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포투=정지훈(하노이)]
FC서울의 유니폼을 입은 지 아직 한 달도 되지 않았지만, 이미 충성심은 한도초과다. 베테랑 센터백 이한도가 상암에서 뛰는 것에 대한 설렘을 전하면서 김기동 감독과 우승 트로피를 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전했다.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FC서울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1차 동계 전지훈련을 마쳤다. 이번 1차 훈련은 지난 1월 5일부터 약 2주간 진행됐고, 강도 높은 체력 훈련과 전술 훈련을 병행했다. 특히 주닝요 피지컬 코치를 중심으로 한 고강도의 ‘파워 프로그램’을 실시하며 선수단의 체력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했고, 선수단 내에서는 “정말 힘들다”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이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재미있다”고 답한 선수가 있다. 바로 베테랑 수비수 이한도다. 하노이 훈련장에서 <포포투>와 만난 이한도는 “훈련은 정말 힘들지만, 진짜 재미있기도 하다. 확실히 선수들의 퀄리티도 좋고, 훈련 프로그램도 좋다. 그래서 더 재미있다. 감독님께서 지금 시기를 중요하게 생각하시기 때문에 부상 없이 잘 따라가고 있다”며 웃었다.
김기동의 서울은 2025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국가대표 측면 수비수 김진수를 비롯해 국가대표 윙어 문선민, K리그 대표 멀티 플레이어 정승원 등이 영입되면서 선수단을 확실히 보강했다. 여기에 베테랑 수비수 이한도까지 합류하면서 공수 모두 완성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벌써부터 서울에 대한 충성심은 한도초과다. 이한도는 “개인적인 목표는 부상 없이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다. 최대한 경기를 많이 뛰고 싶다. 감독님이 우승을 목표로 설정하셨는데, 저 역시도 우승을 목표로 해야 거기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께서 작년에 우리 안방에서 남들이 코리아컵 결승전을 한 것이 자존심이 상하신다고 했다. 올해는 리그든, 컵이든 우승에 대한 마음들을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저 역시 팀에 도움이 되고 싶고, 감독님과 우승을 함께 하고 싶다”며 우승에 대한 열망을 전했다.

[FC서울 수비수 이한도 인터뷰]
-오피셜 사진을 서울역에서 찍고, 곧바로 전지훈련에 합류했다. 적응은 잘하고 있는가?
급하게 결정된 부분이 있어서 정신이 많이 없었지만, 지금은 그래도 잘 적응하고 있다. 오피셜 사진을 서울역에서 찍었다. FC서울에 왔으니, 서울역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사진 찍는 것을 잘 하지는 못한다.(웃음) 참고 찍었는데, 잘 나왔는지는 모르겠다. 사진 찍는데, 서울역에 계신 분들이 뭐하는지 궁금하셨던 것 같다. 유심히 지켜보셔서 더 어려웠던 것 같다.(웃음)
-부산에 계속 있었다면 주전으로 계속 뛰었을 텐데, 서울에 와서는 치열한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서울 이적을 결심한 이유는?
말씀하신 것처럼 부산에 계속 있었다면 적응 문제도 없고, 경기를 뛸 가능성이 더 높았을 것이다. 하지만 축구 선수의 커리어가 절대 길지 않다. 좋은 기회가 왔을 때, 꼭 도전해보고 싶었다. K리그1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부산이 승격을 했다면, 고민이 크지 않았을 텐데, 계속 2부에서 뛰다보니 조금은 지친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 부산에서 계속 승격을 하지 못하다보니 부산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었고, 마음의 짐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러던 중에 서울에서 좋은 제안을 주셨다.

-서울로 이적을 하면서 김기동 감독의 지도를 받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인연이 있었는가?
대학교 때, 올림픽 대표팀에 갔었는데 그때 코치로 계셨다. 그때는 제가 공격수로 뛰던 시절이었다. 이후 종종 인사도 드렸는데, 이렇게 불러주셔서 감사했다. 특별하게 전화 통화를 하지는 않았다. 김기동 감독님은 K리그 최고의 명장이시다. 꼭 배워보고 싶었고, 팀도 K리그 최고의 팀이었기 때문에 크게 고민하지는 않았다. 결정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서울에 와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농담으로 ‘원톱’이 없다고 이야기를 하시더라. 예전 제 포지션을 기억하시고, 농담을 하신 것 같다. 확실히 섬세하시고, 디테일이 있으시다.
-김기동 감독이 요구하는 부분은?
아무래도 제가 경험이 많다 보니, 운동장 안과 밖에서 솔선수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감독님은 솔직하신 분이시다. 돌려서 말하기 보다는 필요한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해주신다. 진정성이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믿고 따르는 것 같다. 수비수들한테는 포지셔닝에 대해 설명해주시고, 볼을 잡았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씀해주셨다. 이행하려고 노력 중이다. 감독님께서 항상 좋게 말씀해주시고, 분위기를 만들어주시기 때문에 선수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
-김주성과 야잔이라는 좋은 센터백이 있다. 경쟁에 대한 생각은?
