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포투=정지훈]
적장과 적군도 사로잡은 마성의 남자다. 팀원들에게는 그 누구보다 든든한 동료고, 적군에게는 가장 까다로운 공격수다. 그러나 경기 후에는 모두를 ‘친구’로 만드는 사람이 바로 손흥민이다.
토트넘은 20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22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8라운드에서 리버풀과 2-2로 비겼다. 코로나19 이슈로 오랜만에 경기를 치른 토트넘은 이날 무승부로 승점 26점에 도달해 7위를 유지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전략은 확실했다. 속도와 힘을 모두 갖춘 반 다이크가 없는 상황에서 수비 뒤 공간을 빠르게 파고드는 것이 중요했다. 이에 해리 케인과 손흥민을 전방에 배치했고, 패싱력이 좋은 델레 알리, 탕귀 은돔벨레, 해리 윙크스를 중원에 투입해 찬스를 노렸다.
콘테 감독의 전술이 통했다. 전반 13분 은돔벨레가 중원에서 연결한 스루패스를 침투하던 케인이 감각적인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토트넘은 손흥민, 알리, 케인 등이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지만 알리송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특히 전반 29분 손흥민이 뒤 공간을 파고든 후 반대편을 보고 모험적인 패스를 연결했고, 알리가 슈팅으로 가져갔지만 알리송이 ‘핑거 세이브’로 막아냈다.
알리송의 선방은 후반에도 계속됐다. 후반 19분 알리가 완벽한 침투 후 케인에게 내줬다. 곧바로 슈팅으로 이어갔으나 알리송에게 막혔다. 이후 리버풀은 로버트슨의 역전골로 앞서갔고, 알리송의 선방까지 더해지면서 리버풀의 승리로 끝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알리송도 인간이었고,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후반 28분 윙크스의 전진 패스가 조금 길었지만 손흥민이 포기하지 않고 스프린트를 시도했고, 이때 알리송의 치명적인 실수가 나왔다. 결국 손흥민이 집념을 발휘하며 동점골을 만들었다.
두 팀 모두 대만족까지는 아니었지만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토트넘은 코로나 집단 감염이라는 변수를 극복했고, 리버풀 역시 반 다이크, 파비뉴, 티아고가 없는 상황에서 어쨌든 패배하지 않았다. 특히 리버풀은 로버트슨의 퇴장까지 나왔지만 승점을 따냈기 때문에 만족할 수 있는 경기였다.
주인공은 이번에도 손흥민이었다. 한 마디로 ‘핵인싸’였다. 경기 후 손흥민은 카메라 ‘원샷’을 가장 많이 받는 선수였고, 팀 동료들과 포옹한 후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클롭 감독의 이야기가 끝나자 손흥민은 환하게 웃으며 포옹했다. 이후 리버풀의 ‘에이스’ 사디오 마네와도 반갑게 웃으며 훈훈하게 포옹했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