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포투] 하위나이트 스포츠는 "축구계의 숨은 보석들을 찾아 빛나게 만들자"라는 이념으로 출발한 스포츠 에이전시, 축구단이다. 축구 선수를 꿈꾸는 모두를 위한 축구단을 만들고 있는 이주현 대표는 프로 축구선수, 총 감독, 회사 대표, 에이전트, 축구 해설 그리고 대학 교수까지, 다양한 직함을 가지고 있다. 축구 선수 삶 이후에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가고 있는 이주현 대표가 '포포투'를 통해 그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편집자주]
한국 축구의 레전드 최태욱 코치는 2002 한일 월드컵 멤버인 이천수의 개인 유튜브 채널 ‘리춘수’에 출연해 한국 축구에 대해 냉철하게 분석하며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을 도와 대한민국 대표팀의 16강 진출에 기여했던 최 코치는 ‘한국 축구는 일본을 따라가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적이다’라며 한국 축구의 현 실태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나왔는데 필자 역시 이 부분에 대해 깊이 공감하였다.
지난 4일과 5일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에서 양일간 진행된 일본 유통경제대학(류츠케이자이대학교)와 한양대학교의 축구 교류전에서 1998년도부터 현재까지 일본 유통경제대학교 축구부 감독 겸 일본축구협회 이사와 일본대학축구연맹 이사를 맡고 있는 나카노 유지 감독을 만나 일본 축구의 시스템에 대해 들어봤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A: 저는 나카노 유지, 현재 60세이며 류츠케이자이대학교 감독 겸 일본축구협회와 대학축구연맹 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Q: 류츠케이자이대학교는 어떤 학교인가요?
A: 저는 1998년도에 지휘봉을 처음 잡았고 현재까지 25년간 계속해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는 2002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프로 축구선수를 배출하고 있으며, 현재 J리그에는 저희 학교 출신의 선수들이 100여명 활동하고 있을 정도로 축구로는 일본 내에서 명문 학교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Q: 대표적인 선수는 누가 있을까요?
A: 이번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 일본 축구 국가대표로 출전한 모리타 히데마사 선수가 대표적으로 현재 활동하고 있는 선수입니다. 현재 포르투갈 스포르팅CP에서도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일본 국가대표에 8명의 선수를 배출 했습니다. 월드컵에 출전한 것은 모리타 선수가 처음이었는데 좋은 활약을 보여줘서 뿌듯했습니다.
Q: 굉장하네요, 감독님이 좋은 지도를 해주셔서 그런 거 같습니다. 그럼 감독님은 선수들을 지도할 때 강조하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A: 언젠가 선수로써 은퇴를 하게 될 것이고 축구 선수이기 전에 일반적인 사람이라는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운동이면 운동, 공부면 공부라는 분리를 하여 지도하는 거 같은데 일본은 학교 성적이 기본 바탕이 되어야 축구부 훈련에 참가할 수 있습니다. 사람으로써 성장하니까 선수의 축구 기술도 꽃을 피운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지도자들이 팀의 성적이 좋지 않으면 해고되는 시스템도 있고 한국엔 징병제가 있기에 선수들이 빨리 성공해야한다는 조급함을 갖고 있는 거 같은데, 선수들에게 조급하지 않고 기본적인 부분에 대해 착실하게 이어가야 하는 것을 항상 강조하고 있습니다.
Q: 그렇군요. 일본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패스와 컨트롤 그러니까 개인 기술들이 좋은 거로 유명한데, 훈련은 어떤 훈련을 많이 하나요?
A: 예를 들어서 이번에 한양대와 교류하기 위해 여기 온 선수들은 전술 훈련을 하지 않고 왔습니다. 하지만 비등한 경기를 할 수 있습니다. 지금 한국 선수들은 다음 주에 대회가 있어서 팀 합숙도 하고 팀으로써 훈련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일본 선수들은 개인 훈련을 하는 시간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팀 훈련할 때는 함께 훈련하는 다른 선수들을 잘 살피고 경기를 하는 것에 익숙하고 습관이 되어 있다 보니 이렇게 개인 운동만 하고 와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학교에 축구부 선수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몇 명이나 있나요?
A: 현재 저희 학교 축구부에 260명이 있는데 이번 교류전에는 20명만 선발해서 왔습니다. 이번에 한국에 온 선수들 말고도 260명선수들은 항상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사실 선수들끼리 수준 차이도 많이 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선수들이 팀 내에서 경쟁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대단합니다. 현재 선수들의 워밍업을 시키고 있는 지도자는 선수 같은데, 선수가 선수를 지도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요?
