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포투=박진우]
모건 깁스-화이트는 커리어 위기의 순간에 서 있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 깁스-화이트는 뜨거운 감자 중 하나였다. 지난 2022-23시즌 노팅엄에 합류하며 전성기를 맞이한 깁스-화이트. 특유의 활동량과 기동력을 활용한 플레이로 중원을 호령하며 프리미어리그(PL) 빅클럽의 눈길을 받기 시작했다.
토트넘 이적에 매우 근접한 상황이었다. 데얀 쿨루셉스키, 제임스 매디슨을 부상으로 잃은 토마스 프랭크 감독은 ‘10번’ 역할을 해 줄 선수로 깁스-화이트를 낙점했다. 이적은 급물살을 탔고, 메디컬 테스트 일정까지 잡혀 있는 상황이었다. 영국 현지에서는 토트넘이 최고의 영입을 했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초유의 사건이 터졌다. 에반젤로스 마리나키스 노팅엄 구단주는 토트넘이 영입 과정에서 ‘불법’을 저질렀다고 강하게 반발한 것. 토트넘은 깁스-화이트의 이적료로 노팅엄이 설정한 6,000만 파운드(약 1,136억 원) 상당의 바이아웃 금액을 불렀다. 하지만 마리나키스 구단주는 바이아웃은 비밀 조항으로, 토트넘이 사전에 선수 측에 접근해 정보를 몰래 빼왔다고 주장했다.
깁스-화이트의 토트넘행은 성사 직전 중단됐다. 이후 마리나키스 구단주는 깁스-화이트를 향한 타 구단의 제의를 기다렸다. 반면 토트넘은 법을 위반한 적이 없다며 영입을 자신했다. 그러한 상황에서 깁스-화이트는 갑작스레 노팅엄과 2028년까지 재계약을 체결했다. 마리나키스 구단주의 유혹에 넘어간 것.
최악의 결정이었다. 노팅엄은 이적시장에서 안토니 엘랑가를 내보냈지만, 굵직한 영입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깁스-화이트는 ‘은사’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의 갑작스러운 경질을 경험하게 됐다. 이후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무려 8경기 무승 끝에 한 달 만에 경질됐다. PL 역사상 최단 기간 경질 기록이었다.
노팅엄의 부진과 함께, 깁스-화이트 또한 예년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중이다. 이번 시즌 리그 8경기에 출전했지만, 공격 포인트는 1도움 뿐이다. 특히 소유권을 자주 잃어버리는 모습이며,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깁스-화이트는 이번 시즌 리그에서 16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그보다 더 많은 슈팅을 기록하고도 득점이 없는 선수는 에베레치 에제(17회) 한 명 뿐이다”라며 부진을 짚었다.
이제 강등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노팅엄은 현재 1승 2무 5패로 강등권인 리그 18위에 위치해 있다. 지난 시즌 ‘누누 돌풍의 주역’으로 각광 받으며, 리그 최고의 미드필더로 불렸지만 노팅엄과의 장기 재계약으로 커리어 최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