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포투=정지훈]
“이곳에 없는 내 모습 상상한 적 없어”, “FC서울의 홈구장은 서울월드컵경기장입니다.” FC서울 팬들이 지난 청두전에서 대형 현수막을 통해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FC서울과 청두 룽청은 4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동아시아권역 리그 스테이지 4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무승부로 서울은 1승 2무 1패(승점 5)로 그룹 6위에 위치했다.
경기를 앞둔 서울 팬들이 “이곳에 없는 내 모습 상상한 적 없어”, “FC서울의 홈구장은 서울월드컵경기장입니다” 등 대형 현수막을 통해 간절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미 경기에 앞서 서울의 서포터인 ‘수호신’은 “금일 청두전 이후 아직 ACLE 홈경기가 두 차례 더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동절기에 여러 어려움이 있어, 남은 2경기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그간 많은 노력을 통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관리해 주시고 힘써주신 관계자분들께, 5년이라는 시간 동안 간절히 기다려 왔던 우리의 열정이 이곳에 온전히 담길 수 있도록 우리의 홈경기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ACLE 경기 개최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라며 ACLE 남은 홈 2경기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하기를 바랐다.
이런 메시지가 나온 이유는 분명하다. 5시즌 만에 아시아 무대로 복귀한 서울은 K리그1 일정이 모두 끝난 이후인 12월 10일 멜버른 시티(호주)와 ACLE 리그 스테이지 6라운드를 치르고, 이후 내년 2월 17일에는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와 8라운드를 갖는다. 그러나 두 경기 모두 겨울에 열리기 때문에 잔디 동결 등 최적의 그라운드 제공에 우려가 있고, 안전사고 위험 등 여러 문제로 인해 홈경기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역시 가장 큰 문제는 잔디 상태다. 서울시는 2025년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품질을 대폭 개선하기 위해 총 40억 원을 투자했다. 이는 2024년 예산(11억 원) 대비 약 3.6배(29억 원) 증액된 수준이다. 이런 서울시의 과감한 투자를 통해 2025년에 A매치 경기, 해외 명문 구단 초청 경기 등 주요 스포츠 행사를 차질 없이 운영했으며, K리그와 ACLE 경기도 문제없이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5 K리그1 그린 스타디움상’을 수상하고, 대한축구협회로부터 감사패를 수여받는 성과도 거뒀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서울시는 2025년에 이어 2026년에도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품질 개선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설관리공단은 K리그 일정이 모두 끝나는 12월부터 다음 시즌을 대비한 그라운드 및 경기장 시설 정비 기간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이때 일정에 문제가 생겼다. 코리아컵 결승이 12월 6일에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게 됐고, 4일 이후에는 ACLE 한 경기가 추가로 진행되기 때문에 경기장을 관리·운영하는 서울시설공단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시설공단이 겨울철 경기 개최에 대해 우려를 전한 이유는 분명하다. 잔디 유지관리 측면에서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12월은 잔디가 휴면기에 접어드는 시기로, 경기로 인해 훼손되는 잔디의 즉시 복구가 어려우며 다음 해 시즌 개막까지 잔디 상태가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코리아컵 결승전 개최 후 ACLE 경기를 연속 개최하게 된다면, 동절기 잔디 훼손 및 복구시간 부족으로 그라운드 상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울시설공단은 “동절기 잔디 훼손 및 복구시간 부족으로 올해 서울의 두 번째 홈경기와 같이 잔디가 제대로 뿌리내리지 않아 잔디가 제대로 뿌리 내리지 않아 잔디가 패이고 선수들이 넘어지는 등 정상적 인 경기가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이다”는 입장이다.
또한, 경기 당일 폭설 또는 한파 발생 시 그라운드 동결로 인한 선수 부상과 관람객 안전사고 위험이 증가하고, 화장실, 샤워실 등 부대시설의 동파로 인한 불편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서울시설공단은 이 같은 우려사항을 FC서울에 적극적으로 설명 했으며, 구단 역시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의 상황을 이해하고 적극 협력 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FC서울도 이런 우려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FC서울은 “겨울철에는 전국 어느 경기장도 같은 제약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으며, 타 경기장 대관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을 고려할 때, 서울월드컵경기장 사용이 불가피하다. 대관이 허가된다면 서울시와 협의 하에 안전한 경기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구단과 FC서울 팬들의 간절한 요청에 서울시도 대관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또한, 구단과 협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FC서울이 5년 만에 ACL 대회에 진출한 만큼 이번 경기가 선수단과 팬들에게 의미 있는 경기라는 점에 공감하여 적극적으로 대관을 검토하고, 금년 최상의 상태를 보여줬던 잔디 복구에도 최선의 노력을 하겠지만, 동절 기 연속된 경기와 짧은 복구 일정으로 인해 그라운드 컨디션이 좋지 않을 수 있는 점에 대한 팬들의 너른 양해가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