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포투=이하림(목동)]
벌써 12년. 이제 K리그를 대표하는 외국인 선수가 된 오스마르가 서울 이랜드의 승격을 위해 3가지를 강조했다.
서울 이랜드FC는 23일 오후 2시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39라운드에서 안산 그리너스를 6-0으로 격파했다. 대승을 거둔 서울 이랜드는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오스마르는 2024년 서울 이랜드에 합류하며 팀에 큰 기여를 했다. 그로써 K리그 서울 팀을 모두 경험한 유일한 외국인 선수가 됐다. 국적을 불문하고 한 리그에서 12년이라는 시간을 보낸 선수에게 리그 베테랑 수식어를 주는 것은 마땅하다. 베테랑으로 팀의 중심을 잡고 있는 그는 승격의 중요함,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안다.
서울 이랜드는 이번 안산전에서 팀 최다 득점, 팀 최다 승리라는 기록을 얻었다. 심지어 선발 출장한 센터백 김오규, 오스마르, 김하준 세 명의 선수가 모두 득점을 기록했다. 한 경기에서 한 센터백의 골이 나오는 것도 쉽지 않은데, 세 선수가 각자 한 골씩을 기록했다.
특히 오스마르는 이날 주장 김오규의 득점에 큰 도움을 올렸다. 패널티 박스 안에 있는 김오규에게 일명 '택배 크로스'를 올렸다. 센터백도 이렇게 날카로운 크로스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오스마르다. 이에 김오규는 "오스마르가 날 봤다고 믿고싶다"라며 강한 신뢰를 전하기도 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오스마르는 “오늘 경기 예상치 못하게 크게 이겨서 기뻤다. 오늘 들어가기 전에 경기를 이기는 거에 집중을 하기로 했는데 막상 이기면서 점수를 더 내다보니까 생각보다 잘 돼서 더 많은 골을 노린 것 같다. 결국 시즌 초부터 원했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어서 많이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서울 이랜드FC 수비수 오스마르 인터뷰]
-경기 승리 소감
오늘 경기 예상치 못하게 크게 이겨서 기뻤다. 오늘 들어가기 전에 경기를 이기는 거에 집중을 하기로 했는데 막상 이기면서 점수를 더 내다보니까 생각보다 잘 돼서 더 많은 골을 노린 것 같다. 결국 시즌 초부터 원했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어서 많이 기쁘다.
-구단 역대 최다 득점 승리다, 근데 센터백들이 세 골을 다 넣는 재밌는 장면도 나왔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보면 다 중요한 득점들이었던 것 같은 게 수비수들이지만 우리가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팀에 도움을 주고 관여를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 같다. 사실 공격수들에게 골뿐만 아니라 수비적으로도 도움을 주고 그 역할을 해달라고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지 않겠나. 그래서 아주 중요한 득점들이었다고 생각한다.
-좋은 크로스로 김오규의 골을 도왔다. 포옹 세리머니를 했는데,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았는가?
일단 공을 받았을 때 시간적인 여유도 있고 공간도 있어서 상대가 가장 어려운 크로스를 올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박스에 누가 있는지 정확하게 몰랐지만 크로스를 올리고 받은 선수가 김오규 선수인 걸 보자마자 골인 걸 직감했다. 그래서 골이 들어가기도 전에 세리머니를 한 것 같다. 아무래도 다른 선수보다도 김오규 선수에게 어시스트를 할 수 있어서 많이 기뻤다. 왜냐하면 김오규 선수는 같은 커리어의 시기에 있으면서 많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김오규 선수가 골을 넣어서 더 벅차오르고 기뻤다.
-김오규도 비슷한 시기에 함께 2년째 하면서 고마운 것이 많다고 같은 말을 했다. 김오규 선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아마 골을 넣지 못했다면 이런 얘기를 하지 못했을 정도로 특별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수비할 때뿐만 아니라 경기 중 모든 상황에서 최대한 서로를 돕고 서로한테 이제 도움이 되려고 각자 생각을 하고 움직인다. 평소에도 서로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경기장 내에서도, 경기 내내 그러려고 한다. 그래서 오늘은 특히 내가 직접 크로스를 올려서 도움까지 했기 때문에 더 각별한 골이고, 특별한 득점이자 특별한 하루인 것 같다.
-이번 승리로 10경기 무패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 사실 2로빈 때는 좀 좋지 않았다. 근데 3로빈 들어서 너무 좋아졌는데 베테랑으로 분위기를 어떻게 잡았는가? 상승세의 비결을 알려준다면?
