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포투=김아인(대전)]
대한축구종합센터가 완공됐지만, 대표팀은 여전히 ‘반쪽짜리 활용’에 그치고 있다. A매치 소집 때마다 떠돌이 생활이 반복될 우려도 적지 않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11월 14일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볼리비아와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를 치른다. 이후 한국은 1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나와 두 번째 평가전을 가질 예정이다.
한국은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 10월 홈에서 최정예 멤버를 소집해 브라질, 파라과이 상대로 1승 1패를 기록했고, 이번 11월 A매치 기간에는 남미와 아프리카의 다크 호스로 꼽히는 볼리비아, 가나 상대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이재성 등 핵심 선수들을 모두 소집했고, 오랜 부상에서 복귀한 조규성을 포함해 양민혁, 권혁규 등도 명단에 돌아왔다.
이번 11월 A매치 기간에는 무엇보다 결과가 절실한 시점이다. 상대 볼리비아와 가나 주축 전력들이 이탈하면서 홍명보호가 2연승을 거두고 월드컵 조추첨에서 포트2를 확정짓기 위한 최적의 환경이 마련됐다. 한국 역시 중원의 핵심인 황인범을 비롯해 백승호, 이동경 등이 빠지면서 새로운 조합으로 미드필드 라인을 꾸려야 한다.

이번 소집부터 대표팀이 처음으로 천안에 위치한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에 모였다. 기존에 사용하던 파주 NFC 사용이 종료되면서 대표팀은 한동안 A매치 소집 때마다 경기장 인근 호텔을 전전하곤 했다. 경기를 앞두고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이 따르는 등의 불편함이 컸는데 이번 11월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처음으로 천안 소집이 이뤄졌다.
센터는 뛰어난 환경을 자랑한다. 기존 파주에 비해 4배가 넘는 규모로 커졌고, 11개의 축구장은 6면의 천연 잔디, 5면의 인조 잔디 구장을 갖췄다. 선수들이 머무는 숙소 또한 7평에서 11평으로 늘어나는 등 많은 점이 개선됐다. 10일 첫 소집 당시 조유민은 “유럽식 호텔 같다”라고 한줄평을 남기면서 선수단이 크게 만족하기도 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천안을 처음 경험한 홍명보 감독은 “굉장히 편안했다. 선수들도 처음이었고 협회 분들도 처음인데 서로 노력한 모습들이 보기 좋았다. 앞으로 천안 센터를 A매치가 열리는 기간에 계속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았다. 선수들이 천안에서 3일 정도 좋은 잔디에서 훈련하고 잘 쉬고, 영양 보충했다. 파주에 있을 때와 그대로 느꼈을 것이다. 환경적으로 모든 게 업그레이드 되면서 선수들이 짧은 시간이었지만 좋은 점을 많이 느꼈다”고 전했다.
부주장 이재성 역시 화요일에 입국해 하루 남짓 천안을 경험했지만, “대표팀 위한 공간 생겨서 선수들 모두가 굉장히 만족했다. 많은 시간을 호텔에서 떠돌이 생활했는데 이렇게 새로운 보금자리 생겨서 경기 준비하는 데 큰 도움 됐다. 앞으로도 그곳에서 대표팀 경기 준비하는 데 큰 힘 될 거 같다”고 호평했다.

다만 A매치 기간 천안에만 머물기엔 현실적으로 어렵다. 당장 이번 소집만 해도 대전월드컵경기장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가 치러지는 탓에 천안은 단 3일만 사용한 뒤 13일 대전 내 위치한 호텔로 이동했고, 14일 볼리비아전을 마치면 다시 경기도 고양시의 호텔로 옮겨야 한다. 앞으로도 A매치가 열릴 때면 이 정도의 이동 동선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부분적 활용’에 그칠 수 있다.
위치와 접근성이 유일한 단점이자 가장 큰 문제다. 충남 천안시 서북구에 지어진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는 천안 시내에서도 한참 떨어진 외곽 지역에 위치한다. 12월 최종 준공을 앞두고 지난 9월부터 대한축구협회 직원들도 기존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근무지를 옮기면서 교통편이나 주변 편의시설 부족으로 많은 불편함을 겪고 있다. 특히 대표팀 소집 기간에는 센터 내 식당 사용도 불가해 자동차로 10분 이상 이동 후 식사 해결이나 편의점 이용이 가능한 실정이다.
축구종합센터가 대표팀뿐 아니라 한국 축구 산업 전체를 위한 시설이다 보니 대표팀에 모든 걸 맞출 순 없지만, 최대한의 효율을 높일 현실적인 보완책이 필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