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 'IF'의 사전적인 의미는 '만약에 ~라면'이다. <IF 기자단>은 '만약에 내가 축구 기자가 된다면'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누구나 축구 전문 기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됐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수를 발행하고 있는 'No.1' 축구 전문지 '포포투'와 함께 하는 <IF 기자단>은 K리그부터 PL, 라리가 등 다양한 축구 소식을 함께 한다. 기대해주시라! [편집자주]

“우리는 왕이야! 왕권에 도전하는 애들 어떻게 하자고 그랬어!” 힘을 잃어가는 울산에 돌아온 ‘바람의 파이터’ 김판곤 감독은 곧바로 왕권 강화를 선언하며 울산 왕조 건설에 야망을 드러냈다. 그렇게 김판곤 감독 아래 울산은 더 거센 푸른 파도를 몰아치며 성남, 전북에 이어 역대 3번째 3연패를 기록한 팀이 되었다. 강원이 K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기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새롭게 탄생한 울산 왕조 앞에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시즌 전부터 우려된 스쿼드의 노쇠화는 ‘늙은 호랑이’라는 오명을 쓰기엔 충분했다. 김판곤 감독의 지휘 아래 리그는 챔피언의 모습을 보여주며 우승을 공고히 했지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 6경기 단 1승에 그치며 아무런 힘을 쓰지 못했다. 또한, 포항과의 코리아컵 결승전에서 전반전까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포항의 희망을 꺾을 것처럼 보였지만, 후반전부터 포항의 높은 에너지 레벨에 헤매며 역전을 허용했고 시즌 더블 달성에 실패했다.

이처럼 2024시즌의 울산은 세대교체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만든 시즌이었다. 울산을 상대한 팀들은 울산의 노쇠화를 집중적으로 노리며 경기에 임했지만, 우승을 경험한 선수단답게 이를 잘 대처해내며 다른 팀들의 도전을 격파하였다. 하지만 매 경기 후반 20분부터 급격히 떨어지는 체력과 수비 집중력은 더 이상 뒤로 미룰 수 없는 문제였다. 김판곤 감독은 노쇠화 문제에 대해 선수들의 높은 경험이라고 포장했지만, ACLE와 코리아컵의 성적표를 보고 반드시 세대교체라는 선택을 해야했다.

울산이 3연패를 달성한 사이 서울과 전북, 대전 등 여러 팀은 지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더 높은 순위를 위해, 우승을 향해 빠르게 움직였다. 대전은 대대적인 영입을 감행했고 전북은 포옛 감독을 데려왔으며 서울은 김진수, 문선민, 정승원 등 핵심 자원들을 영입하며 윈나우 노선을 취했다. 이렇게 경쟁팀들이 다음 시즌을 준비할 때 모든 시선은 울산의 행보에 집중되었다. 김판곤 감독의 중도부임과 선수단의 노쇠화 등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3연패를 달성했고 이를 넘어 4연패를 위해 어떻게 준비되고 있는지 말이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울산이 4연패를 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 ‘젊은 호랑이’, 세대교체에 성공하다

 

2025시즌을 앞두고 울산의 최우선 과제는 젊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해 세대교체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었다. 즉, ‘늙은 호랑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젊은 호랑이’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특히 김판곤 감독의 전술 특성상 압박과 기동력을 우선시하면서 빠르고 많이 뛸 수 있는 선수들이 반드시 필요했다. 그렇기에 울산은 시즌 종료 이후 이적 시장에 빠르게 뛰어들어야 했다. 만약 늦게 뛰어든다면 대전과 서울 등 다른 팀들에게 선수들을 선점당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려와 달리 울산은 빠르게 이적 시장에 뛰어들며 젊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했으며 그중 세대교체가 가장 시급했던 수비진의 연령대를 낮추는 데 성공하였다. 지난 시즌 1989, 1990년생으로만 구성되었던 센터백 라인이었지만, 이재익, 서명관이 합류하면서 센터백의 연령대를 확실히 낮췄다.

특히 서명관의 영입은 울산의 넓은 뒤 공간을 커버할 수 있는 최적의 자원을 영입한 것이었다. 지난 시즌 김영권의 파트너로 출전해온 김기희, 임종은이 느린 속도로 인해 뒤 공간을 커버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명관의 합류는 울산이 효과적으로 전방압박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였다. 또한, 이재익의 영입으로 김영권의 잠재적 대체자를 구하면서 향후 울산의 미래를 도모할 수 있었다.

