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포투=정지훈]
조금 더 썼어야 했다. 지난여름 맨체스터 시티가 해리 케인의 영입을 위해 제시한 금액은 1억 5000만 유로(약 2030억 원)였다. 토트넘 훗스퍼가 원하는 금액과는 차이가 있었고, 맨시티는 자신들이 놓친 케인에게 무차별 폭격을 당하며 패배했다.
맨시티는 지난 주말 안방에서 열린 리그 26라운드에서 토트넘에 2-3으로 패배했다. 1위를 유지하긴 했지만 리그 무패 기록이 깨졌고, 2위 리버풀의 추격을 허용하게 됐다.
예상하기 힘든 결과였다. 맨시티는 리그에서 압도적인 선두였고, 토트넘은 3연패의 늪에 빠졌었기 때문에 맨시티의 우위가 예상됐던 경기였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랐다. 토트넘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안정적인 수비를 구축한 후 케인, 손흥민, 쿨루셉스키를 중심으로 날카로운 역습을 시도하며 찬스를 만들었다. 결국 전반 4분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쿨루셉스키가 선제골을 기록하며 앞서갔다.
이후부터는 케인의 경기였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맨시티와 강하게 연결됐던 케인이 다시 절정의 기량을 회복했다. 이적이 무산된 후 마음을 잡지 못하며 시즌 초반에는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콘테 감독이 부임한 후 부활에 성공했고, 이날이 가장 좋은 컨디션이었다. 특히 케인은 전방과 2선을 오가며 기회를 창출했고, 손흥민과 여전한 호흡을 자랑했다.
완벽한 경기력을 뽐내던 케인은 1-1 동점 상황이던 후반 14분 손흥민 크로스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후반 추가시간 리야드 마레즈에게 페널티킥 실점을 내줘 무승부로 끝날 위기였는데 종료 직전 결승골을 뽑아내며 토트넘에 승점 3점을 안겼다. 케인 맹활약 속 토트넘은 리그 3연패에서 탈출했다.
맨시티에게는 뼈아픈 패배였다. 무패의 흐름이 깨지면서 1위 경쟁이 다시 치열해졌고, 무엇보다 자신들이 원했던 케인에게 두 골을 내주며 패배했기 때문에 충격은 더 컸다. 이번 시즌 맨시티는 공격, 중원, 수비 모두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최전방 공격수 부족은 분명한 문제점이었다.
결국 케인을 영입하지 못한 것이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영국 ‘90min’은 “케인은 맨시티를 압도했다. 맨시티는 케인을 데려오지 못한 걸 후회할 것이다. 맨시티는 여전히 강하지만 케인과 같은 스트라이커는 무조건 필요하다. 문제는 토트넘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고 전하기도 했다.
맨시티가 케인의 영입을 위해 토트넘에 제시한 금액은 1억 5000만 유로였다. 유럽 축구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에 따르면 맨시티는 케인의 영입을 위해 1억 5000만 유로에 보너스 1000만 유로 조항을 넣었고, 5년 계약을 제안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토트넘은 유로가 아닌 1억 5000만 파운드 정도의 금액을 원했고, 결국 협상은 결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