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Marcus Alves]

[442.exclusive] 영국 최고의 풋볼매거진 포포투의 독점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전달합니다. 포포투 매거진에는 묻히기 아까운 독점 콘텐츠가 많습니다. 이에 포포투 한국판이 재발간될 때까지 단독 인터뷰, 비하인드 스토리 등 흥미로운 이야기를 ‘442.exclusive’를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합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브라질 국가대표로 70경기 이상 출전한 베테랑 윙어윌리안이 14년 만에 친정팀인 코린치안스로 돌아왔다. 윌리안은 10세 때인 1998년 코린치안스 유스 팀에 입단해 20061군으로 올라섰고, 2007년 샤흐타르 도네츠크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 입성했다. 이후 샤흐타르의 등번호 10번을 달고 유럽 무대를 호령했고, 2013년 안지 마하치칼라를 거쳐 첼시의 유니폼을 입었다.

윌리안은 조세 무리뉴, 거스 히딩크, 안토니오 콘테,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을 거치면서 첼시의 전성기를 이끌었고, 두 번의 리그 우승을 포함해 총 5번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특히 2015-16시즌 첼시 올해의 선수 2관왕을 싹쓸이 했고, 2017-18시즌에도 첼시 선수단 선정 올해의 선수로 등극했다.

윌리안은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첼시에서 뛰며 339경기에서 6354도움을 기록했고, 첼시 역대 최다 출장 및 득점에서 11위에 올랐다. 역대 최다 도움에는 4위에 해당되는 높은 기록이다. 그러나 재계약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2019-20시즌을 끝으로 첼시를 떠났고, 아스널과 3+1 계약을 체결했다.

윌리안의 선택은 최악이었다. 2020-21시즌 아스널에서 37경기에 출전해 17도움을 기록했지만 경기력 자체가 좋지 않았고, 불화설까지 나오면서 1년 만에 아스널과 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고국 브라질로 돌아가 친정팀인 코린치안스로 이적했고,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여전히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출전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고 있는 윌리안의 단독 인터뷰를 포포투 2월호를 통해 공개한다.

[윌리안 독점 인터뷰]

-오랜만에 브라질 리그로 돌아온 소감은?

솔직히 말하면 아직 적응 중이다. 14년은 14개월이 아니다. 아무래도 오랜 시간 해외에 있다 보니 다시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특히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때가 가장 막막했다. 함께 쇼핑몰에 가거나 카페에 들르는 순간들 말이다. 런던 나이트스브리지에서 지낼 때는 헤롯 백화점이 바로 앞에 있었다. 술집과 식당은 말할 것도 없이 많았다. 길 건너 있는 카페 콘체르토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게 일상이었다. 가족들과 그렇게 편하게 돌아다니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브라질에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내가 상파울루에서 똑같이 한다고 상상해 봐라. 절대 말이 안 된다. (웃음)

-2007년에 떠났을 때와 많이 달라졌는가?

맞다. 정말 많은 게 변했다. 코린치안스를 예로 들자면, 이전에는 훈련장을 두 곳으로 나눠서 훈련을 진행했다. 그중 한 곳은 탈의실이 컨테이너 안에 있어서 샤워를 하고 샤워실 안에서 옷을 입어야 했다. 지금은 그렇지 않더라. 유럽에 버금가는 훌륭한 훈련장을 지어 놨다. 코린치안스는 항상 손에 꼽히는 메가 클럽이었지만, 과거에 한 가지 부족한 것이 현대식 경기장과 훈련 시설이었다. 이런 인프라가 바로 선수가 팀을 위해 헌신하게 만드는 디테일이다.

-현재 감독인 실비뉴도 선수 시절 아스널에서 뛰었다. 실비뉴 감독과는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정말 잘 지내고 있다. 감독님이 브라질 대표팀 코칭 스태프로 계실 때 이미 뵌 적이 있지만, 여전히 좋은 분이다. 팀 분위기를 건강하고 편안하게 만드신다. 덕분에 드레싱룸 분위기도 환상적이고 선수들끼리 다들 사이좋게 지내고 서로 자존심을 내세우는 법도 없다. 이러한 긍정적인 분위기에는 감독님의 지분이 가장 크다.

-몇 달 전 다비드 루이스도 플라멩구에 합류하면서 브라질로 돌아왔다. 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적이 됐는데 기분이 이상하지는 않은지?

