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포투=박진우]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은 아스널을 두고 하는 말인듯 하다.
스페인은 15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간) 스페인 바야돌리드에 위치한 에스타오 무니시팔 데 엘알토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E조 4차전에서 불가리아에 4-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스페인은 4연승을 달리며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주인공은 ‘수비형 미드필더’ 미켈 메리노였다. 메리노는 전반 35분 박스 안에서 로빈 르 노르망이 내준 헤더 패스를 정확한 헤더 슈팅으로 연결하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메리노는 후반 12분 속공 상황, 좌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완벽한 침투에 이은 헤더로 마무리했다.
메리노의 멀티골로 승기를 잡은 스페인. 후반 34분 자책골, 후반 추가시간 2분 미켈 오야르사발의 페널티킥 추가골을 더해 4-0 완승으로 경기를 매듭 지었다. 이날 메리노는 4-3-3 포메이션의 우측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음에도 공격수 못지 않은 활약을 선보였다.
사실 메리노의 활약은 그리 놀랍지 않다. 이미 ‘공격수급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었기 때문. 메리노는 9월부터 시작된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스페인의 득점을 책임지고 있었다. 1차전 불가리아전에서 한 골, 2차전 튀르키예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데 이어 오늘 멀티골을 기록한 것.
엘링 홀란드(12골), 멤피스 데파이(7골)에 이어 득점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는 메리노다. 자연스레 아스널이 생각날 수 밖에 없는 활약이다. 메리노는 지난 시즌 중반부터 공격진의 줄부상 속, 최전방 공격수로 포지션을 바꿔 뛰었다. 절정의 활약을 선보였다. 메리노는 44경기 9골 5도움을 올리며 날아 올랐다.
다만 메리노에게 최전방을 계속해서 맡길 수 없었던 아스널이었다. 결국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이적료 6,350만 유로(약 1,053억 원)에 옵션 1,000만 유로(약 165억 원)를 지불하고 빅토르 요케레스를 데려왔다. 그러나 요케레스는 아스널에서도, 스웨덴 대표팀에서도 ‘괴물 공격수’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메리노가 다시 한 번 득점을 올린 것.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또다시 ‘최전방 메리노’ 카드를 꺼낼 지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