 구체적인 방향성을 정해서 나아가야 합니다. 설령 목표까지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구체적인 목표를 향한 발자취를 남긴다면 종착점과 비슷한 다른 기회라도 분명 찾아올 거예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처럼 돌고 돌아 목표를 달성하게 될 수도 있고요.
조금 더 깊이 이야기를 드려보자면,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라는 이유는 축구 산업의 범위가 너무 넓기 때문이에요. 구단 프런트부터 시작해서 축구 기자, 선수 에이전트, 해설위원, 협회 임직원, 마케터 등 굉장히 선택의 폭이 다양해요. 그러기 때문에 본인이 어떤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지 범위를 좁혀야 한다는 이야기죠. 방향을 잡았다면 그 분야에 대해 파고들어야 해요. 해당 업무가 필요로 하는 역량을 이해하고, 업무에 대한 지식을 쌓아가야 합니다. 이해와 지식의 축적이 바탕이 되어야 성공할 수 있어요. 한마디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거죠.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에이전트를 꿈꾸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무엇인가요?
에이전트를 꿈꾼다면 자금의 여유가 많아야 하고, 시간과 자유를 포기할 자신이 있어야 해요. 에이전트가 되려면 선수를 보는 눈이 남들보다 확실하게 좋아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축구를 정말 많이 봐야 해요. 프로 축구 경기뿐만 아니라, 유소년 경기부터 대학교 경기까지 보면서 선수 보는 눈을 키우셔야 합니다. 그리고 운전도 잘해야 해요. 절대 사고를 내선 안 됩니다. 국가대표 선수들 픽업해 본 기억이 있는데, 핸들이 땀으로 젖는 줄 알았습니다(웃음).
-에이전트 일을 하시면서 고충도 많았다고 들었어요
맞아요. 금전적인 부분이 가장 힘들었어요. 에이전트라는 직업은 정말 풍족한 자금이나 투자자가 없다면 시작하기 힘든 직업인 것 같아요. 선수 중에서도 고액의 연봉을 받는 선수들은 한정적이죠. 그리고 유망주 선수들을 잘 키워내는 것도 분명 어려운 일이에요. 프로에 가는 것조차도 힘든 게 현실이니까요. 양민혁 선수나 윤도영 선수는 정말 ‘대박을 터트렸다’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그리고 몸도 참 고됐던 것 같아요. 제가 하루에 서울과 진주를 왕복 두 번 오간 적이 있어요. 정말 몸에서 진주 나오는 줄 알았죠(웃음).
따지고 보면 에이전트라는 직업은 ‘견장’과도 같은 거라 봐요. 내가, 혹은 우리 회사가 “이 선수 데리고 있어”, 이런 의미가 가장 커요. 다만 목표 의식이 있고, 에이전트라는 직업에 대한 열망이 높으시다면 힘든 길이 되겠지만 도전할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언제 어떻게 대박을 터트릴지 모르는 일이니까요.
-다음은 해설위원을 목표로 하는 분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꿈을 이루려면 배울 용기가 필요해요. 또한, 실행 능력도 갖춰야 하고요. 해설위원을 목표로 한다면 더더욱 배우려는 용기와 실행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봐요. 같이 해설하는 2, 30대 친구들에게 해설위원이 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물어본 적이 있어요. 발성을 키우기 위해 학원을 다닌 친구도 있고, 축구에 대한 식견을 넓히기 위해 현장 방방곡곡을 돌아다닌 친구도 있고, 다양한 노력을 해왔더라고요. ‘이러한 노력을 해야지만 어린 나이에 해설위원으로 역할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비선수 출신이라고 겁먹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선수 출신의 장점은 그라운드의 경험뿐이에요. 심지어 요즘은 축구를 깊게 파고드는 일반인이 많아져서, 축구에 대한 지식도 비선수 출신이 앞선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다른 모든 것은 동일 선상, 혹은 비선수 출신이 앞서 있을 수도 있다고 얘기해도 무방해요.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하세요!
-오늘 인터뷰 정말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여러분들이 가지고 있는 꿈은 정말 소중한 거예요. 시행착오가 분명 있겠지만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끊임없이 도전하셨으면 합니다. 남들보다 치열하게, 꾸준히 정진한다면 언젠가 자신이 목표한 바에 도달할 수 있을 거예요.
아, 마지막으로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여유를 갖추는 것도 필요해요. 목표한 바가 아니더라도,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가는 여러분들을 원하는 곳은 많을 거예요. 그게 종착지를 향한 이정표의 역할을 할 수도 있죠. 저처럼 돌아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니까요!

콘텐츠 제작='IF 기자단' 3-4기
글=최진영, 이주엽, 송청용
사진=이주엽
현장 취재=박선웅, 정광윤, 김주혁
자료조사=박정영, 홍승완, 박선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