A: 학교에 스포츠건강과학부가 있는데 거기에서 학생들이 축구뿐만 아니라 스포츠라는 시장 내에서 선수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경험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한국 대학 축구 팀들과는 달리 일본의 명문 대학 축구부에는 선수들이 최소 100명 이상씩은 있기에 한국보다도 프로로 선수들이 갈 수 있는 가능성이 어렵기에 선수들이 무조건 축구선수로만 성장하는 길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Q: 좋은 시스템인거 같네요. 그렇다면 일본 대학 축구에는 얼마나 많은 팀과 선수들이 있나요? 시스템이 궁금합니다.
A: 축구부만 있는 대학교가 400개가 있습니다. 축구 선수는 1만명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고등학교 축구는 3900개의 팀이 있습니다. 축구 선수는 6만명 정도 됩니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선수들은 더 많이 있고 팀도 그만큼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축구 선수를 위한 교육도 물론 하지만, 선수들이 학업과 병행하는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기에 학생 선수들이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유명했던 선수는 와세다 같은 네임벨류가 있는 학교로 진학하지만, 저희 학교에 있는 선수들은 어렸을 때 유명했던 선수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선수들도 이 학교를 통해 프로 축구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것을 보면 어렸을 때 특출한 선수가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프로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쪽이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서는 프로 선수를 키우려고 하는 지도를 대부분 하는 분들이 많고, 일본은 고등학교나 대학교의 교직원 분들이 직접 지도를 하다 보니 한국은 이기지 못하면 해고 되거나 팀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지만 일본은 선수들이 선수 말고도 미래를 보고 지도하는 것이 조금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역시 대회에서 이기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 선수가 선수로써 그리고 사람으로서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를 더 중점을 두고 지도하고 있습니다.
*올해 대한축구협회(KFA) 등록 선수 수는 동호인, 풋살선수까지 합쳐 9만 7천 991명인데, 일본축구협회(JFA) 등록 선수는 그 9배인 81만 8천여 명에 달한다.
Q: 학교에 한국인 선수들도 있었다고 들었는데 혹시 직접 지도를 해보신적 있으신가요?
A:네 있습니다. 꽤 많은 선수들이 거쳐 갔어요. 어제도 제가 한국에 왔다고 하니까 한국인 2명의 졸업생이 찾아와 여기저기 관광도 시켜줬습니다.
Q: 임상협 선수도 여기학교 출신이라고 들었습니다. 혹시 임상협 선수 기억하시나요?
A: 네, 기억합니다. 스피드가 좋았고 득점을 잘하는 선수였습니다. 지금은 나이가 조금 있어서 스피드가 학생 때보다는 조금 떨어졌지만 그래도 득점력은 여전히 좋은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임상협 선수가 학생 시절에는 너무 잘생겨서 학부모님들과 학생들 사이에 인기가 아주 많았습니다. 만약 축구로 성공 못하면 연예인을 하라고 했었는데 한국에서 잘하고 있는 소식을 듣고 있어서 뿌듯합니다.
Q: 한국 선수와 일본 선수의 축구 스타일이 다를 거 같은데, 감독님께서 생각하시는 양국 선수들의 장단점에 대해서 말씀 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A: 한국 선수들은 신체적인 조건이 일본 선수들에 비해 좋습니다. 특히 파워와 스피드가 일본 선수들보다 앞선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선수들은 평균적으로 키가 크지도 않고 마른 체질이 많기에 기술이나 판단 능력에 탁월해야만 경기장에서 좋은 경기를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바쁘신데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한국 축구의 장점과 일본 축구의 장점이 합쳐지면 세계에서도 상위권에 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들어 한국 축구의 피지컬과 스피드 그리고 일본 축구의 기술과 시스템이 합쳐진다면 아시아의 축구는 더욱 더 강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적인 부분과 모든 부분을 떠나 축구에서 만큼은 한국과 일본이 힘을 합쳐 어떤 시도를 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일본 축구는 1990년대 축구의 생활화와 저변 확대를 바탕으로 ‘백년 구상’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그 결과 한국 축구와 일본 축구는 ‘양’에서 확실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올해 대한축구협회(KFA) 등록 선수 수는 동호인, 풋살선수까지 합쳐 9만 7,991명인데, 일본축구협회(JFA) 등록 선수는 그 9배인 81만 8천여 명에 달한다.
엘리트 축구의 근간인 프로팀 수에서도 격차가 크다. J리그는 3부 리그까지 총 58개 팀이 운영되는 반면 K리그는 2부 리그까지 23개 팀에 불과하다.
한국 축구의 장점 분명히 존재한다.
그렇지만 한국 축구가 더욱 단단하고 멀리가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16강을 가는 것을 목표로 잡을 것이 아니라 한국 축구만의 시스템을 장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위기를 감지하고, 부족한 점을 찾아 구체적인 대책을 세웠으면 좋겠다.

글/사진=이주현 칼럼니스트(하위나이트 스포츠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