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포투=이동우]
에릭 텐 하흐 감독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을 회고했다.
텐 하흐 감독은 2022-23시즌을 앞두고 맨유에 부임했다. 아약스 감독 시절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진출을 시작으로 리그 우승 3회를 기록하며 네덜란드 무대를 제패했기 때문. 당시 맨유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이후 수많은 명감독들이 팀을 거쳤으나 지독한 실패를 맛본 상황이었다. 이에 맨유는 현대 축구에 적합한 전술을 구사하던 텐 하흐 감독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다.
호기롭게 도전한 잉글랜드 무대. 시즌 개막 후 첫 리그 2경기에서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에 1-2, 브렌트포드에 0-4 연패를 당하며 출발은 좋지 못했다. 그러나 위기 순간에 발휘해내는 ‘임기응변’ 능력과 상대에 맞춘 실리적인 경기 운영을 선택한 덕분에 많은 발전을 이뤄냈다. 최종적으로 맨유는 리그 3위를 거두며 UCL 진출 티켓을 따냈고,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단 한 시즌만에 성과를 냈다.
하지만 지난 시즌은 '최악'이었다. 매경기 수비는 불안했고, 공격진은 힘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맨유는 UCL 조별리그 최하위를 기록하며 조기에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고, 프리미어리그(PL)에선 최종 순위 8위로 마감하며 PL 출범 이후 리그 최하위 순위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얻었다. 맨유에서 텐 하흐 감독의 미래가 불투명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반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경질을 앞둔 시점에서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를 꺾고 FA컵 우승을 차지하며 입지가 180도 바뀌게 된다. 이에 구단은 텐 하흐 감독과의 계약을 2년 연장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맨유는 레니 요로, 마타이스 더 리흐트, 누사이르 마즈라위, 조슈아아 지르크지, 마누엘 우가르테를 영입하며 대규모 리빌딩을 감행했다.


그럼에도 텐 하흐 감독의 맨유는 여전히 최악이었다. 개막 이후 공식전 12경기에서 단 4승을 거두는데 그쳤다(4승 5무 3패). 특히 안방에서 펼쳐진 리그 경기에선 리버풀과 토트넘 홋스퍼에게 각각 0-3 대패를 당하는 '굴욕'을 겪었다. 순위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결국 리그 9라운드에서 웨스트햄에게 1-2로 패한 뒤 텐 하흐 감독은 경질됐다.
맨유를 떠나게 된 지 어언 4개월. 최근 텐 하흐 감독이 맨유를 지휘하던 시절을 회고했다. 영국 ‘비인 스포츠’는 25일(한국시간) “텐 하흐 감독은 지난해 10월 맨유에서 경질된 후 자신의 팀이 더 나아져야 했다고 인정했다. 그리고 텐 하흐 감독은 맨유에서 많은 성공을 거두었지만, 동시에 부족한 점도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고 전했다.
팟캐스트 ‘SEG Stories’에 출연한 텐 하흐 감독은 “한 가지 그리운 것이 있다면 올드 트래포드다. 맨유에서 많은 성공을 거뒀지만 항상 발전할 여지가 있었다. 트로피만으론 충분하지 않았다. 우린 더 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후 꾸준히 여러 클럽들의 감독으로 거론된 텐 하흐 감독. 여태까지 자국 리그의 아약스와 페예노르트를 비롯해 AS 로마,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 여러 구단들과 연결됐지만 끝내 성사되진 못했다. 현재 그는 올여름까지 어느 팀의 지휘봉도 잡지 않을 예정이다. 이어서 텐 하흐 감독은 “이미 어떤 팀도 맡지 않기로 결정했다. 올여름 까지는 감독직을 맡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시즌이 시작될 때까지 휴식을 취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