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김아인]

일본 매체가 동아시안컵의 개최 필요성을 두고 회의적인 의견을 내놨다.

일본은 지난 7일부터 15일까지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A매치가 아니기에 차출 의무가 아니었던 만큼 일본은 J1리그 선수들로만 소집 명단을 꾸렸다. 해외파가 대거 제외되고 A매치 최초 발탁만 12명일 정도였는데 일본은 홍콩, 중국에 2연승을 거두며 막강했다. 

최종전에서도 역습 한 방으로 한국을 무너뜨렸다. 전반 7분 나상호가 빠르게 돌파하며 시도한 슈팅이 골대를 맞고 튕겨나왔다. 이후 역습을 전개한 일본은 전반 8분 소마 유키가 올린 크로스를 저메인 료가 슈팅으로 연결하면서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일본은 후반 들어 이호재, 오세훈까지 투입되며 거세진 한국의 공세를 잘 막아냈고, 결국 1-0으로 승리를 가져갔다. 홍콩, 중국, 한국을 모두 꺾고 역사상 최초 한일전 3연승과 두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게 됐다. 

한국에 여러모로 아쉬운 대회였다. 홍명보 감독이 3백 전술을 다양하게 실험했고, 강상윤, 이호재 등 신예들이 활약하며 중국과 홍콩에 무실점 승리를 거뒀지만, 일본을 넘지 못하면서 안방에서 우승을 라이벌에 내주는 굴욕을 피하지 못했다. 한국은 2021년부터 이어진 한일전 최초 3연패와 무득점이라는 불명예 기록도 작성했다. 

이 대회를 두고 일본 '사커 다이제스트'가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매체는 “동아시안컵이 더 이상 필요한 대회일까? 경기장은 텅 비었고, FIFA 주관 공식 A매치가 아니기 때문에 유럽파 선수들을 부를 수도 없었다. 화제성도 부족했고, 대회의 수준은 솔직히 낮았다”고 지적했다.

최근 변모하고 있는 세계 축구와 비교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기존까지 32개국이 참가하던 월드컵 본선은 2026년 48개국으로 늘어났다. 유럽에서는 2018-19시즌부터 UEFA 네이션스리그가 2년마다 열리고 있다. 유럽 최고의 클럽들이 참가하는 챔피언스리그 역시 36개 팀 체제에서 ‘리그 페이즈’단계로 진행되며 경기 수도 늘었다. FIFA 클럽 월드컵은 2년마다 개최한다는 계획도 내놓고 있다. 선수 혹사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마케팅적 흥행 요소에서는 성공을 거두고 있는 추세다.

이와 비교해 동아시아 단 4개국이 참가하는 동아시안컵을 두고 매체는 이번 대회에 참가했던 3개국을 모두 비판했다. 먼저 최하위에 그친 홍콩에 대해 “홍콩 대표팀은 모든 면에서 수준이 떨어졌다. 기술·전술·체력 어느 것 하나 기준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중국에 대해서도 “중국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며 강화에 나섰으나, 애초부터 방향이 잘못됐다. 그렇게 조롱받던 위험한 반칙이 줄어든 것만이 그들의 진보라고 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매체는 “한국은 중국만큼 심각하지는 않다. 피지컬은 우수하지만, 경기장에서 영리한 기술과 시야를 보여주는 선수는 드물었다. 단순한 패스 미스가 많았고, 골문에 다가갈수록 기술적 허점이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일본전에서 한국이 동점을 만들기 위해 선택한 유일한 방법은 장신 선수를 투입한 파워 플레이였다. 짧은 패스나 드리블을 통한 세밀한 전개는 없었고, 크로스 정확도도 낮아 실수한 킥이 골대 쪽으로 향하며 기회가 된 정도였다. 일본의 측면은 센터백과 윙백 사이에 빈틈이 있었는데, 그 부분을 더 파고들 수 있었을 것이다”고 전술적 문제까지 덧붙였다.

자국 우승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선을 전했다. '사커 다이제스트'는 “일본은 이 대회를 치른 의미가 얼마나 있었을까? 우승 자체는 훌륭한 성과다. 하지만 수준이 떨어진 동아시아에서의 트로피는 오히려 가야 할 길을 잘못 들게 할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나가토모 유토의 주장 리더십으로 감동적인 우승 같은 서사는 위험하다. 아시아 내에서도 대회의 형식을 개선하지 못한다면, 세계에서 뒤처지고 말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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