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이상우 박사, 에디터 류청]

‘착한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어떻게든 이기려는 윈 어글리(Win Ugly)전략으로 기회를 쟁취해야 한다.

착한 선수는 심성이 고운 이를 말하는 게 아니다. 정신력을 강하게 무장하지 않고 그라운드에 들어가는 선수다. 이들은 기술에만 온전히 집중하며 경기 상황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어려움에 쉽게 흔들리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면 상대의 거친 태클이나 몸싸움으로 인해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도전적이고 과감한 플레이를 시도조차 하지 않는 선수라고 말할 수 있다.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어요. 기회를 꼭 잡고 싶었는데 너무 잘하려고만 했던 것 같아요.”

오랜만에 K리그1 경기에 출전한 A선수가 아쉬운 감정을 드러낸다. 최근 K리그1 팀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주전급 선수들이 증가하면서 그동안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가 기회를 잡고 있고, A선수도 그런 흐름에서 출전했으나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프로 세계에서 기회는 자주오지 않는다. 심할 경우에는 기회가 한 번도 오지 않고 끝나는 경우도 있다. 프로 선수는 기회가 왔을 때 어떻게든 기회를 잡아야 한다. 그래야 프로 세계에서 살아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추운 겨울에 방출 통보를 받게 된다. 프로 세계는 보여주고 증명하지 못하면 버틸 수가 없는 곳이다. 필자 역시 선수 시절에 방출 통보를 받아 본적이 있다. 그때의 감정은 절대 잊을 수 없다.

출전 기회를 어렵게 얻은 선수들은 대부분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보여주고 싶어한다. 하지만 어렵게 얻은 기회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기는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선수들도 있으나 자신의 기대 수준만큼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선수가 더 많다.

이들의 특징은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시합에 대한 준비 수준이 높지 않고 기회가 올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기회를 얻게 되는 경우가 많다. 둘째, 선수가 기술적인 부분에 많은 집중을 하게 되면서 코칭스태프가 기대하고 요구하는 것과 다를 때가 많다. 이는 필자의 경험적 근거이다.

어렵게 얻은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경기력만 가지고는 어렵다. 멘탈적인 준비 수준도 같이 높여야 한다. 이들에게 권장하는 심리기술 전략은 윈 어글리(Win Ugly)가 있다. 필자는 선수 시절에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윈 어글리 전략을 적극 활용했다. 하지만 이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사항이며 윈 어글리 전략 실천은 선수의 실력이라고 말할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

윈 어글리 전략은 어떻게든 이기는 것이다. 즉, 결과를 만들고 증명하기 위해 모든 작전과 정신력을 동원하는 것이다. 축구 선수가 활용할 수 있는 윈 어글리 전략의 기본은 적극적인 몸싸움과 태클, 과감한 공중 볼 경합이다. 또한 경기 상황에서 내적, 외적 자극에 흥분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도 한 예가 될 수 있다. 추가적으로 포지션별 윈 어글리 전략을 소개하면 볼을 공격적으로 잡아 놓고 전진 패스를 시도하기, 1대1 솔로 플레이 상황에서 과감한 돌파를 시도하기, 1대1 찬스에서 냉정하게 득점으로 연결시키기, 수비 상황에서 덤비지 않고 끝까지 러닝 디펜스를 시도하는 것을 말할 수 있다.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를 기다리며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특히, 사람이기 때문에 생각과 마음이 매일 변화된다. 이로 인해 기회를 얻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회적 태만은 더욱더 증가된다. K리그1 무대는 대한민국에서 축구를 가장 잘하는 선수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선수는 기회가 올 때까지 윈 어글리 전략을 통해 공허함, 외로움, 힘듦을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팀 훈련을 책임감 있게 참여하기, 정신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 여가 생활을 즐기기, 몸 관리에 도움이 안 되는 음식이나 행동을 통제하기, 수면 관리 등을 말할 수 있다.

출전 기회를 얻은 선수는 기술적인 경기력과 헌신을 같이 발휘해야 한다. 헌신이 발휘되려면 멘탈적인 준비가 요구되며 선수는 윈 어글리 전략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선수가 높은 수준의 경기력(기술)을 보여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 코칭스태프는 이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기대하는 것이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기본에 충실하고 팀 전술 전략을 이해하며 실천하는 것이다. 또한 그라운드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 책임감 있는 플레이, 간절함을 기대한다. 추가적으로 그라운드에서 실수를 최소화하고 톱니바퀴처럼 팀에 녹아들 수 있어야 한다. 이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코칭스태프도 사람이고 감정이 있다. 간절한 모습과 진심을 전하는 선수를 눈과 귀로 기억할 수밖에 없다.

윈 어글리 전략의 교과서로 평가할 수 있는 선수는 박지성이다. 그는 항상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그라운드에서 결과로 증명했다. 또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팀과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서 끊임없이 헌신을 발휘하며 세계적인 선수들 사이에서 경쟁력을 만들었다. 박지성은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꾸준히 발휘하는 선수였다. 하지만 그는 매 경기 유니폼이 가장 더러울 정도로 적극적인 몸싸움과 태클을 시도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늘 과감한 플레이를 펼쳤고 어려운 상황에서 득점을 통해 팀을 수차례 구해냈다. 한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의 플레이를 통해 답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그저 ‘착한 선수’가 되지 않으려면 윈 어글리 전략을 활용해야 한다. 그래야 기회가 왔을 때 어떻게든 잡을 수 있다.

 

에디터=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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