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박진우]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에게는 악몽 같은 ‘안필드 복귀전’이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5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에 위치한 안필드에서 열린 2025-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4차전에서 리버풀에 0-1로 패배했다.

관심은 오로지 한 선수에게만 집중됐다. 알렉산더-아놀드가 그 주인공. 이번 시즌을 앞두고 리버풀의 재계약 제의를 거절하고 자유계약(FA)으로 레알로 이적한 알렉산더-아놀드. 리버풀 팬들에게 ‘희대의 배신자’로 낙인 찍힌 이후, 처음으로 안필드로 돌아왔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경기장은 들끓었다. 영국 ‘골닷컴’은 “경기 전, 안필드 전광판에 알렉산더-아놀드의 이름이 호명되자 곳곳에서 야유가 터져 나왔다. 그럼에도 그는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워밍업 도중, 관중의 거센 불만이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동료들과 웃으며 여유 있는 미소를 보였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알렉산더-아놀드는 벤치에서 시작했다. 레알은 ‘효율’을 보이지 못했다. 전후반 통틀어 점유율을 손에 쥐었지만, 리버풀의 짠물 수비에 위협적인 공격을 가져가지 못했다. 오히려 역습으로 기회를 만드려고 했던 리버풀의 전략이 통했다. 리버풀은 후반 16분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의 선제골을 끝까지 잘 지키며 1-0 승리를 만들었다.

제대로 굴욕을 맛본 알렉산더-아놀드였다. 그는 후반 종료 9분을 남기고 교체 투입됐다. 역시나 리버풀 팬들은 교체 투입되기 전, 엄청난 야유를 쏟아냈다. 알렉산더-아놀드는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며 0-1 패배로 경기를 마무리해야 했다.

관중 뿐만 아니라, 전 팀 동료에게 저격을 당하기도 했다. 맥 알리스터는 선제골을 넣은 직후, 알렉산더-아놀드의 ‘시그니처 골 세리머니’를 그대로 따라했다. 이날 경기 전 “만약 골을 넣는다면 세리머니는 절대 하지 않겠다”고 말한 알렉산더-아놀드였지만, 그럴 일은 없었다. 

알렉산더-아놀드의 안필드 복귀전은 쓸쓸하고 또 쓸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