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Mark White]

지난 2018년 아스널은 계약 만료가 임박한 알렉시스 산체스와 메수트 외질의 재계약 난항과 끊임없는 이적설로 골머리를 앓았다. 당시 아스널을 이끌던 아르센 벵거 감독은 이제는 선수가 자유계약(FA)으로 팀을 떠나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두고 벵거 감독은 "앞으로 훨씬 더 자주 보게 될 광경"이라며 "최근 이적시장에서 가속화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평범한 선수들의 이적료조차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막대한 이적료 전액을 지불하고 싶어 하는 구단은 아무 데도 없다. 따라서 점점 더 많은 선수들이 계약 만료로 팀을 떠날 것이다. 이는 지금으로부터 10년 안에 자연스러운 현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여름만 해도 하칸 찰하노글루, 다비드 알라바, 멤피스 데파이, 세르히오 아구에로, 세르히오 라모스, 조르지니오 바이날둠, 잔루이지 돈나룸마, 심지어 리오넬 메시까지 이적료 한 푼 없이 둥지를 옮겼다.

다가오는 여름에도 상황은 별반 다를 게 없다. 지금 소개할 13명의 선수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FA 신분이 돼 무료로 이적할 수 있다.

1. 토드 캔트웰(23세, 노리치 시티, 290억 원)

노리치의 금발 소년 캔트웰은 꾸준히 이적설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2019-20시즌 EPL 37경기에서 6골을 터뜨리며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노리치가 챔피언십(2부리그)으로 강등되자 다수의 상위권 팀들이 그에게 관심을 드러냈다.

캔트웰은 이번 시즌 개인적인 사정과 부상으로 한동안 결장했다. 현재는 본머스로 임대를 떠나 경기력 회복에 힘쓰고 있다. 완전 이적 조항이 포함된 임대 계약으로 만약 본머스가 승격한다면 다음 시즌에도 본머스에 머물 수 있다.

2.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25세, 첼시, 510억 원)

첼시 유스에서 성장한 크리스텐센은 2015-16시즌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로 떠나 2년 임대를 마치고 첼시로 돌아왔다. 이후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 체제에서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다 프랭크 램파드 감독과 토마스 투헬 감독에게 신뢰를 받으며 주전으로 도약했다.

이에 첼시가 4년 재계약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확실한 재계약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크리스텐센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트레보 찰로바, 티아고 실바는 차례로 재계약에 서명했고 첼시는 줄스 쿤데 영입을 준비하며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3. 우스만 뎀벨레(24세, 바르셀로나, 440억 원)

지난 2017년 바르셀로나는 네이마르의 대체자로 1억 파운드(약 1,630억 원)를 훨씬 넘긴 이적료를 투자해 뎀벨레를 영입했다. 이어 파리 생제르맹(PSG)이 또다시 바이아웃을 지불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무려 4억 유로(약 5,500억 원)의 바이아웃을 내걸었다. 그러나 뎀벨레는 잦은 부상과 불성실한 태도로 엄청난 실망을 안겼다.

결국, 뎀벨레가 킬리안 음바페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세계 축구를 제패할 것이라는 바르셀로나의 기대는 산산조각이 났다. 이제 바르셀로나에게 남은 것은 1억 파운드(약 1,630억 원) 상당의 막대한 손실뿐이다. 언제 떠나도 이상하지 않다.

4. 앙헬 디 마리아(33세, PSG, 220억 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한 시즌 만에 떠난 디 마리아의 이른바 '빠른 손절'은 큰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현재 PSG는 공격과 중원이 모두 포화 상태다. 게다가 디 마리아는 곧 있을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에 34세로 적지 않은 나이가 돼 더 이상 원하는 만큼의 출전 시간을 보장받기 힘들다.

디 마리아는 여전히 많은 유럽 빅클럽의 구애를 받고 있지만, 고향인 남미로 돌아가거나 중국, 중동, 미국 등 고액 주급을 지급할 수 있는 대륙으로 무대를 옮기는 것이 현명할 수도 있다.

5. 파울로 디발라(28세, 유벤투스, 730억 원)

디발라는 이미 수차례 EPL 팀들과 연결됐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그의 에이전트인 호르헤 안툰이 요구한 높은 주급과 에이전트 수수료가 걸림돌이 됐다. 하지만 이제는 디발라에게 이적료가 부과되지 않아 해당 요구 사항을 맞춰 주는 데 부담이 적다.

유벤투스에서 250경기 이상 출전해 100골 이상을 득점한 디발라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 반열에 올라 빅클럽들의 러브콜을 한 몸에 받을 전망이다. 실제로 리버풀과 토트넘 훗스퍼가 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6. 프랑크 케시에(25세, AC밀란, 700억 원)

8시즌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복귀한 AC밀란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했다. 하지만 지난여름 찰하노글루를 숙명의 지역 라이벌 인터밀란에 이적료 한 푼 받지 못한 채 빼앗겼다.

