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포투=이동우]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손흥민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한 이유를 설명했다.
토트넘 홋스퍼는 27일 오전 4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27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시티에 0-1로 패배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리그 4연승에 실패했고, 순위는 13위로 떨어졌다.
이번 시즌 기복이 심한 경기력을 보이던 토트넘. 최근엔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리그 24라운드에선 브렌트포드를 2-0으로 꺾으며 7경기 무승(1무 6패)의 좋지 않은 흐름을 깼기 때문. 이후론 리버풀과 아스톤 빌라에게 연달아 패배(0-4, 1-2)하며 잉글랜드 풋볼리그(EFL)컵과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맛봤으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입스위치 타운을 나란히 꺾으며(1-0, 4-1) 리그 3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다음 상대는 맨시티. 이번 시즌 토트넘은 맨시티를 상대로 전승을 올리며 좋은 기세를 이어갔다. 올시즌 첫 만남이었던 EFL컵에선 2-1 승리를 거두며 맨시티의 공식전 5연패의 초석을 다지는가 하면 지난 리그 원정 경기에선 무려 4-0 대승을 기록하며 좌절감을 선사한 바 있다. 이렇듯 맨시티를 상대로 좋은 기억을 지닌 토트넘이 안방에서 경기를 치르게 됐다.
그러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예상을 빗나간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캡틴’ 손흥민과 데얀 쿨루셉스키를 벤치에 앉혔기 때문. 이들을 대신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최근 부상에서 복귀한 윌손 오도베르와 올겨울 영입한 마티스 텔을 선발 명단에 올렸다. 또한 최근 좋은 기량을 보여주던 제드 스펜스 역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손흥민과 쿨루셉스키의 공백은 뚜렷했다. 전반 11분 엘링 홀란드에게 선제골을 내준 토트넘은 맨시티의 공세에 허덕였고, 단 두번의 슈팅만을 기록한 채 이렇다할 공격을 이어 나가지 못했다. 더욱이 선발 출전한 오도베르와 텔은 전혀 공격의 활로를 열어주지 못한 채 극심한 부진에 빠지며 저조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다급해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후반전 이후 대규모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후반 22분 부진을 겪은 오도베르와 텔을 대신해 손흥민과 쿨루셉스키를 투입하며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경기력은 달라지지 않았다. 후반 40분 손흥민의 결정적인 슈팅이 에데르송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고, 이외에도 몇 차례 기회를 만들어냈으나 끝내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토트넘의 0-1 패배로 막을 내렸다.
결국 패인이 된 오도베르와 텔 선발 기용. 의문소러운 선발 라인업에 관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그 이유를 설명했다.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에 따르면 경기 직후 기자회견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스쿼드가 부족하다고 불평하면서 정작 사용할 수 있는 선수들을 쓰지 않는 것은 위선적인 행동이다. 손흥민, 쿨루셉스키, 스펜스는 이번 시즌 엄청난 시간을 소화했기 때문에 그들에게 약간의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오늘 데스티니 우도기, 브레넌 존슨, 그리고 오도베르에게 출전 시간을 줘야 했다. 이 세 명의 선수들은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는 중이다. 특히 존슨은 오랜만에 90분 풀타임 경기를 소화했다. 이제 우리는 PL과 유럽축구연맹(UEFA)유로파리그(UEL) 경기를 번갈아 가며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최대한 많은 선수들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변명은 구차한 핑계로 들린다. 다음 상대인 알크마르와의 UEL 16강 1차전은 8일 뒤에 펼쳐지기 때문. 다음 경기까지 충분한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손흥민과 쿨루셉스키를 선발 기용한 이후 충분한 휴식 시간이 존재했다. 결국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으로 인해 이번 시즌 맨시티를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이던 순간도 끝을 맺었고, 백업 자원들의 경기력에 의문만 남긴 채 아쉬운 패배를 올린 토트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