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포투=정지훈(천안)]
“진짜 마지막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후회 없이 뛰자는 생각을 했다.” 시즌 첫 출전한 베테랑 수비수 마상훈이 경기에 대한 소중함과 간절함을 전했다.
천안시티 FC는 1일 오후 7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14라운드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와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무승부로 인천은 8연승 행진이 마감됐고, 천안은 선두 인천을 상대로 귀중한 승점 1점을 획득했다.
경기 후 마상훈은 “김태완 감독님께서 훈련을 하면서 저를 부르셨고, ‘마지막이 될 수도 있으니 잘해라. 인천이라고 부담 갖는 거 아냐?’라고 농단반진담반으로 말씀해주셨다. 근데 저는 1부에서 인천과 경기도 많이 해봤기 때문에, 더 좋은 선수들과도 상대해봤다. 준비를 잘했을 때,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었기 때문에 준비를 잘 하자고만 생각했다. 크게 부담은 안 됐다. 준비한대로만 하자고 생각했다”며 소감을 밝혔다.
경기를 앞두고 두 팀의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홈팀 천안은 개막 후 1승 1무 11패로 최악의 부진에 빠져있었고, 원정팀 인천은 11승 1무 1패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특히 천안은 10경기 무승(1무 9패)으로 부진하고 있었고, 인천은 8연승의 거침없는 상승세를 타고 있었기 때문에 인천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랐다. 천안은 준프로 계약 후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우정연의 선제골로 앞서갔고, 이후 인천에 연달아 3골을 내줬지만 후반 막판 이정협이 두 골을 터뜨리면서 극적인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의 주인공은 이정협이었다. 후반에 교체 투입된 이정협은 결정적인 두 번의 헤더를 통해 2골을 폭발시켰고, ‘선두’ 인천의 발목을 잡았다. 이정협이 K리그에서 득점을 터뜨린 것은 강원 FC에서 활약하던 2023년 11월 25일 수원 FC전 이후 무려 554일 만이다.
친구 이정협의 득점포에 마상훈은 “(이)정협이와 훈련장에서 시간을 많이 보낸다. 팀에 비슷한 나이 대 선수들이 많고, 형들도 많다. 같이 밥도 먹으면서 축구 이야기를 많이 한다. 정협이가 골을 넣지 못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알고 있었고, 정협이 역시 제가 얼마나 간절하게 준비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또래 중에 못 뛰는 친구들도 있다. 모두가 준비가 돼있는 상황이다. 좋은 시너지를 내기 위해 베테랑들이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정협이가 골을 넣었을 때 살짝 눈물이 날 뻔했다. 제가 가장 먼저 달려가서 축하해줬다. 제 골 마냥 행복했다”며 밝게 웃었다.
마상훈은 지난 2024년, 군복무 시절 은사인 김태완 감독이 있는 천안에 입단하며 2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그러나 시즌 후반기에 부상을 당해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이번 시즌에는 동계 훈련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이번 시즌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다가, 이번 인천전이 첫 출전 기회였다.
이에 대해 마상훈은 “작년에 부상을 당한 이후로 계속 몸 상태가 안 좋았다. 올해는 조금씩 좋아지면서, 어렵게 출전 기회를 얻었다. 승리는 아니지만, 연패를 끊을 수 있어서 좋다. 나이도 있고, 부상을 당하면서 힘들었다. 진짜 마지막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후회 없이 뛰자는 생각을 했다. 감독님께서 선발로 나간다고 이야기를 해주신 이후부터 경기 준비만 생각했다. 훈련을 할 때부터 준비를 많이 했다”며 출전에 대한 간절함을 이야기했다.
이어 “자책골을 넣었지만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감독님은 정말 좋으신 분이다. 상무 때부터 함께 했었다. 제가 축구를 더 잘할 수 있게 만들어주신 분이다. 팀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했다. 감독님께서 불러주셔서 천안에 올 수 있었는데, 베테랑으로서 팀에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기회가 오면 잡을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했다. B팀에서 많이 뛰었는데, 코치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며 김태완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마상훈은 “팀이 실점이 많다. 좀 더 단단한 수비력을 보여줘야 한다. 수비진에 (이)웅희형도 있고, 어린 선수들도 있다. 훈련장에서 수비진들끼리 호흡을 잘 맞춰서 천안이 쉽게 지지 않은 팀이 되어야 한다”면서 “팀이 좋지 않은 상황인데, 응원을 해주셔서 감사하다. 1로빈이 안 좋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2로빈 때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 작년 후반기에 좋았던 모습을 다시 보여주고 싶다. 지금처럼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며 천안 팬들에게 응원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