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포투] 영상의 시대다. 그러나 순간을 포착하는 사진의 힘도 여전히 대단하다. 그래서 준비했다. 90분간의 축구 전쟁이 펼쳐지는 그라운드를 사진으로 담아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슈퍼스타들의 골 장면부터 비하인드 장면까지. 생생한 이야기를 '442.picture'를 통해 함께 한다[편집자주]
# scene1: 팬들로 가득 찬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메시와 나바스의 ‘레알 원정길’




한국시간으로 3월 10일 오전 5시. 파리 원정 1차전에서 자존심이 상한 레알 마드리드 팬들이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로 모였다. 16강 1차전 스코어는 0-1 근소한 차이였지만 경기력에서 큰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우려’가 가득했지만 레알 팬들은 챔피언스리그 최다 우승팀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날 경기장에는 특별한 선수들이 찾아왔다. 레알에서 뛰었던 나바스, 디 마리아가 모처럼 친정팀 홈 경기장을 찾았고, 숙명의 라이벌 바르셀로나의 레전드였던 메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특히 나바스는 몸을 풀면서 레알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기도 했고, 메시의 표정은 더 비장했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경기는 시작됐다.
# scene2: ‘평화’를 기원한 레알, 그러나 축구는 전쟁과도 같았다




경기 시작전 레알은 전광판을 통해 ‘평화’를 기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반대하는 메시지였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니 축구는 전쟁이었다.
1차전과는 완전히 달랐다. 원정 1차전에서 소극적인 수비 축구로 많은 비판을 받았던 레알이 안방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는 공격적인 전술로 승리를 노렸다. 레알은 벤제마, 비니시우스, 모드리치의 경기력이 살아나면서 찬스를 만들었고, 경기를 주도했다.
그러나 선제골의 몫은 PSG였다. 이번에도 해결사는 음바페였다. 전반 39분 역습 상황에서 네이마르가 감각적인 원터치 패스로 찬스를 만들었고, 공을 잡은 음바페가 빠른 침투 후 날카로운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뼈아픈 실점이었다. 레알이 가장 강력하게 원하는 음바페에게 1차전에 이어 2차전까지 득점을 내주면서 탈락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 scene3: ‘1987년생’ 벤제마와 메시의 엇갈린 희비, 영웅은 벤제마!



1987년생의 동갑내기 공격수 벤제마와 메시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최소 2골이 필요한 상황에서 레알 팬들이 믿는 선수는 역시 벤제마였고, 곧바로 믿음에 부응했다. 후반 15분 벤제마가 전방 압박을 통해 돈나룸마의 실책을 유도했고, 비니시우스가 공을 잡아내 문전 앞으로 연결했다. 벤제마가 곧바로 득점하며 한 골을 따라붙었다.
극적인 드라마의 주인공은 벤제마였다. 후반 31분 모드리치가 환상적인 스루패스를 연결했고, 오프사이드 라인을 절묘하게 깬 벤제마가 받아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레알이 한 골을 더 추가했다. 이번에도 벤제마였다. 후반 33분 레알이 압박을 통해 찬스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마르퀴뇨스가 걷어내려던 공이 벤제마에게 흘렀고, 곧바로 슈팅을 때려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실수를 놓치지 않은 벤제마의 클래스가 돋보인 득점 장면이었다.
반면, 축구의 신 메시는 침묵했다. 지난 1차전에서도 결정적인 페널티킥을 실축했던 메시가 이번 2차전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전매특허였던 드리블 돌파는 번번이 막혔고, 킥의 정확도도 예전 같지 않았다. 음바페와 네이마르는 메시를 믿고 패스를 줬지만 메시는 믿음에 보답하지 못했다.
# scene4: 음바페가 레알로 가고 싶은 이유는 더 분명해졌다



레알에는 챔피언스리그 DNA가 있었다. 세계 최정상을 가장 오랫동안 지켜온 클럽이고, 특히 유럽 무대에서 강했다. 음바페가 레알로 가고 싶은 이유도 이것이다. PSG는 프랑스 최고의 클럽이지만 유럽 무대에서는 아직 정상에 서지 못했다. 메시, 호날두를 넘어 1인자가 되고 싶은 음바페 입장에서는 유럽 정상에 서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극적인 장면이었다. 유럽 정상에 도전했던 음바페와 메시는 고개를 숙였고, 레알의 레전드인 벤제마, 모드리치는 환호하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여기에 레알로 돌아온 명장 안첼로티 감독도 박수를 보내며 팬들과 축제를 즐겼다.
사진=게티이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