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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하게 전진하라, 하나 되어 나아가라.’ 대전하나시티즌 홈경기에 선수 입장시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다. 대전은 K리그1 잔류라는 목표를 위해 대담하게 전진했고, 하나 되어 나아갔다.
대전의 2024시즌 목표는 높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을 목표로 잡았다. 하지만 목표가 무색하게 현실은 달랐다. 시즌 초 리그 2승 5무 6패를 기록했다. 이민성 감독은 성적 부진과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
대전은 후임자로 황선홍 감독을 선택했다. 선임 당시 팬들의 많은 우려를 샀다. 황 감독은 4년 전 성적 부진으로 대전을 떠났고, 특히 40년 만의 올림픽 진출 실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시 대전은 리그 최하위에 위치해 있었다.
모두가 지도자로서의 커리어가 끝났다고 생각했던 황선홍 감독이었다. 하지만 최하위였던 대전을 이끌고 잔류를 성공시켰다. 또한, 팬들은 부임 초기 부정적인 반응을 거두고 황 감독을 신뢰하고 응원하기 시작했다. 잔류를 확정한 날, 팬들은 연신 ‘황선홍’을 외쳤다.
황선홍 감독에 대한 야유를 응원으로 바꾸고, 최하위였던 대전이 반등과 잔류에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
# ‘대담하게 전진하라’, 수비 조직력을 바탕으로 제로톱을 앞세운 강력한 전방 압박 전술

황선홍 감독은 부임 초반 기존의 3백 전술을 이어왔다. 아쉬운 공수 간격과 중원을 버리는 모습, 좋지않은 조직력으로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A매치 휴식기동안 4백으로 전환하여 수비 안정화와 공수 간격을 유지하며 이루어지는 강력한 전방 압박 전술을 이식했다. 그 결과 두드러진 활약을 펼쳐 반등에 성공했고, 파이널B에서 무패를 기록하며 잔류에 성공했다.
전방 압박 전술의 중심에는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대전으로 다시 돌아온 ‘낭만’ 마사가 있었다. 4-4-2 포메이션의 제로톱으로 마사와 김준범을 활용했다. 마사와 김준범은 측면 미드필더와 같이 4명이 전방에 위치하여 쉴 새 없이 압박을 하며 상대를 제압했다. 강한 전방 압박과 유기적인 패스를 활용한 빠른 역습을 통해 경기의 주도권을 잡으며 경기력과 결과를 모두 챙겼다.
이렇게 전방에서 4명의 선수가 쉴 새 없이 압박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후방을 지키는 이순민의 역할이 컸다. 이순민은 대전 이적 당시 국가대표에 차출됐고, 바로 주장을 맡으며 많은 기대를 모았다. 시즌 초 대전에서 이순민의 모습은 기대와 달리 아쉬움을 보여줬다. 부상과 부진으로 주장 완장을 주세종에게 넘겨줬다. 투지 넘치는 수비는 완전히 사라지고 단순히 많이 뛰어다니는 선수로 전락했다.
그러나 여름이적시장에서 밥신을 영입해 파트너로 기용하며 이순민의 폼은 완전히 살아났다. 밥신이 대전 빌드업의 시발점 역할을 하고 이순민은 특유의 적극성과 활동량으로 전 지역을 수비했다. 밥신과 이순민의 조합이 중원을 장악하며 1선에서 걱정 없이 전방 압박을 펼쳤다. 그 결과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전방 압박 전술을 통해 대전은 반등에 성공했고, 끝내 잔류를 확정할 수 있었다.
# ‘하나되어 나아가라’, 대전을 ‘원팀’으로 만든 베테랑의 품격

“현재 새로운 선수들이 많은 경기에 나서고 있다. 주세종, 오재석 같은 베테랑들이 경기에 참여 못하는 상황 속에서 팀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난 28라운드 김천(2-2무)과의 경기 전 황선홍 감독의 이야기다.
대전은 단단한 팀이 되어 잔류에 성공했다. 감독의 전술, 선수의 활약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베테랑들이 분위기를 잘 만들었다. 오재석, 주세종, 이창근, 이순민 등 베테랑들의 노력과 헌신을 통해 ‘원팀’으로 만들었다.
대전은 여름이적시장에 폭풍영입을 하며 K리그 내에서 가장 방대한 스쿼드를 구축했다. 그러면서 경기에 뛰지 못하는 선수, 명단에 들지 못하는 선수들이 늘었다. ‘베테랑’ 오재석과 주세종도 피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둘은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줬다. 경기에 나서는 선수,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 모두 하나로 만들었다.
‘원팀’의 분위기가 형성된 대전은 단단한 팀이 되었다. 한 번의 위기가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이 부진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어려운 순간 긍정적 에너지와 카리스마를 통해 팀을 하나로 만들며 베테랑으로서 선수들의 귀감이 됐다. 끝내 반등과 함께 잔류까지 성공했다.

글=‘IF 기자단’ 4기 김도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