이런 가운데 케시에마저 FA로 떠나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재계약과 1월 이적이 모두 불발되며 불안한 그림자가 드리웠다. 현재 리버풀과 토트넘이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7. 알렉상드르 라카제트(30세, 아스널, 290억 원)

라카제트는 상대적으로 발이 느리고 기복이 심한 고주급자다. 심지어 그를 영입한 이후 한 번도 리그 4위 안에 들지 못했다. 그러니 처분을 원하는 것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여기에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와 플로리안 발로군 등 유망주들이 잠재력을 보이며 성장하고 있다.

아스널은 지난여름 라카제트의 자리를 놓고 타미 에이브러햄 영입에 관심을 드러냈다. 재계약 가능성 역시 매우 희박한 가운데 라카제트는 다가오는 여름 FA로 아스널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8. 킬리안 음바페(23세, PSG, 2340억 원)

여기 14명의 선수 중 음바페의 행보가 현재 가장 명확하다. 그동안 음바페는 레알 마드리드행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고 드디어 이번 여름 PSG를 떠나 레알로 합류할 예정이다.

지난여름 이적시장 막판 레알은 음바페를 영입하기 위해 2억 유로(약 2,750억 원)를 제시했으나 PSG가 단칼에 이를 거절했다. 이후 음바페와 단기 재계약을 맺기 위해 노력했으나 이미 스페인으로 떠난 음바페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이에 이번 달 UCL 16강 PSG와 레알의 맞대결에 세간의 시선이 주목될 전망이다.

9. 폴 포그바(28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800억 원)

포그바는 맨유에서 부진한 경기력과 태도 문제로 꾸준히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이번 시즌 초반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의 4-2-3-1 포메이션에서 플레이메이커로 출전해 위협적인 모습을 몇 차례 보여줬으나 오래 가지 못했다.

포그바의 에이전트인 미노 라이올라는 차기 행선지로 이전 소속팀인 유벤투스부터 PSG, 레알까지 언급하며 맨유를 흔들었다. 결국, 이에 지친 맨유는 재계약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10. 안토니오 뤼디거(28세, 첼시, 510억 원)

뤼디거는 램파드 감독 아래서 점차 입지를 잃었으나 투헬 감독이 부임하며 다시 핵심 수비수로 중용됐다. 과거 뤼디거는 스피드가 빠르고 피지컬이 탄탄하며 축구 지능이 뛰어나지만 부족한 수비 집중력이 유일한 단점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최근 해당 약점을 완벽히 보완하며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성장한 모습이다.

이에 첼시는 재계약을 제안했으나 주급 협상에 이견이 발생했다. 이처럼 지지부진한 상태가 지속될 경우 뤼디거가 다른 팀으로 떠날 가능성이 크다.

11. 루이스 수아레스(34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150억 원)

지난 2020년 수아레스는 아틀레티코 유니폼을 입었다. 갑작스러운 이적이었음에도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차고 팀에 우승을 선물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로 떠난 앙투안 그리즈만이 임대로 복귀하며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수아레스는 지난 시즌 리그 32경기에서 21골을 터뜨리며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든 만큼 노쇠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과거 동료인 스티븐 제라드 감독이 이끄는 아스톤 빌라 이적을 노리고 있다.

12. 제임스 타코우스키(29세, 번리, 320억 원)

현재 번리는 리그 20위(승점 13점)로 강등이 유력하다. 핵심 자원인 타코우스키를 지키기엔 역부족인 상황. 번리로서는 파격적인 조건의 재계약을 제안하거나 이적료 한 푼 받지 못하고 넘겨주는 방법밖에 없다. 말 그대로 진퇴양난이다. 이에 레스터 시티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가 타코우스키 영입을 노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3. 코렌틴 톨리소(27세, 바이에른 뮌헨, 220억 원)

톨리소는 지난 2017년 당시 뮌헨의 클럽 레코드를 경신하며 이적했다. 그러나 잦은 부상과 실망스러운 경기력으로 방출 명단에 올랐다. 물론 패스와 지능적인 오프더볼에 강점은 있지만, 조슈아 키미히와 레온 고레츠카의 파괴력에는 전혀 미치지 못했다.

다행히 선택지가 부족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막대한 재정을 가진 EPL 팀이라면 월드컵 우승, UCL 우승, 독일 분데스리가 4회 우승 타이틀을 보유한 톨리소를 영입하기에 충분하다.

번역=유다현 에디터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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