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포투=이동우]
굴리엘모 비카리오의 재활에 ‘전설’의 자서전이 큰 힘이 됐다.
1996년생, 이탈리아 국적의 비카리오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 홋스퍼에 입단했다. 오랜 기간 이탈리아 하부리그와 세리에A 백업 골키퍼에 만족하던 그는 엠폴리에서 제 기량을 발휘해냈다. 2021-22시즌 엠폴리로 이적한 이후 동물적인 반사신경을 바탕으로 엄청난 선방 능력을 보여주며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두 시즌간 엠폴리에서 거둔 기록은 리그 71경기 14번의 클린시트. 선방 횟수는 무려 249회에 달했다.
토트넘에서도 맹활약은 이어졌다. 첫 시즌임에도 프리미어리그(PL) 무대 적응을 마친 비카리오는 매경기 눈부신 선방쇼를 펼쳤고, 중요한 순간에 집중력을 발휘하며 팀을 실점 위기에서 구해냈다. 리그 전경기를 소화한 비카리오는 클린시트 7회, 선방 110회를 올리며 팀의 최후방을 든든히 책임졌다. 오랜 기간 골문을 책임진 위고 요리스의 존재를 완벽히 잊게 만든 비카리오다.
이번 시즌에도 여전히 주전 수문장 역할을 자처한 비카리오. 그러나 지난 리그 12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심각한 부상을 당하며 장기간 팀을 이탈하게 됐다. 당시 비카리오는 5번의 선방을 기록하며 무실점 대승(4-0)을 견인했는데, 당시 그는 발목이 뒤틀리는 부상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경기를 소화했다.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됐다. 오른쪽 발목이 골절된 비카리오는 끝내 수술대에 올랐고, 이로 인해 3개월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심각한 부상을 당한 그를 대신해 프레이저 포스터, 브랜던 오스틴 등이 번갈아 골문을 지켰지만 비카리오 정도의 활약은 펼치지 못했다. 결국 토트넘은 그의 대체자로 안토닌 킨스키를 겨울 이적시장 기간에 영입했다.
이후 부상을 털고 돌아온 비카리오. 리그 25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무실점 승리(1-0)에 혁혁한 공을 세우며 화려한 복귀식을 치렀다. 특히 맨유의 공격 상황에서 연달아 슈팅을 막아내는 등 여전한 선방 능력을 발휘하며 왜 자신이 주전 수문장인지를 입증해냈다.
복귀한 비카리오가 부상을 당했던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에 따르면 지난 23일, 입스위치 타운전이 끝난 뒤 비카리오는 인터뷰를 통해 “정말 힘든 시기였다. 내 인생에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도전이었다. 이런 상황을 제대로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재활 시기에 비카리오에게 큰 힘이 됐던 것은 ‘이탈리아 대선배’ 잔루이지 부폰의 자서전이었다. 매체에 따르면 “비카리오는 재활 초기에 자신의 우상인 부폰의 전기를 읽으며 힘을 얻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그는 “부폰의 자서전에는 자신의 삶과 커리어, 그리고 역경을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당시 내 상황에 딱 맞는 책이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