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포투=김아인(대전)]
'대전의 아들' 배준호가 대전에서 태극 마크를 달고 뛴 감회를 전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4일 오후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볼리비아(FIFA 랭킹 76위)에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10월 파라과이전에 이어 A매치 2연승을 달성했고, 포트2 수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은 월드컵 3차 예선 이후 5개월 만에 4백 체제를 가동했지만, 전반 동안 볼리비아의 압박 속에 고전하며 답답한 경기력을 보였다. 위협적인 찬스도 몇 차례 내줬고, 좀처럼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던 때 후반 12분 손흥민의 환상적인 프리킥 선제골로 리드를 먼저 잡았다. 한국은 후반 42분 1년 8개월 만에 교체로 돌아온 조규성까지 복귀골을 넣으면서 볼리비아에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후반 들어 이재성과 교체되어 출전한 배준호는 경기 후 믹스드존에서 “정말 대표팀에 오고 싶었다. 뛰고 싶었던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이렇게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할 수 있어 너무 행복했다. 팀이 승리를 거둬서 너무 행복했다”고 소감을 남겼다.

이날 결정적인 찬스가 있었지만 아쉽게 마무리짓지 못했다. 배준호는 “공격수인데 득점이 많지 않다. 고쳐가야 할 부분이다. 오늘 경기에서 느꼈다”고 경기를 되돌아봤다. 또한 “난 윙어와 공격형 미드필더로 뛸 수 있다. 다양하게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0번 미드필더로 뛰면서 안쪽으로 들어와서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자신의 장점을 밝혔다.
배준호에게 특별한 볼리비아전이었다. 대전 하나시티즌에서 성장한 그는 지난 2023년 여름 스토크 시티 유니폼을 입으며 유럽 무대 진출에 나섰다. 대표팀에도 발탁되어 A매치 11경기에서 2골을 터뜨릴 정도로 기량을 만개했지만, 워낙 빡빡한 2선 자원 탓에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백승호, 이동경이 부상 하차하면서 배준호가 서민우와 대체 발탁됐고, 지난 9월 이후 2개월 만에 복귀하면서 급하게 한국에 입국했다.
배준호는 “(일정이)많이 촉박했었다. 영국에 있다가 소식을 듣고 급하게 비행기를 타고 왔다. 급하게 오기도 했지만 너무 영광스러워 기쁜 마음으로 합류했다. 잘 준비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왔다. 시차 적응은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했다.
볼리비아전에서 교체 출전하면서 2년 만에 자신의 고향이었던 대전월드컵경기장에 국가대표가 되어 돌아왔다. 배준호는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를 한다고 해서 너무 뽑히고 싶었다.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어깨 부상도 있었고 아직 몸 상태가 안 된다고 판단을 해서 홍명보 감독님이 뺐다고 생각을 했다. 기회가 돌아와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뛰어 좋다”고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배준호뿐 아니라 조유민, 김문환, 이명재 등 대전 출신이거나 대전 소속인 선수들이 유독 많았다. 배준호는 "대전에 있던 형들이 많더라. 대전 이야기를 많이 했다. 오랜만에 대전에서 뛰어서 많이 벅찼다. 대전 팬들이 많이 와주신 것 같다. 경기장에 내 유니폼이 많더라. 따뜻하다고 느껴졌다. 대전 올 시즌 경기들을 챙겨보고 있다. 다 보고 있지는 않으나 결과나 순위를 보면서 행복하다. 멀리서 응원하는 중이다"고 친정팀을 생각하는 면모를 보였다.
어느덧 잉글랜드 무대에서 세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그는 “전반적으로 많이 적응을 하고 있다. 지금은 힘든 점이 없다. 경기력적인 부분이나 발전해야 될 부분만 조금 더 고쳐나가면 좋은 결과 얻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피지컬, 경기 템포 빠르게 적응을 하는 게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가오는 2026 북중미 월드컵에 대해서도 “월드컵에 나가고 싶다. 모두가 그럴 것이다.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 경쟁에서 이기고 싶다. 최선을 다해보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