우리는 8살 때부터 알고 지냈고 같은 축구 학교에 다녔다. 그러다가 나는 코린치안스에, 루이스는 상파울루에 입단했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유럽에서 몇 번 맞붙은 적이 있다. 물론 브라질, 첼시, 아스널을 거치면서 오랜 세월을 함께 했지만, 적으로 만나는 일이 마냥 새롭지는 않다. 루이스가 플라멩구에서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란다.

-지난여름 유럽에 더 머물 수 있었는데 귀국을 선택한 것이 사실인가?

내가 코린치안스와 협상하고 있을 때 올림피크 리옹으로부터 이적 제의가 왔다. AC밀란도 관심을 보였고 심지어 내 에이전트는 AS로마의 조세 무리뉴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무리뉴 감독님이 나를 로마로 데려가고 싶어 하셨다더라. 감독님을 정말 좋아하지만, 나는 브라질로 돌아가고 싶었다. 실제로 내게 브라질로 돌아와달라는 연락이 많이 왔었다. 돌아오니 사람들이 정말 좋아하더라. 게다가 브라질에 머무는 것이 대표팀 레이더망과 더 가까워질 기회이기도 해서 아내와 딸들과 이야기를 나눈 뒤 수월하게 결정을 내렸다.

-이제 카타르에서 볼 수 있는 건가?

곧 있을 카타르 월드컵에서 뛰는 게 내 목표고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이제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여기서 잘 풀리면 대표팀에 복귀할 가능성이 확실히 높아지는 건 사실이다. 다시 조국을 대표하는 게 내 꿈이고 만약 그렇게 된다면 엄청난 영광일 것이다.

-아스널 시절을 "최악"이라고 표현했다. 어떤 문제가 있었는가?

우리가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았던 것 같다. 왜 그랬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싶지는 않지만, 불행히도 그렇게 됐다. 나는 아스널에서 행복하지 않았고, 내가 행복하지 않다면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된다. 심지어 무슨 일이 있어도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없게 된다. 분명 우리에게는 훌륭한 프로젝트가 있었고 그 프로젝트가 잘 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결국 실패에 그쳤고, 나는 아스널을 떠나 나를 위한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아스널 이적을 후회하는지?

처음에는 새로운 팀, 새로운 동료, 그리고 그 외 새로운 모든 것이 매우 설렜다. 선수가 새로운 팀으로 이적하면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나도 아스널에서 내 최고치를 발휘하고 싶었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고 더 이상 행복하지 않았다. 행복은 선수 생활에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중요한 요소다. 안타깝게도 선수 본인이 행복하지 않을 때 좋은 경기력을 보일 방법은 없다.

-아스널과 계약을 해지하고 자유계약(FA)으로 떠난 이유는?

살다 보면 돈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순간이 온다. 돈보다 내 행복에 집중해야 하는 순간 말이다. 오로지 돈만을 위해 남아 있고 싶지 않았다. 내게는 돈 말고도 우선시해야 할 게 훨씬 많았다. 더 이상 계약에 묶여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계약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남는다면 내 동기 부여, 즐거움, 행복은 어디로 가겠는가? 내 행복을 되찾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고 떠났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어땠는가?

좋은 경험이었다. 아르테타 감독님은 앞으로 더 많은 경력을 쌓아나갈 젊은 감독이다.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펩 과르디올라 감독님과 전술적으로 유사하고 아이디어가 참신하다. 훌륭한 감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아스널에서 한 번도 첼시를 상대하지 않았는데?

(웃음) 그렇다. 상대할 기회가 없었다. 아스널이 리그에서 첼시를 만날 때 부상이 겹쳐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첼시는 내 드림팀이자 제2의 고향이다. 그런 첼시와 함께한 오랜 시간 때문에 아스널로 이적하기 쉽지 않았다. 내가 첼시와 맞붙지 않은 것은 우리가 적으로 만날 운명이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비드 루이스는 은퇴 후에 지도자 생활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루이스와 같은 길을 걸을 생각인지?

(웃음) 아니다. 그 길은 나와 맞지 않는다. 내가 이미 루이스에게 말해서 그도 알고 있다. 은퇴하면 다른 일을 해 보고 싶다. 루이스가 계속 경기장에서 일하는 동안, 나는 선수들을 스카우트해 그의 팀으로 보낼 것이다.

번역=유다현 에디터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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