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김아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알렉스 퍼거슨 경이 박지성을 울렸던 비화가 재조명됐다.

영국 '스포츠 바이블'은 9일(한국시간) “퍼거슨 경은 맨유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으로 기억될 것이다. 하지만 그는 한때 냉정한 결정으로 인해 맨유의 한 스타 선수를 눈물짓게 만들었던 적이 있다”고 전달했다.

퍼거슨 경은 맨유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으로 평가받고 있다.  1986년부터 2013년까지 약 28년간 맨유 전성기를 이끌었다. 퍼거슨 경이 이끌던 맨유는 프리미어리그(PL)에서 총 13번 우승했다. 잉글랜드 축구협회컵(FA컵) 우승은 5번에 빛나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2번 우승을 거뒀다. 

퍼거슨 경이 맨유를 이끌던 시절에는 수많은 월드클래스들도 그의 가르침을 받았다. 한국 축구 레전드 박지성이 부름을 받아 맨유에서 활약한 것은 물론 웨인 루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로이 킨, 폴 스콜스 등 수많은 스타들이 맨유를 거쳐 갔다. 2013년 퍼거슨 경이 은퇴한 이후 맨유는 리그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하면서 예전의 명성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과거 박지성이 퍼거슨 경 때문에 눈물을 흘렸던 일화가 재조명됐다. '스포츠 바이블'은 글로벌 매체 '디 애슬레틱'에서 활동한 앤디 미튼이 퍼거슨 경 시절 맨유 선수들과의 인터뷰를 묶은 저서 '브링 온 유나이티드'에 나온 파트리스 에브라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박지성의 절친 에브라는 책을 통해 지난 2007-0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 박지성이 명단 제외된 후 눈물을 흘린 일화를 공개했다. 에브라는 “나는 박지성에게 한국 문화에서 중요한 겸손과 존중에 대해 많이 배웠다. 결승전 전날 훈련이 끝난 후 호텔에서 그를 찾아갔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나에게 ‘걱정하지 마, 에브라. 결승전에 집중해서 꼭 이겨’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그가 속으로 얼마나 아파하고 있는지 알았다. 나중에 그는 혼자 방에서 많이 울었다고 말해줬다. 그가 감정을 드러내는 건 처음 봤다”고 덧붙였다. 당시 맨유는 박지성 없이 첼시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에브라는 계속해서 “그가 실망한 건 당연했다. 그는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선수 중 한 명이었다. 훗날 사비 에르난데스도 ‘그 한국 선수는 정말 쉬지 않고 뛰더라’고 말했을 정도다. 루이 사하 역시 결승 명단에서 제외됐는데, 그도 울었다. 하지만 우리는 경기에 집중해야 했다”고 박지성이 가슴 아픈 순간에도 감정을 숨겼던 일화를 전했다.

'스포츠 바이블'은 “박지성 본인도 이 결장에 대해 맨유 생활 중 가장 슬펐던 순간 중 하나였다고 고백했다”고 전했다. 당시 박지성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여러 차례 우승했고, 많은 결승전에 올랐다. 하지만 2008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첼시와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내가 출전 명단에 들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그건 내게 매우 슬픈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나를 위로해줬지만, 특히 에브라와 카를로스 테베스가 큰 위로가 됐다. 그들은 아무 말 없이 나를 껴안았고, 그들의 얼굴에서 나를 향한 실망과 안타까움을 읽을 수 있었다. 그들은 그 순간을 나와, 친구로서 함께하고 싶어했다. 그들의 행동과 표정 덕분에 정말 감사했고, 위로받았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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