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포투=김아인]
체코축구협회가 월드컵 본선 직행에 실패하면서 팬들을 무시한 국가대표팀에 징계를 내렸다.
체코는 18일 오전 4시 45분(한국시간) 체코 올로모우츠에 위치한 안드루프 스타디온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L조 10차전에서 지브롤터에 6-0 대승을 거뒀다. 체코는 조 2위에 올라 플레이오프(PO) 진출권을 얻었다.
체코는 2006 독일 월드컵 이후 월드컵 본선 진출 경험이 없다. 이 경기 전 이미 다음 월드컵 본선 다이렉트 진출은 무산된 상황이었다. L조에 속해 크로아티아, 페로 제도, 몬테네그로, 지브롤터와 경쟁했다. 하지만 예선 기간 내내 부진한 경기력이 계속됐다. 지난 달에는 FIFA 랭킹 127위 페로 제도에 충격패를 당하면서 이반 하셰크 감독을 경질하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그를 보좌하던 야로슬라프 쾨스틀 임시 감독 체제에서 남은 경기를 치렀다. 산마리노와의 친선 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두고 지브롤터전 대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강력 1위 후보였던 크로아티아에 밀려 2위에 만족해야 했고, 5승 1무 2패로 예선을 마무리하면서 PO로 향하게 됐다.
경기 후 논란이 발생했다. 미국 '폭스 스포츠'는 19일 “선수단은 그동안 경기력에 불만을 품고 비판을 이어온 열성 팬들에게 경기 후 인사를 하지 않았다. 경기가 열리는 동안 서포터들은 경기 내내 '체코를 위해 싸워라'를 반복적으로 외쳤다”고 보도했다. 대표팀과 팬들이 갈등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
결국 체코축구협회가 사과했다. 협회는 공식 성명을 통해 “팬들은 최근 경기들의 실망스러운 퍼포먼스에 대해 불만을 표현할 권리가 충분하다. 선수들의 반응은 오히려 그 반대였어야 한다. 적극적으로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칼을 빼들었다. 협회는 선수들이 이번 경기에서 받을 예정이던 보너스 전액을 취소하고 이를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또 토마시 소우체크의 주장 완장을 다음 경기에서 박탈하겠다고도 밝혔다.
체코축구협회는 최근 위르겐 클린스만과 연결되는 중이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마친 뒤 한국 대표팀에 부임한 클린스만은 수많은 논란을 양산하며 한국 축구 역대 최악의 감독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지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성적 부진의 책임으로 결국 경질당했다. 한동안 무직 신세로 지내는 중인 그는 최근 체코 대표팀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현지에서는 우려의 시선이 더 큰 것으로 전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