그리고 풀백에서도 박민서, 윤재석, 윤종규라는 젊은 선수들뿐만 아니라 강상우라는 수위급 자원도 영입되며 수비진의 세대교체와 더불어 퀄리티까지 높이게 되었다. 여기에 이진현, 이희균, 허율 등 중원과 공격진에도 젊은 선수들이 합류하면서 김판곤 감독이 추구하는 강한 전방압박과 높은 기동력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대대적인 영입으로 세대교체를 감행한 울산은 트랜스퍼마켓 기준 30.3세에서 26.9세로 낮출 수 있었다.

지난 시즌 울산의 꼬리표로 따라다니던 ‘노쇠화’를 해결하면서 김판곤 감독의 축구가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초석을 마련하게 되었다. 김판곤 감독은 지난 시즌 중도부임 하면서 원하는 축구를 펼칠 수 없었지만, 겨울 이적 시장과 프리시즌을 통해 선수단의 세대교체와 김판곤 감독의 축구를 이식시킬 수 있는 시간을 부여받았다. 젊어진 선수단과 빠르고 많이 뛰는 김판곤 감독의 축구가 만나며 4연패에 도전할 수 있게 되었다.

# 우승에 대한 경험은 돈으로 살 수 없다

 

울산이 세대교체를 감행하며 4연패 향한 도전을 선언하면서 이에 반기를 든 대표적인 팀은 서울이다. 지난 시즌 김기동 감독의 지휘 아래 파이널A에 진출한 서울은 이번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김진수, 문선민, 정승원 등 K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을 영입하며 우승을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즉, 젊은 선수들을 영입하며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잡으려는 울산과 달리 서울은 이번 시즌 우승에만 초점을 둔 윈나우 노선을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투자를 감행한 서울이 갖지 못한 것은 우승을 경험한 선수단인 것이다. 김진수와 문선민이 우승 경험이 있지만, 김주성, 최준 등 아직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반면 울산은 세대교체를 감행했지만, 조현우, 김영권, 이청용 등 베테랑들이 팀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엄원상, 루빅손 등 최근 우승을 경험한 선수들이 팀의 중심에 지키고 있다.

김기동 감독의 코리아컵 우승과 ACLE 결승에 진출한 경험, 전술 능력은 K리그 최고의 감독이지만, 이를 수행하는 선수들의 역량이 중요하다. 서울 역시 좋은 스쿼드를 구성했지만, 중요한 경기와 시즌 후반부에서 우승 경험 여부가 리그 우승을 판가름할 수 있다. 여기서 우승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과 젊은 선수들이 가세한 울산이 서울에 비해 유리한 점을 지니고 있다.

# 실망스러운 ACLE와 개막전, 빠른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

 

이적 시장을 활발히 보내며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뤘고 연습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등 프리시즌의 울산은 다음 시즌과 4연패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하지만 최근 부리람 유나이티드에게 패배하면서 ACLE 16강 진출에 실패하였고 안양과의 개막전 역시 패배하면서 기대감이 의문으로 바뀌었다. 또한, 조현우가 부상으로 3개월 이상 이탈이 확정되며 악재가 더해졌다.

울산의 4연패 가능성에 대해 겨울 이적 시장과 프리시즌의 결과를 두고 평가할 수 밖에 없기에 전술적인 부분을 다루기 어렵지만, ACLE에서의 행보와 개막전에서의 아쉬움이 이어진다면 프리시즌의 좋은 결과와 세대교체를 성공적으로 이뤘음에도 우려가 이어질 수 밖에 없다.

K리그1 1라운드가 끝난 시점 4연패 도전을 선언한 울산과 우승 열망을 드러낸 서울이 동시에 패배하고 상위권 경쟁을 예고한 전북과 대전이 승리를 거두면서 초반 예상과 다른 출발로 이어졌다. 노쇠화된 스쿼드 문제점을 해결하고 젊어진 울산이지만, 실망스러운 시즌 출발이 되었다.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고행길이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젊어진 울산이 어떻게 시즌을 헤쳐나갈지 지켜보는 것도 좋은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글='IF 기자단' 4기 정광윤

저작권자 © 포포투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