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포투=Huw Davies]
경기당 득점? 아마추어식 접근이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가장 위협적인 골잡이를 가려내기 위해서는 실제 플레이 타임 대비 득점률을 살펴봐야 한다.
하지만 이에 앞서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맨체스터 시티에서 이룩한 눈부신 활약을 상기하는 것이 옳은 수순이다. 올여름 정들었던 맨시티를 떠나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아구에로는 심장 부정맥 진단을 받으며 은퇴를 결정했다. 우리의 전설이자 영웅인 그에게 최후의 찬사를 헌정한다.
리그에서만 184골을 터뜨린 아구에로는 EPL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골잡이로 손꼽힌다. 의심할 여지가 전혀 없다. 그렇다면 득점 기록보다 더욱 적나라한 분당 득점 기록은 어떨까? 역시 아구에로는 아구에로인 듯하다. 통계의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30골 이상 득점한 선수만 대상으로 분석했다.
10. 앨런 시어러(260골) - 147분
EPL 최다 득점자인 앨런 시어러가 분당 득점률 상위 10명에 이름을 올린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가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머무는 동안 팀은 10시즌 중 5시즌을 하위권에서 전전했다. 이를 감안할 때 시어러의 기록을 쉽게 봐서는 안 된다.
물론 시어러가 세운 260골이라는 대기록에는 58개의 페널티킥(PK) 골도 포함됐다. 그럼에도 그의 활약은 그야말로 센세이셔널했다. 특히 시어러는 블랙번 로버스에서 리그 138경기 112골을 기록하며 경기당 1골에 육박하는 인상적인 득점력을 보였다.
9. 디에고 코스타(52골) - 145분
디에고 코스타는 2014-15시즌, 2016-17시즌 두 차례에 걸쳐 20골 이상을 기록하며 첼시의 리그 우승을 도왔다. 한 번은 조세 무리뉴 감독, 한 번은 안토니오 콘테 감독 체제였다. 그 사이 2015-16시즌 중도에 무리뉴 감독을 경질한 첼시는 거스 히딩크 감독을 소방수로 선임했다. 코스타는 히딩크 부임 이후 다시 한번 각성한 모습을 보이며 투지 넘치는 탑급 스트라이커로 자리매김했다.
8. 에딘 제코(50골) - 142분
2011-12시즌 107분당 1골로 총 14골, 2012-13시즌 130분당 1골로 총 14골, 2013-14시즌 125분당 1골로 총 16골. 에딘 제코는 맨시티에서 큰 기복 없이 꾸준한 득점력을 보였다. 하지만 슈퍼서브로 활용될 뿐 선발 출전 기회는 거의 받지 못했다. 맨시티가 극적인 리그 우승을 차지한 2011-12시즌 제코가 퀸즈파크레인저스(QPR)를 상대로 동점골을 터뜨렸을 때도 그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모두가 기억하는 그날 경기 93분 20초. 기적적인 극장골의 주인공은 아구에로였다.
7. 로빈 반 페르시(144골) - 140분
로빈 반 페르시는 상대적으로 늦은 나이에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는 날카로운 슈팅과 정확한 골 결정력으로 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인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자리 잡았다. 이에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은 서른을 앞둔 29세의 반 페르시에게 2,400만 파운드(약 377억 원)을 투자했다. 이례적인 일이었다.
반 페르시는 아스널에서 이미 탁월한 득점력을 보였다. 특히 아스널에서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1-12시즌 EPL에서 30골을 터뜨리며 골든 부츠(득점왕)를 품에 안았다. 이후 2012-13시즌 맨유에서 26골을 기록하며 2시즌 연속 골든 부츠를 수상했고 개인 통산 첫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6. 루이스 수아레스(69골) - 139분
리버풀에서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3-14시즌 루이스 수아레스가 기록한 분당 득점률은 독보적이었다. 그는 37경기에 출전해 무려 31골을 터뜨렸다. PK까지 전담했다면 아마 40골 고지를 돌파했을 것이다. 당시 리버풀은 스티븐 제라드가 PK를 전담해 11골을 적립한 바 있다.
여기에 수아레스가 올린 26도움까지 합산하면 그는 해당 시즌에 52분당 1번씩 득점에 관여한 셈이다. 역사에 남을 만한 기록이다.

5. 해리 케인(167골) - 128분
이번 시즌 해리 케인의 골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케인은 지금까지 리그 13경기에 출전해 1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에 분당 득점률이 하락하며 순위는 자연스레 아래로 밀려났다. 2013-14시즌 이후 21골, 25골, 29골, 30골, 17골, 18골, 23골을 터뜨린 월드클래스 스트라이커에게는 가혹한 일이다.
4. 루드 반 니스텔루이(95골) - 128분
루드 반 니스텔루이는 주로 포처 유형의 최전방 공격수로 분류된다. 이에 훌륭한 공격수라기보다는 골을 잘 ‘주워 먹는’ 스트라이커라는 평가가 따르기도 한다. 반 니스텔루이는 12년 동안 PSV에서 90경기 77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221경기 150골, 레알 마드리드에서 96경기 64골이라는 엄청난 득점 기록을 썼다.
물론 골이 스트라이커의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반 니스텔루이는 충분히 경쟁력 있는 분당 득점 기록을 선보였다.
3. 모하메드 살라(111골) - 127분
2014년 1월 첼시는 매우 바쁜 이적시장을 보냈다. 케빈 더브라위너와 후안 마타를 매각하고 네마냐 마티치와 모하메드 살라를 영입했다. 그러나 부진을 면치 못한 살라다. 9시간에 가까운 약 500분의 출전 시간 동안 2골에 그쳤다. 엄청난 최근 득점 페이스에도 불구하고 이 순위표에서 1위에 오르지 못한 이유다.
하지만 리버풀로 이적한 이후 반등에 성공했다. 현재 살라는 리그에서 125분당 1골을 기록하고 있다. 안필드에 입성한 뒤로 4시즌 동안 32골, 22골, 19골, 22골을 몰아쳤다. 이 기세라면 1위 자리를 노려볼 만하다.
2. 티에리 앙리(175골) - 122분
EPL에서 2시간마다 1골을 넣는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8년 동안 그 득점률을 유지하는 것은 더욱더 그렇다. 특히 티에리 앙리는 2002-03시즌 24골 20도움으로 20-20을 달성했다. 앙리의 20-20은 EPL에서 여전히 깨지지 않은 역사적인 기록이다. 단일 시즌 최다 도움을 올리며 122분당 1골이라는 득점률을 보인 것은 놀라움을 넘어 오싹할 지경이다.
1. 세르히오 아구에로(184골) - 108분
물론 앙리가 레전드 반열에 오르긴 했지만, 우리의 ‘올타임 넘버원’은 EPL 통산 275경기에 출전한 아구에로다.
아구에로는 맨시티가 우승을 차지한 2013-14시즌 90분당 1골을 기록하고 67분마다 1번씩 득점에 기여했다.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꾸준한 득점력을 보이며 EPL에서만 184골을 터뜨렸다.
이제 아름다운 작별만 남았다. 아구에로는 심장 문제로 현역 은퇴를 선언하며 센세이셔널했던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맨시티 팬들은 앞으로 수십 년간 그의 이름을 연호할 것이다.
번역=유다현 에디터
사진=게티이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