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김희준]

카타르가 유럽 축구에 야심찬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이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인수로 두 빅클럽을 포함한 ‘멀티 클럽 네트워크’를 구축하려 한다.

카타르가 맨유를 인수하려 하고 있다. 셰이크 자심 빈 하마드 알 사니 카타르 이슬람 은행 회장은 지난 달 18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에 보낸 성명을 통해 맨유에 대해 제안했음을 확인하며 “맨유를 경기장 안팎에 걸쳐 과거의 영광으로 되돌릴 계획”이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매입을 위해 막대한 돈을 쏟아부을 준비가 됐다. 지난 1차 입찰에서 45억 파운드(약 7조 2,012억 원)를 제시한 카타르 측은 2차 입찰에서 글레이저 가문이 최초로 요구한 60억 파운드(약 9조 6,016억 원)을 맞출 계획이다.

자신감도 상당하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22일 "알 사니 회장은 아카데미, 경기장, 훈련장 등에 투입될 총 70억 파운드(약 11조 2,375억 원)의 투자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며 ‘부채 없는 입찰’로 글레이저 가문을 만족시킬 것에 “매우 자신있다”라고 밝혔음을 전했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 역시 25일 “맨유 인수를 이끌고 있는 알 사니 회장은 경쟁자들을 압도할 자신이 있다”라고 보도했다. 실질적으로 카타르를 뒷배로 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알 사니 회장이 입찰 경쟁자인 짐 랫클리프 경을 찍어누를 막대한 부를 과시할 확률은 대단히 높다.

이렇게까지 맨유를 인수하려는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멀티 클럽 네트워크 구축’이다. 현재 파리 생제르맹(PSG)을 소유하고 있고, 포르투갈 리그 브라가의 지분 22%를 보유한 카타르는 맨유 인수를 통해 서유럽을 잇는 강력한 네트워크를 만들려 한다.

해당 개념 자체는 이미 몇몇 구단주가 시행하고 있다. ‘레드불’이 오스트리아의 레드불 잘츠부르크와 독일의 RB 라이프치히를 운영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맨체스터 시티의 ‘시티 풋볼 그룹’ 역시 뉴욕 시티 FC, 맬버른 시티 FC 등 전 세계에 걸쳐 일종의 ‘위성 구단’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카타르의 야심은 보다 거대하다. PSG는 프랑스를 호령하는 클럽이며, 맨유도 잉글랜드 리그 최다 우승에 빛나는 명문이다. 이 두 구단을 동시에 보유하는 것은 카타르가 유럽 축구를 정복하기 위한 도전장을 내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럽축구연맹(UEFA)의 관점 변화도 호재다. 알렉산데르 체페린 UEFA 회장은 최근 “다중 클럽 소유권에 대한 현재의 규칙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라며 같은 구단주의 클럽들이 유럽대항전에서 서로 경쟁할 수 있게끔 규정을 변화시킬 것임을 암시했다.

현지에서도 카타르의 야망을 주시하고 있다. 영국 ‘더 선’은 28일 “카타르는 맨유와 PSG를 유럽 최대 멀티 클럽 네트워크의 최상위에 놓으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포르투갈의 스포르팅 브라가의 사실상의 지배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스페인 2부리그의 말라가 장악도 고려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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