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포투] 영상의 시대다. 그러나 순간을 포착하는 사진의 힘도 여전히 대단하다. 그래서 준비했다. 90분간의 축구 전쟁이 펼쳐지는 그라운드를 사진으로 담아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슈퍼스타들의 골 장면부터 비하인드 장면까지. 그라운드의 생생한 이야기를 '442.picture'를 통해 함께 한다[편집자주]
# scene1: 호날두vs펠릭스, ‘꿈의 극장’ OT에 온 것을 환영해!




한국시간으로 3월 16일 오전 5시.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에서 2021-2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이 열렸다. 지난 1차전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원정에서 1-1 무승부를 거뒀기 때문에 안방에서 승리를 거두면 8강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맨유는 자신감이 넘쳤다. ‘챔스의 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있기 때문이다. 호날두는 챔피언스리그 통산 최다 득점(140골)과 최다 출전(182경기) 기록하며 자타공인 ‘챔스의 신’이라 불리고 있었고, 무엇보다 아틀레티코를 상대로 36경기 25골 9도움으로 강한 모습을 보여와 기대감이 높았다. 호날두는 2차전을 앞두고 “왜 올드 트래포드가 꿈의 극장인지 보여주겠다”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아틀레티코에는 ‘제2의 호날두’ 주앙 펠릭스가 있었다. 포르투갈 최고의 신성으로 불리는 펠릭스가 앙투안 그리즈만과 함께 맨유의 골문을 겨냥했다. 여기에 코로나19에서 회복한 포르투갈 대표팀의 플레이 메이커 브루노 페르난데스까지 있었기에 포르투갈 출신들의 맞대결에 기대감이 높았다.
# scene2: 다소 관대한 심판 성향, 경기를 거칠게 만들다




심판의 성향은 축구에서 상당히 중요하다. 이번 경기의 주심은 상대적으로 관대했다. 경기 초반 파울에 가까운 태클이 나왔지만 그냥 넘어갔고, 이때부터 기준은 명확해졌다. 두 팀의 플레이는 거칠어졌고, 선수들은 거친 태클에 쓰러지기 일쑤였다.
이 과정에서 선제골이 나왔다. 전체적인 주도권은 맨유가 잡는 것처럼 보였지만 전반 41분 그리즈만의 크로스를 로디가 헤더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이전에 아틀레티코 선수가 맨유의 엘랑가를 상대로 태클을 시도했지만 그냥 경기가 진행됐고, 결국 득점으로 이어졌다.
맨유 선수들은 평정심을 잃기 시작했다. 호날두, 브루노, 매과이어 등 팀의 리더들이 주심의 판정에 항의하는 모습이 자주 나왔고, 전반전이 끝난 후에도 계속해서 항의가 이어졌다. 맨유 선수들은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고, 맨유 팬들도 심판 판정에 분노하기 시작했다.
# scene3: 랑닉의 극단적인 공격 전술, 그러나 뼈아픈 호날두의 침묵




아틀레티코는 특유의 질식 수비가 모처럼 성공했다. 최전방 공격수인 그리즈만도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며 맨유의 공세를 끊어냈고, 때로는 거친 몸싸움과 수비도 마다하지 않았다. 철저하게 맨유의 흐름을 끊는 수비를 펼쳤고, 영리하게 시간을 끌며 리드를 지켰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대응도 인상적이었다. 랄프 랑닉 감독이 후반에 극단적인 공격 전술을 펼치자 5-4-1 포메이션으로 전환해 질식 수비를 펼쳤고, 후반 막판 기동력이 떨어지자 콘도그비아까지 투입했다. 여기에 후반 추가시간에는 맨유의 흐름을 끊기 위해 두 장의 교체 카드를 의도적으로 사용했고, 영리하게 경기를 운영하며 승리를 따냈다.
호날두의 침묵이 뼈아팠다. 이날 호날두는 단 1개의 슈팅도 만들지 못했고, 키패스와 기회 창출은 전혀 없었다. 맨유는 11개의 슈팅에서 5개의 유효 슈팅을 기록했지만 ‘주포’ 호날두가 침묵하자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 scene4: 욕설, 야유, 물병 투척이 난무했던 올드 트래포드




경기가 끝나자 올드 트래포드에는 욕설, 야유, 물병 투척이 난무했다. 승장인 시메오네 감독은 경기 후 곧장 라커룸으로 뛰어 들어갔는데, 이때 맨유 홈팬들이 욕설과 함께 물병을 투척했다.
맨유 팬들의 불만은 심판 판정에 있었다. 선제골 과정에서 나온 엘랑가를 향한 태클이 파울이었다는 지적이었고, 이후에도 아틀레티코의 거친 수비에 파울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 불만의 중심이었다. 랑닉 감독 역시 공개적으로 심판 판정에 대해 불만을 표했고, 맨유 선수들도 경기 후 심판진을 따라다니며 불만을 제기했다.
결과적으로 승자는 아틀레티코였다. 챔스의 신 호날두도 어쩔 수 없는 패배였고, 맨유는 무관으로 시즌을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