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포투=김아인(대전)]
볼리비아 선수단은 비교적 즐거운 분위기에서 한국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오스카르 비예가스 감독이 이끄는 볼리비아 축구 국가대표팀은 14일 오후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를 치른다. 이후 볼리비아는 일본으로 건너가 두 번째 평가전을 가질 예정이다.
한국은 본격적으로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0월 홈에서 최정예 멤버를 소집해 브라질, 파라과이 상대로 1승 1패를 기록했고, 이번 11월 A매치 기간에는 남미와 아프리카의 다크 호스로 꼽히는 볼리비아, 가나 상대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이재성 등 핵심 선수들을 모두 소집했고, 오랜 부상에서 복귀한 조규성을 포함해 양민혁, 권혁규 등도 명단에 돌아왔다.
남미 복병으로 꼽히는 볼리비아와 먼저 만난다. FIFA 랭킹 76위 볼리비아는 5승 2무 5패로 남미 예선 7위에 올라 대륙 간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하면서 32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고 있다. 한국과 역대 3번의 맞대결을 치렀고, 1승 2무로 한국이 우위에 있다. 한국보다 랭킹은 낮지만 최근 남미 지역 예선 최종전에서 브라질을 1-0으로 잡는 깜짝 이변을 보여준 만큼 까다로운 상대로 여겨진다.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비예가스 감독은 "대한민국 오게 돼서 영광이다. 역사적인 월드컵을 치른 경기장에서 경기할 수 있어 좋은 기회인 거 같다"고 한국을 만나는 소감을 전했다. 대표 선수로 참석한 미구엘 테르세로스는 "컨디션은 최상이다. 대표팀에서도 우리 팀에서도 성적이 좋고 스코어를 내고 있다. 감독님 신뢰 받아서 다시 한 번 기회 살릴 거다. 내년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남겼다.
볼리비아 대표팀은 비교적 이른 시점에 한국에 입국했다. 13시간 차이가 나는 지구 반대편 한국과 일본에서 2연전을 치르다 보니 빠르게 원정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였다. 선수단은 경기가 열리는 대전의 한 호텔에 3일간 머물며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훈련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미디어 공개 시간에 맞춰 그라운드에 등장한 볼리비아 선수들은 훈련 전 기도 루틴'을 가지며 눈길을 끌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볼리비아 대표팀이 항상 훈련 전 짧은 기도 시간을 가진 뒤 본격적인 몸 풀기에 들어간다고 전했다. 가톨릭 인구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볼리비아답게, 선수들은 운동장 한가운데 둥글게 모여 어깨동무를 한 채 기도했고, 몇몇은 성호를 그으며 루틴을 마무리했다.
선수들은 먼저 가벼운 몸풀기에 나섰다. 운동장 중앙에 하얀 테이프로 표시된 구역에 모여 ‘둥글게 둥글게’와 비슷한 게임을 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휘슬이 울리면 지정된 인원 수에 맞춰 빠르게 모이고, 그 안에 들지 못한 선수들은 벌칙을 받는 방식이었다. 시차 적응과 낯선 환경 속에서 과하게 체력 훈련을 진행하기보다는, 남미 국가다운 특유의 즐겁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팀워크를 다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후 선수들은 본격 훈련에 돌입하면서 한국전 최종 준비에 나섰다.

