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송청용]

“DNA는 사라진 지 오래다”. 루드 굴리트가 첼시의 현실을 꼬집었다.

첼시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첼시 뉴스’는 2일(이하 한국시간) “첼시 구단주 토드 보엘리는 전 첼시 선수이자 감독 굴리트가 누군지 몰랐다”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굴리트는 “최근 보엘리를 만나 나를 소개하는 자리가 있었다. 그런데 보엘리는 내게 ‘뭐 하는 사람이나?’라고 물었다. 이에 과거 첼시에서 선수로도 뛰고 감독으로도 활동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언제 첼시에서 뛰었나?’라고 되물었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몰랐다. 하지만 그를 탓할 수 있을까? 이것이 첼시의 현 모습이다. 클럽을 잘 모른다. DNA는 사라진 지 오래다. 요즘 클럽은 낭만이 없다. 너무 비즈니스적으로만 운영된다”라고 비판했다.

굴리트의 말처럼 요즘 축구는 ‘낭만’보다 ‘돈’이 우선시되고 있다. 특히 첼시는 더욱 그렇다. 보엘리는 2022년 4월 첼시 구단주를 맡은 이래로 지금까지 선수 영입으로만 무려 12억 파운드(약 2조 2,515억 원) 이상을 사용했다.

천문학적인 금액을 사용하면서 클럽의 역사를 모른다는 사실이 모순적이다. 더욱이 직전 구단주가 로만 아브라모비치이기에 더욱 비교된다. 아브라모비치 역시 ‘돈으로 축구를 산다’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적어도 그보다 첼시를 사랑한 구단주는 이제껏 없었다.

굴리트는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레전드다. 현역 시절 191cm, 88kg이라는 압도적인 피지컬을 바탕으로 폭발적인 움직임을 선보였다. 아울러 축구 지능도 높아 육각형 미드필더의 정석으로 평가받는다.

선수 시절 페예노르트 로테르담, PSV 에인트호번, AC 밀란, 첼시 등을 거쳤다. 페예노르트 시절 요한 크루이프와 팀을 이끌며 두각을 나타냈고, PSV 시절 네덜란드 올해의 선수상을 받는 등 기량이 만개했다. 이후 밀란으로 떠나 전성기를 구가했다. 7시즌 간 통산 171경기 56골 40도움을 기록했으며, 1987년 발롱도르를 수상하기도 했다.

첼시에서 선수 생활의 황혼기를 보냈다. 입단 당시 11위던 팀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아울러 감독으로서도 훌륭한 평가를 받았다. 1995-96시즌 기존 글렌 호들 감독이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되면서 선수직과 동시에 감독직을 수행하게 됐다. 그리고 이듬해 첼시에게 27년 만에 FA컵 우승을 선사했다.

1997-98시즌 너무 많은 자금을 사용한다는 비판을 받으며 경질됐다. 그러나 굴리트는 지안프랑코 졸라, 로베르토 디 마테오, 잔루카 비알리 등 오늘날 첼시의 레전드로 손꼽히는 이탈리아 선수들을 데려왔으며, 첼시가 강팀으로 오르는 포석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지도자 커리어는 ‘명선수는 명감독이 될 수 없다’라는 말처럼 실패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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