아무래도 안 좋은 상황에 있었을 때 우리가 흐름을 못 잡고 있다는 거를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했던 것 같다. 말로 바꿔야 한다. 우리 이렇게 흐름 타야 한다. 우리 이제 더 잘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말은 할 수 있지만 사실 말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래서 직접 행동할 필요가 있었고 김오규 선수라든지 나부터 최대한 그런 모습을 보이려고 많이 노력했다.
베테랑 형들이 먼저 싸우려고 하고 타협할 수 없는 것들에서는 타협하지 않고, 기본기는 최대한 잡으면서 그다음에 스텝을 밟는다던가 하는 것들을 보고 어린 선수들이 배운 것 같다. 그래서 안 좋았던 시점에 코치님들도 선수들도 다시 기본부터 다져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천천히 흐름도 타고 자신감도 기른 것 같다.
정규시즌이 마무리 됐다. 이제 모든 경기들이 끝나고 시즌 리뷰를 하면서 우리가 흐름을 잘 타기는 했지만 어려운 순간이 없었다면 더 높은 곳에 갈 수 있지 않았을까 얘기하고 이런 식으로 좋았던 모습, 놓친 부분들 분석을 하면서 다음 시즌을 준비 해야 할 것 같다.
-K리그 승격 과정에서 K리그2 팀이 막판의 분위기로 살아나서 승강 플레이오프 거쳐서 승격하는 경우가 많고 김도균 감독도 승강PO를 다시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베테랑으로 그런 목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린 선수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은가?
일단 개인적으로 너무 앞서보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당장 오늘 해야 할 것, 내일 우리가 직면한 과제들 그것들부터 먼저 해결을 하고 싶다. 우리가 굉장히 좋은 흐름을 타고 있고 어떻게 보면 많은 경기를 이겨서 플레이오프까지 오긴 했다. 하지만 우리가 이전에 했던 경기들이 바로 승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당장 눈앞에 놓인 과제들, 매일 매일의 훈련 그 다음 경기 앞으로 직면해야 할 경기를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다음 미팅 때 영상을 보면서 우리가 정말 간절히 뛰었고 열정적으로 뛰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좋지만 그것을 보는게 승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나. 성남이라고 해서 사실 쉬운 상대도 아니고 성남을 이겨도 다음 부천이라든지 다음 1부 리그 팀들도 결코 만만한 팀들이 아니다. 그래서 작년에 승강 플레이오프를 경험했던 게 그런 부분에 있어서 어떻게 해야할지 보여줄 수 있는 도움이 될 것 같다.
-워낙 K리그1에서 경험도 많고 또 승강 플레이오프를 한번 경험했는데 이런 플레이오프 과정은 뭐가 가장 중요한지?
가장 먼저는 자신감이 중요한 것 같다. 선수들이 이런 자리에 오면 좀 더 복잡하게 생각하고 실수를 염두에 두는데 일단 우리가 좋은 선수이고, 좋은 선수단을 가졌고, 강한 팀이라는 거에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이런 단계까지 오면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한 부류는 실수하면 어떡하지, 상대가 너무 강하니까 좀 소극적으로 해야겠다는 부류가 있고 반면에 또 다른 부류는 이럴 때 좀 자신감 있게 뭐라도 보여줘야겠다, 뭔가 팀에 도움을 주고 이렇게 해봐야겠다 이런 식으로 좀 한 단계 스텝업 하는 선수들이 있다. 우리 팀이 작년에 전북이라는 강한 상대가 있었지만 할 수 있다, 우리가 잘하는 거, 우리가 좋아하는 플레이 보여주자고 마음을 먹었었다. 올해도 그런 식으로 마음을 먹으면 좋겠다.
두 번째는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많이 중요한 것 같다. 자신감 넘치는 것 좋지만 좋은 판단을 내려야 할 때는 머리는 차갑게, 이런 식으로 해서 실수는 줄이고 해야할 플레이는 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는 간절한 모습을 보이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 오늘 경기에서 있었던 한 장면을 예시로 들고 싶다. 중간에 김오규 선수가 상대 역습을 끊으면서 경고를 받는 장면이 있었다. 나중에 그 영상을 한번 보면 김오규 선수뿐만 아니라 나머지 9명의 선수가 다 같이 수비로 돌아가기 위해 정말 간절히 목숨을 걸고 열심히 뛰어 들어온다. 선수들이 그 장면을 반드시 잊지 않고 그런 간절함으로 앞으로 남은 경기들 나아갔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