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박진우(대전)]

손흥민 프리킥 한 방이 홍명보 감독을 살렸다. 이제는 ‘플랜A’를 명확히 설정해야 할 때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4일 오후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볼리비아에 2-0으로 승리했다. 이후 한국은 1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나를 상대한다.

홍명보 감독의 최대 목표는 ‘포트2 사수’였다. 한국은 1593.92점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에 위치해 있다. 포트2 배정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23위, 24위를 아슬아슬하게 걸치는 것. 11월 A매치 결과가 FIFA 랭킹 산출과 직결되기에, 포트2 사수를 위해서는 볼리비아전, 가나전 성적이 중요했다.

“결과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던 홍명보 감독. 볼리비아전을 앞두고 지난 7월부터 사용했던 3백이 아닌, 월드컵 예선 내내 활용했던 4백을 꺼내 들었다. 선수들에게 친숙한 전술을 활용, 안정적으로 승리를 잡겠다는 심산이었다. 

최전방 손흥민을 필두로 황희찬, 이재성, 이강인을 공격으로 내세운 홍명보 감독. 만드는 과정은 좋았다. 황희찬이 좌측면에서 상대를 제치고, 공간으로 뛰어 들어가는 이재성에게 기회를 창출하는 장면이 많이 나왔다. 다만 마지막 컷백 크로스에서 손흥민, 이강인이 상대 밀집 수비에 막히며 기회는 번번이 무산됐다.

김민재, 김태현, 이명재, 김문환이 지킨 4백은 다소 불안했다. 하프 스페이스 진영에서 뚫고 들어오는 상대를 막지 못했고, 상대는 계속해서 한국 골문으로 위협적인 유효 슈팅을 연결했다. 김승규의 선방 혹은 공이 골대를 살짝 넘어가며 위기를 모면한 한국이었다.

홍명보 감독을 살린 건 손흥민이었다. 후반 12분 박스 바깥에서 황희찬이 프리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손흥민이 전매특허 ‘환상’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망을 갈랐다. 손흥민의 결승골로 기세가 살아난 한국은 후반 42분 조규성의 집념의 추가골까지 추가하며 2-0 승리로 경기를 매듭 지었다.

손흥민의 개인 능력이 없었다면 경기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다. 볼리비아 감독 또한 “손흥민의 프리킥 하나로 흐름이 바뀌었다”고 말할 정도. 물론 고전했던 경기력을 후반에 어떻게든 뒤집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다만 홍명보호는 최근 전반에 약한 모습을 계속해서 보이고 있었다. 

전반전에 못하다가 후반에 교체가 적중해 승리하는 식이다. 파라과이전에 이어, 볼리비아전까지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물론 교체 카드 활용이 적중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긴 하나, 선발 11명이 만드는 하모니를 손 볼 필요가 있다. 확실한 ‘플랜A’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3백에 이어 4백까지 경기력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황희찬, 이재성, 이강인이 받쳐주는 상황에서 손흥민을 살릴 방안이 필요하다. 이제 월드컵까지 약 반년 밖에 남지 않았다. 이제는 ‘플랜A’를 설정하고 그에 맞는 선수들로 합을 맞춰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