전북 현대에서 데뷔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주전으로 뛰었던 것 같다. 이번에 서울에 오면서 느낀 것은 제가 경험했던 센터백 라인 중에서 가장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성이, 야잔, 성훈이 모두 좋은 센터백들이다. 주성이와 야잔은 각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이다. 제가 나이는 많지만,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빨리 녹아들어서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다. 경쟁을 당연히 해야겠지만, 일단은 서울이라는 팀에 빨리 녹아들고 싶은 마음뿐이고, 훈련하면서 재미있게 하고 있다. 주성이와 훈련을 하면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긍정적으로 잘 가고 있는 것 같다.
-부산에서 함께 했던 최준과 절친한 사이다. 룸메이트이기도 한데, 다시 만나니 어떤가?
오늘도 같이 샤워하면서 말했는데, 정말 신기했다. 부산에서도 룸메이트였다. 여기가 서울인가, 부산인가. 신기해하면서 지내고 있다. 준이가 서울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많이 도와주고 있다. 준이가 서울로 간다고 했을 때, 충분히 경쟁력이 있고 국가대표까지 갈 수 있는 선수라고 이야기를 해줬다. 결과적으로 그렇게 돼서 너무 뿌듯했고, 준이가 서울에서 첫 경기를 뛸 때, 제 가슴이 뛰기도 했다. 가족 같은 마음이었다. 실수하지 말고, 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보란 듯이 잘하고 있어서 기뻤다. 한 단계도 아니고, 세 단계 정도는 업그레이드된 것 같다. 저도 준이처럼 적응을 잘하고 싶다. 선발이든, 교체든, 제 위치에서 열심히 한다면 서울 팬들에게 준이처럼 사랑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기회를 받기 위해 준비를 잘하고 싶다.
-서울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은?
팀에 희생하는 선수이고 싶다. 힘든 일은 제가 다해도 된다. 제가 가진 것을 보여주고, 희생한다면 잘 봐주실 것 같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드리고 싶다. 광주, 수원, 부산을 거치면서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아서 정말 감사했다. 제가 팀을 위해 희생했던 부분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부산 팬들이 응원을 정말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저는 주인공이 되고 싶은 마음은 없고, 제 위치에서 열심히 하고 싶다. 이한도라는 선수가 최선을 다하는 선수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FFT: 전북, 수원, 서울을 모두 거친 5명의 선수 중 한 명이다) 하나의 스토리라고 생각한다. 나중에 은퇴한다면 재미있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서울이 작년에 홈 50만 관중을 달성했다. 상암에서 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제가 프로 10년차다. 9년 동안 늘 원정으로만 서울에 왔다. 확실히 분위기가 다른 것 같다. 압도되는 느낌이 있다. 처음 인터뷰를 할 때도, 상암이 내 홈구장이라는 것이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상암에서 계약을 하고, 현재 서울에 소속돼 있음에도 여전히 실감이 되지는 않는다. 솔직히 너무 기대가 되고, 팬들의 함성소리를 빨리 느껴보고 싶다. 사실 제가 상암으로 원정을 와서 이겼던 기억이 별로 없다. 수원에서도 그랬고, 광주에서도 그랬다. 압도되는 뭔가가 있다. 팬들의 응원 소리 덕분에 힘들더라도 더 뛰는 것 같다. 빨리 상암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다.
-서울에는 기성용, 김진수, 린가드 등 경험 많은 선수들이 있다. 같이 해보면서 느낀 점은?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들이라 실력적으로 너무 뛰어난 형들이다. 그 형들을 보면서 팀에 대한 걱정이 없어졌다. 저의 역할은 어린 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분위기를 좋게 만들고, 솔선수범해야 한다. 린가드가 주장인데, TV로 봤을 때는 그 선수의 특별함이 잘 전해지지 않는 것 같다. 같이 해보면 확실히 다르고, 특별하다는 것을 느낀다. 확실히 퀄리티가 다르다. 괜히 프리미어리그 출신이 아니고, 잉글랜드 국가대표가 아니다. 훈련에 임하는 태도도 좋다. 옆에서 많이 배우고 있다. 성용이형은 레전드다. 형이 열심히 뛰는데, 후배들이 열심히 뛰지 않을 수 없다. 그냥 존재만으로 힘이 난다.
-베트남 1차 훈련이 힘들었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1차 훈련을 마친 소감은?
솔직히 다르긴 하다. 모든 전지훈련이 힘들지만, 조금 색다른 면도 있어서 재미있게 잘 적응했던 것 같다. 감독님께서 ‘힘드냐’라고 물어보시기에 ‘제일 힘든데, 제일 재미있다’고 답했다. 훈련은 정말 힘들지만, 진짜 재미있기도 하다. 확실히 선수들의 퀄리티도 좋고, 훈련 프로그램도 좋다. 그래서 더 재미있다. 감독님께서 지금 시기를 중요하게 생각하시기 때문에 부상 없이 잘 따라가고 있다. 감독님을 믿고 따라간다면 저도 준이처럼 국가대표가 될 수 있지 않을까?(웃음) 그냥 기대가 된다.
-서울이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목표는?
개인적인 목표는 부상 없이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다. 최대한 경기를 많이 뛰고 싶다. 감독님이 우승을 목표로 설정하셨는데, 저 역시도 우승을 목표로 해야 거기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께서 작년에 우리 안방에서 남들이 코리아컵 결승전을 한 것이 자존심이 상하신다고 했다. 올해는 리그든, 컵이든 우승에 대한 마음들을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저 역시 팀에 도움이 되고 싶고, 감독님과 우승을 함께 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