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포투=박진우]
레버쿠젠이 공중분해될 위기다.
레버쿠젠은 9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알론소 감독이 떠난다. 알론소 감독은 2026년까지 유효한 계약을 해지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구단은 이를 받아 들였다. 적절한 시기에 후임을 발표할 전망이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사비 알론소 감독 체제에서 ‘네버쿠젠’의 오명을 씻은 레버쿠젠이다. ‘네버쿠젠’은 구단이 절대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다는 의미에서 붙은 별명이다. 알론소 감독은 지난 시즌 그 별명을 제대로 떨쳤다. 빅터 보니페이스, 제레미 프림퐁, 알레한드로 그리말도, 조나단 타, 플로리안 비르츠 또한 각 포지션에서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결국 분데스리가 역사에 남을 '대업'을 달성했다. 레버쿠젠은 시즌 초반부터 공식전 무패 행진을 달렸다. 물론 시즌 말미에 접어들며 무패 행진을 마감하기는 했지만, 리그에서는 '무패 우승'을 달성했다. 분데스리가 출범 이후 '최초' 기록이었다. 아울러 DFB-포칼컵에서도 우승에 성공하며 '더블'을 달성했다.

무엇보다 의미가 깊었던 '천적' 바이에른 뮌헨을 넘어섰다는 것이었다. 뮌헨은 2010년대에 접어들며 '독주 체제'를 이어갔다. 무려 2012-13시즌부터 2022-23시즌까지 12시즌 연속 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뮌헨이었다. 뮌헨의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레버쿠젠은 그들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는데, 그것을 '무패 우승'으로 깨뜨린 것.
그러나 레버쿠젠의 영광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번 시즌 또다시 ‘무관’에 그쳤다. 리그 2위를 달릴 정도로 매서운 기세를 보였지만, 끝내 바이에른 뮌헨에 조기 우승을 내줬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DFB-포칼컵에서도 탈락하며 ‘무관’에 그쳤다. 결국 사비 알론소 감독은 결별을 택했고, 레알 마드리드 부임이 확정적인 상황이다.
알론소 감독 이별이 확정된 상황, 핵심 선수까지 줄줄이 잃을 위기다. ‘정신적 지주’ 타는 일찍이 이적 선언을 했고, 구단 또한 이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비르츠는 뮌헨과 강력하게 연결되고 있고, 프림퐁은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의 대체자로 리버풀행이 거론되는 중이다.
감독부터 선수까지. 핵심 중에 핵심들을 잃어 ‘공중분해’될 위기에 처한 레버쿠젠이다. 만약 선수들마저 지키지 못한다면 레버쿠젠은 한동안 또다시 ‘네버쿠젠’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