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포투=이현우]
맨체스터 시티가 제대로 이를 갈았다. 겨울 이적시장에서만 3,200억 원을 사용했다.
영국 ‘BBC’는 4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맨시티는 1월 이적시장에서 나머지 19개 프리미어리그(PL) 클럽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지출했다. 첼시는 2023년에 2억 7,500만 파운드(약 4,961억 원)를 지출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겨울 이적시장 맨시티의 지출 금액은 1억 8,000만 파운드(약 3,247억 원)에 달했고, 나머지 PL 클럽 합산 금액은 1억 7,700만 파운드(약 3,193억 원)였다.
맨시티가 역대급 부진에 빠졌다. 맨시티는 리그 5위까지 떨어지며 펩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에서 가장 어려운 시즌을 겪고 있다. 지난 시즌 달성한 ‘리그 4연패’를 비롯해 팀의 숙원 사업이었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제패까지. 컵 대회 포함 메이저 대회 18개 트로피를 수집한 과르디올라의 맨시티지만 올 시즌은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핵심’ 로드리의 부상이었다. 지난 9월 아스널과의 리그 5라운드에서 로드리가 부상을 당하며 전반 21분 만에 교체됐다. 검진 결과는 전방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 로드리는 맨시티의 전술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팀의 중심을 잡아주며 공수 밸런스 유지와 볼 배급에서 월드 클래스 능력을 발휘했다.
로드리의 부재로 팀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단단했던 수비는 헐거워졌고, 공격의 날카로움은 무더졌다. 수비 라인 보호가 제대로 되지 않다 보니 불안정한 수비가 자주 노출됐다. 거기에 수비진의 잦은 부상으로 인한 어려움도 있었다. 엘링 홀란드의 백업 공격수 부재도 시즌을 치를수록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특히 팀의 ‘기동력’이 확 떨어졌다. 전체적인 선수들의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활동량 면에서 부족함을 보였다. 후반으로 갈수록 에너지 레벨이 낮아지며 상대에게 기회를 허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로 인해 역전을 당하거나 무승부로 끝마친 경기가 연출됐다.

이에 맨시티는 겨울 보강을 통해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압둘코디르 후사노프와 비토르 헤이스를 영입하며 부상자가 많은 수비진에 젊은 선수들을 채웠다. 홀란드의 백업 자원과 부족한 공격력을 메우기 위해 분데스리가를 폭격 중이던 ‘제2의 살라’ 오마르 마르무쉬를 데려왔다. 로드리 대체자도 있었다. 팀의 허리를 책임질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르투의 니코 곤살레스가 낙점받았다. 이 선수들을 모으는 데만 3,000억 원 이상을 지불했다.
분명 남은 시즌도 쉽지 않다. 현재 리그 선두 리버풀이 한 경기 덜 치른 상태에서 승점이 15점이나 차이 난다. UCL에서는 16강에 직행하지 못하며 16강 플레이오프에서 ‘디펜딩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를 만나게 됐다. 컵 대회도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은 16강에서 탈락했고, FA컵은 32강을 앞두고 있다. UCL과 FA컵에서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이나 UCL은 매우 어려운 대진이 형성됐다.
이런 맨시티에 낙관론을 펼친 전문가도 있다. 과거 PL에서 활약했던 로비 새비지는 영국 ‘미러’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데 지난달 25일(한국시간) “말도 안 되는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나는 맨시티가 여전히 두 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이번 시즌을 4위 안으로 마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런 상황이 위기라니 놀랍지 않나? 아무도 플레이오프에서 맨시티를 만나고 싶어 하지 않을 거다”라고 언급했다.
더불어 그는 “맨시티는 현재 새로운 팀을 재건하고 구성하는 과정에 있다. 맨시티는 FA컵과 UCL에서 우승하고 리그 상위 4위 안에 들며 내년 시즌에는 더욱 강력하게 돌아올 가능성이 충분하다. 맨시티는 아직 수평선 아래로 가라앉지 않았다. 단지 구름 뒤에 잠시 가려졌을 뿐이며, 다시 떠오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